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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 하게!
강이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5월
평점 :


가난을 스스로 선택했든 남이 준 것이든 부모에 의해 물려받았든 어쨌든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다. 어떤 이는 가난한 상황에서 자신을 스스로 자학하고 자괴감에 빠져들면서 끝 없이 자존감을 낮추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어떤 이는 가난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안에서 만족감과 자존감을 찾는 사람이 있다. 가난이 비록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한 파편이고 나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현실일지라도 인생은 로큰롤처럼 내 마음대로 휘두르며 살고 싶다. 강이랑 작가님의 이 책의 이야기가 바로 이렇게 가난해도 씨앗을 찾고 심으며 오늘에 충실한 삶의 소리이다.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는 없다> 이 책은 강이랑 작가 본인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다. 제목은 책의 한 에피소드에서 따온 것인데 지인에게 선물받은 죠리퐁에 우유를 말아서 식사 대용으로 버티던 시절에 연구비 입금이 지연되면서 결국 우유가 다 떨어져 버린 때의 이야기다. (지인에게 선물받은) 죠리퐁은 남아있지만 말아서 먹을 우유가 없다. 그런데 우유를 살 수는 없고 죠리퐁만 먹기는 싫다. 그런 가난의 상황을 쿨하게 표현하면서 결국 연구비 입금후에 우유에 말아먹는 모습은 가벼운 로큰롤이 아닐까. 그냥 오늘 하루에 충실하고 먼 미래가 아닌 오늘에 행복한 저자의 일상을 보면 힘든 내 삶에서도 희망을 찾는 힐링이 되는 것 같다.
강이랑 작가님은 어릴 적부터 관심이 있어서 나름 실력이 있었던 일본어 덕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간다. 그 이후에 일본 바이카 여대에서 아동문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 까지 받게 된다. 아동문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서 박사까지 받았지만 어느 새 가난한 연구원의 생활을 살게 되며 그 순간 현실의 장벽때문에 갈림길에서 헤매이기도 한다. 그래도 중요한 순간에 내린 결론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은 존경스럽기도 하다. 일본 아동문학 박사이지만 국내에 귀국한 이후 더욱 더 가난해지고 궁핍해지는 것을 보면 현실은 이상과 괴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런 과정에서도 매일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모범사례와 같다.
강이랑 작가님의 책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에는 다른 에세이에는 잘 찾아보기 힘든 "이웃", "지인"이 있다. 가난하고 궁핍해도 그녀가 매일을 살아가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알아서 도와주는 사람은 없듯이 강이랑 작가도 지인들에게 마음과 노력을 나누고 사람들과의 인연을 끊이지 않는 듯 하다. 지인들에게 나눔을 받은 것을 또 지인에게 사소하게 나누고 공유하는 것을 보면 예전에 이웃간에 담을 넘어 나누는 것이 떠오르기도 한다. 요즘처럼 이웃은 커녕 친구 사이에도 벽이 높아지는 시대에는 부럽기도 한 삶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