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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의 사람들 -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가타야마 나쓰코 지음, 이언숙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2011년 3월 가까운 일본에서는 천재지변과 대재앙이 벌어졌었습니다. 바로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말입니다. 그 당시 동일본 대지진 자체가 만들어낸 후유증과 많은 피해에 대한 문제도 있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만큼의 문제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기억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사건이지만 알고 보면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합니다. 이 책 <최전선의 사람들>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 때부터 10년 가까이 사건을 취재하고 조사하고 인터뷰한 논픽션 저널리즘의 걸작입니다. 일본 도쿄신문의 기자인 "가타야마 나쓰코"는 거의 10년동안 원전 현장과 병원, 유가족, 공장 등을 발로 뛰면서 사진을 찍고 인터뷰한 기록이 모두 이 책에 담았습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 르포를 보는 듯한 세밀하고 구체적인 이야기입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는 분명히 인류를 비롯해 해양환경, 토지환경 등 모든 것에 피해를 준 최악의 재앙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현장의 문제점을 공개하지 않고 진실을 덮으려고 애썼으며 현장 작업자들의 목숨보다 정치인들의 안위에 중요성을 두었습니다. 저자는 100여명을 인터뷰하고 기획기사를 140여번 작성하며 취재노트를 220여권 써가면서 이 책을 준비했습니다. 방사능이 쏟아지고 피폭이 되어 일회용처럼 쓰다 버려지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외면받을 때, 저자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글과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책은 당시 현장의 역사적인 사진을 많이 수록하고 있으며 참혹하면서도 끔직했던 내용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이중적인 행태와 은폐에 급급한 이야기를 보며 치가 떨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방사능에 피폭되어 가면서도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것을 보며 감격하게 됩니다. 커다란 위기와 재앙이 있을 때 한 두명의 위대한 영웅이 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작은 영웅들이 구하는 것이 맞는거 같습니다. 정부는 피폭량 수치를 속이고 줄이려고 애쓰는 사이에 휴식하라는 권고도 무시하고 현장으로 또 달려가는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지금의 일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염수를 그대로 바다로 들어가는데도 언론에는 제대로 공표하지 않는, 원전사고가 다시 발생해도 이렇게 대처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옆 나라 일본이라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걱정이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