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 반투명한 인간의 힘 빼기 에세이,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영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3월

원래부터 반투명 인간처럼 여러 사람들 속에서 눈에 띄지 않던 사람, 작가님도 그렇습니다. 외향적인 것보다는 내향적이고 나서기 보다는 뒤로 물러나 있기를 좋아합니다. 삶의 우울함이 계속되어 때로는 태어나지 말았다면 좋겠어... 라고 생각이 들 때 쯤, 우울하고 기운이 없다는 것도 남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영화와 음악, 에세이 등에서 나와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 그것도 힐링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작가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고 감성적인 그림과 글로 그 이야기를 내어놓습니다.

네이버 도전만화에 웹툰을 연재하기도 했던 작가님은 항상 존재감이 없고 조용하며 반투명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연연하고 싶지 않고 그저 힘 빼고 살기 원했습니다.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아프다는 핑계로 거절하기를 반복하니까 친구가 "언제까지 아플 예정이니"라는 말에 웃프지만, 그 친구가 오래 기다려준 것에 감사합니다. 존재감이 없고 투명하고 시기 질투도 많고 세상이 불합리해 보이던 시절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책의 초반에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의 울적한 이야기를 진하게 보고 듣다 보면 왠지 나의 울적함과 슬픔이 해소되는 듯한 것은 이 책의 힐링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라고 여겨지는 것은 울적하고 마음 여린 것이 없어지면서 조금씩 해보자는 생각과 욕심이 생기는 단계입니다. 결국 나 자신을 알아가는 단계, 나다운 것을 찾고 나 다운 것을 이해하며 실천해봅니다. 물론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원래 살아오던 내 삶에서 작은 것으로 행동에 옮겨봅니다. 그리고 내가 나의 편이 되어주고, 시기와 질투를 줄이고, 다양한 핑계로 포기했던 것을 작더라도 직접 실천해보는 것으로 변화가 시작됩니다.

자신이 태어날지 태어나지 않을 지 선택할 수 있었다면, 태어나지 않는 쪽을 선택했으리라고 말하던 사람이 나중에는 나의 삶을 찾아갑니다. 이는 우울증이 아니라 그저 울적하고 슬프고 재미없으며 따분하고 나만 혼자 있고 싶어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될 수 있습니다. 하루 하루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도 지치고 내일 눈 뜨면 또 반복되는 것이 싫다면,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사람을 대하고 내 주변의 상황을 대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