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게 뭐야, 내가 좋다는데 - 모로 가도 뭐든 하면 되지
이해범 지음 / 들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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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 제목이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알 게 뭐야, 내가 좋다는데... 모로 가도 뭐든 하면 되지, 이 제목이 왜 나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요즘 개인적으로 참 힘든 시즌이라서 그런가봐요. 나름 큰 결심을 가지고 시작했던 최근의 이직이 예상과 달리 너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 그렇거든요. 업무적으로는 이미 포기를 하기 직전이고 인간관계까지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이라서 참 힘들어요. 왜 굳이 편한 길을 놔두고 힘들게 이직을 했는지 후회하고 있거든요. 그 와중에 옆에서는 잔소리인지 조언인지 충고인지 모를 말들을 해대는데 그냥 놔두면 좋겠어요. 어떻게든 모로 가든 뭐든 하면 되는데 말이에요.

87년생이라는 이해범 저자는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고 유명한 인플루언서도 아니며 일찍 은퇴한 멋진 FIRE족도 아니에요. 그저 평범하게 살다가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잘 되다가 안 되다가 반복하는 지극히 노멀한 시민같아요. 운동을 했던 이력이 있어서 운동으로 먹고 살다가 왠지 자신의 꿈을 향해 작가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이것도 잔고는 바닥이라죠. 그런데 모로 가도 앞으로 뚜벅 뚜벅 가면 된다면서 폼이 나는 오늘을 사는 한량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도 공감가는게 많아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수영도 하고 철인3종 경기도 하는 것을 보면 이 시간에 충실한 저자의 스토리가 재미있네요. 수영강사로 첫 자리에 설 때 스스로를 처음이라고 밝혔던 모습에서는 은근한 멋도 느껴졌어요.

모로 가도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는 것도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에요. 저도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삶을 살면서 타인에게는 가면을 쓰고 살면서도 굳이 가족에게는 왜이렇게 모질게 대하는지 후회하거든요. 저자가 아버지의 시한부선고를 듣는 것과 엄마, 누나와 대화하고 핸드폰 번호를 저장하는 등의 이야기도 마음을 울리네요. 우리네 삶은 아주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 예를 들어 같이 밥을 먹는다거나 같이 전화 한통화를 하는 등의 행위에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사소함이 없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단순하지 않는 것이 되거든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솔직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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