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에게나 어릴적 기억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행복한 가정에서 풍요로움과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채워져 있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폭언과 폭력으로 점철된 기억하기 싫은 것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미라고 부르는 그녀는 시아에게는 첫 기억부터 상스럽고 수준 낮은 욕으로 시작됩니다. 시아는 채 철이 들기도 전부터 항상 소리지르고 혼내며 집어 던지는 그미와 가족들에게서 자라왔습니다. 아버지는 시아가 잘 때 들어왔다가 잘 때 출근하여 보기 힘들며 어떤 일이 있어도 그미에게는 사랑을 받지 못합니다. 제대로 된 밥도 챙겨먹지 못하고 다른 또래 아이들이 누리는 소소한 행복들을 시아는 누리지 못합니다. 자신감도 자존감도 존재감도 한 없이 낮아지고 하찮아질 수 밖에 없는 시아, 그 시아는 괴물과 함께 살아왔지만 그 괴물과 멀어지면 다가올 것 같았던 행복이 찾아오지 않음을 나중에 알게 됩니다. 이 책은 괴물과 함께 살아왔던 시아의 이야기이자 스스로의 마음을 치유해오는 소설입니다. 시아는 스스로를 개였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개가 그녀인지 그녀가 개인지 외톨이와 같은 그녀는 개와 같습니다. 동네에서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는 떠돌이 개, 덩치가 자신만큼 커다랗지만 힘들게 끌고 수소문해서 집까지 데려다 줬지만 그 집은 결국 그 개를 팔아버릴 집입니다. 그리도 뒤에도 나오는 동네의 모든 개들의 이름인 해피, 정작 그미와 언니 그리고 시아는 조금도 행복해보이지 않습니다. 저자는 시아의 어릴적 모든 악몽과 같은 기억을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 내는데, 이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 그 자체라고 생각됩니다. 시아는 어릴적 부터 불행한 삶으로 기억을 시작했고, 젊은 나이에 처음으로 스스로 죽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며, 단 한 푼의 돈도 없기에 먹고 살기 위해 절대 가서는 안 될 곳까지 가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이 그렇게 자신의 과거이야기와 현재, 다시 과거 그리고 현재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꺼내어 놓는 암울하고 고독한 이야기는 너무도 담담한 문체 덕분에 더 우울하게 느껴집니다. 결국 그미와 멀어지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을 정작 현실이 되었어도 그렇지 않았음을 알게 되면서 그미는 다시 사이와 함께 합니다. 세월의 흐름은 괴물도 외톨이도 과거의 모습과 달라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 푸른 침실로 가는 길 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