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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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는 요즘 같은 계절에는 수필, 산문, 에세이가 본능적으로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3권에서 5권 정도의 책을 보고 주말에는 더 보려고 애쓰는 초보 책벌레인 저는 계절마다 이렇게 소위 땡기는 장르의 책들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내리는 눈을 보면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보는 시집은 그 어느것보다 운치있고 감성을 자극합니다. 새싹이 돋는 봄과 단풍잎이 지는 가을에는 에세이가 유독 보고 싶어지는 편입니다. 한국의 버지니아 울프라는 별명을 가진 수필작가 김미원의 신작인 불안한 행복은 작가의 색채가 강하게 묻어있는 단단한 수필집입니다. 40여 편의 수필은 한 편 한 편이 모두 단단하고 가득 채워져 있어서 어떤 수필은 마치 단편소설을 보는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젊은 작가의 감성에세이가 아닌 중후하고 단단한 수필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김미원의 수필집에는 인생의 노년을 맞이하면서 점차 얼굴에 생기는 기미처럼, 인생이 나이들어감을 그려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노년의 삶을 이야기할 때, 잔잔하던 바다가 거세지면서 배를 삼키는 꿈을 이야기합니다. 꿈의 이야기에서 다시 어머니와의 통화, 그리고 연명의료포기 각서에 대한 이야기, 현실과 꿈이 혼재되면서 바다에 삼켜진 노인은 작가 본인인지 친구인지 그의 어머니인지 착각하게 됩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언젠가 의연하게 맞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꿈을 꾸고 나니 마음도 죽음에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불안한 행복이라는 말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퇴근 후에 집에 왔을 때 반갑게 맞이해주는 이쁜 아이들과 손 씻고 나서 먹는 따뜻한 온가족의 식사,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서로 하하호호 웃으며 말하는 그 시간의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입니다. 그러나 왠지 행복하면서도 그 행복이 갑자기 끝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불안함이 항상 함께 합니다. 달콤한 꿀을 맛볼 때 쓰디쓴 담즙을 잊지 말라는 서양 속담처럼 올라갈 때에는 내려갈 때를 생각합니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파울로 코엘료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죄책감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행복이 가까이 오면 두려움에 빠져든다고 합니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 지천명을 향해가고 있는 독자인 저도 불안한 행복이라 함에 공감하며, 단단한 수필집 한 편 한 편에 마음을 실어봅니다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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