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은 아물지 않는다 - "어느 생이든 내 마음은 늘 먼저 베인다"
이산하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9월
평점 :
이산하 시인은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뜨거운 마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습니다. 자신의 삶이 평범하지 않았기에 조금 더 묵직한 이야기로 구성되기도 하지만 독자인 제 삶도 저에게는 가장 묵직하기에 그 무게감이 무겁지 않습니다. 연인간의 사랑이야기보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과 그리움을 노래합니다.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갈등을 말하기 보다 약자를 지키고 보호할 혁명가와 동지들을 노래합니다. (큰 새는 작은 새를 업고 날아간가) 말 잘 듣는 아이들 육아법을 말하기보다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생존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산하 시인은 "한라산" 집필로 인해 젋은 나이에 옥고를 치루면서 경험했던 좌절과 고통, 고민 그리고 거기서 경험했던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도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사형수 이야기도 삶의 지혜를 담아 무겁지 않게 잔잔하게 풀어냅니다 (찢어진 고무신). 사람들 사이에 힘든 사회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애둘러 포현하기 위해 나무와 식물들의 개체거리를 알려주며 인간군상을 소개합니다 (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 있다). 이산하 시인의 에세이에는 아우슈비츠, 세월호, 사형수, 식물, 친구와 가족, 학교이야기 등 서로 연결고리가 없어보이는 주제가 다양하게 섞여서 시인의 생각을 올곧이 담아냅니다
우리나라 대법원과 대한변호사협외 건물 앞에는 그리스 신과 정의의 여신 디케를 유사하게 만든 정의의 여신상이 있습니다. 조금 다른 점은 그리스 디케는 양손에 칼과 저울을 들고 두 눈을 안대로 가렸는데 우리나라의 여신은 눈을 뜨고 있다는 점입니다. 왜 눈을 뜨고 있냐는 질문에 많은 서민들은 말합니다. 정의의 여신도 만인에게 평등하게 대하지 않고 사람을 보고 판단한다는 것 말입니다. 만인은 법앞에 평등하지 않고 법도 만인의 앞에 평등하지 않습니다.
이산하 시인의 에세이 "생은 아물지 않는다"를 정독하고 나면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마음아파하게 됩니다. 제주 4.3 사태와 같이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뭘까하는 정답이 없지만 중요한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됩니다. 세월호, 법, 정의, 삶, 가치, 죽음 등 무거운 주제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에세이인데, 이런 에세이가 때로는 나의 삶의 무게를 지탱해주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