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요시미 슌야 지음, 서의동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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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을 지나 이제는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전쟁 종식 후 한국전쟁의 수혜와 미국을 등에 업고 급격히 발전했던 일본은 1980년까지 극도의 호황기를 누렸습니다. 한 때는 1인당 명목 GDP가 미국을 앞질렀었고 글로벌 시가총액 TOP 30 안에 절반 이상이 일본기업이었습니다. 지금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승승ㅈ아구하던 일본은 1989년 쇼와 천황 사망 이후 시작된 헤이세이 시대 동안 약 31년은 지속적인 쇄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 잃어버린 30년 동안 일본이 왜 어떻게 어떤 이유로 꾸준히 쇄퇴하게 됐는지를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헤이세이 31년간의 기록을 경제관점, 정치관점, 쇼크관점, 문화관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의 헤이세이 시대를 설명하는 첫 단추는 경제관점으로 금융기업과 전기분야 기업들의 줄도산과 폐업을 설명합니다. 이 두 분야의 기업은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내외의 기업들이며 결국 도산했다는 점이 공통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원인이 다릅니다. 금융기업들은 대부분 극도의 성장기에 길들여져 있어서 글로벌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고 가장 중요한 도산의 원인은 내부적인 병폐들이었습니다. 분식을 저지르고 불법적이 커미션을 내세우고 일부 기업에게만 혜택을 나누어주는 일이 빈번했고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리스크를 가지고 영업했습니다. 결국 수 많은 기업이 도산했습니다. 전기분야는 NEC, 히타치, 산요, 소니, 미츠비시, 도시바, 닛산 등의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었으나 지금은 도요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취를 감추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NEC는 거대기업 NTT와 정부에 의존하는 것에 길들여져서 기업병에 걸렸고, 액정TV 기업들은 세계의 모바일 트렌드를 인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유물에 집착하며 쓰러졌습니다. 일본의 근간 기업인 도시바는 미국의 원자력기업 웨스팅웨어하우스를 인수한 직후부터 쓰러져가기 시작하고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닛산은 방만한 경영과 영업망, 적자손실을 이기지 못하다가 프랑스 닛산에서 온 구세주에 의해 기적적으로 부활하지만 결국 그도 비리와 횡령으로 도쿄지검에 구속됩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정치, 경제, 문화보다도 "쇼크"에 대한 내용이며 다른 책에서는 잘 찾아보기 힘든 관점의 분석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쇼크란 기업의 잘못으로 도산하는 실패나 정부정책의 실패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닌 외부에 의해 발생한 것을 말합니다. 헤이세이 시대를 연 1989년의 영아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옴진리교 사건은 일본을 크게 흔들어놓았고 일본 내부에 감춰져 있던 그림자를 빛으로 꺼내었습니다. 그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 사태를 야기한 동일본대지진을 포함한 두 번의 대지진은 일본을 더욱 쇄락의 길로 몰아 넣었습니다. 저자는 쇼크는 일본의 정치경제적인 병폐를 더욱 더 짙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대중이 제어할 수 없는 충격은 정치경제적인 의도에 따라 신자유주의의 물결과 함께 경제적 불평등과 서민들의 피폐함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지난 헤이세이 시대가 지날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고 여성의 인권은 제자리에 머무르며 남녀 임금 차이도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은 평생 집구매를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성장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헤이세이 시대는 지난 31년간 잃어버린 일본을 대표하는 시대이지만, 지금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를 극복하리라는 기대감도 저자는 표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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