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로 된 아이 - 시련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한윤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헬리콥터 부모는 아침부터 밤까지 집에서부터 학교까지 따라다니며 무엇이든 다 해주고 감시하는 부모입니다. 컬링부모는 자녀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시련을 모조리 치워버리는 부모입니다. 혹시 이 서평을 보는 분 들중에서 이런 부모가 있다면 이 책 "유리로 된 아이"를 읽어봐야 합니다. "유리로 된 아이" 독일에서 소아청소년 및 정신의학, 심리치료로 수 십년간 경험을 쌓은 독일인의 책을 엮은 신간입니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을만한 내용인 쉽게 무너지고 깨지며 부서지는 요즘 아이들을 만들어낸 부모들의 이야기입니다.

90년대 알렉사와 현재의 루이스, 이렇게 두 명의 아이가 주인공처럼 등장합니다. 모든 주제의 배경에는 저자가 90년대에 만나고 마주했던 아이들의 모습과 현재의 아이들의 모습이 비교되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두 시대의 전형적인 아이를 대변하는 것이 알렉사와 루이스입니다. 90년대의 알렉사의 행동과 모습을 내 아이와 비교해보기도 하고 현재의 루이스의 행동과 모습을 내 아이와 비교해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 아이도... 유리와 같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인가 하는 걱정과 조심스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반성과 학습을 통해 아이 육아 및 교육방침을 다시 세워보게 됩니다.

현재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마치 하나의 몸처럼 여기고 아이를 품안에 키우려하며 눈 앞에서 사라지면 내 몸이 아픈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질감을 넘어서 한 몸이 되어버린 부모는 자녀의 앞을 가로막는 시련과 역경을 미리 없애주고 자녀가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없애버립니다. 신체적인 나이가 10세가 되어도 정신적인 나이는 유치원생을 겨우 벗어난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키가 커질수록 마음과 정신의 키도 커져야 하는데 그대로 멈춰있는 아이들은 점차 유리처럼 약해지고 부서지지 쉬워집니다.

저자는 부모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교의 교육정책 그리고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90년대 알렉사가 자라던 당시에는 어느 정도 타율성에 의해 아이들이 성장하고 규율을 지키도록 하는 사회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다양한 교육과 훈육에 대한 규칙이 변화해왔습니다. 특히 아이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고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교육방침은 아이에게 시기적절한 타율성을 배제하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제 나이에 익혀야 할 사회문화적인 규율과 규칙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방치됩니다. 

또한, 학교에서 교사들은 학교와 사회의 규칙으로 인해 아이들을 훈육하지도 못하고 지적하지도 못하여 방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90년대의 교육환경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며 과거의 교육환경의 장점을 일부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 같습니다. 결국 아이들을 유리로 만드는 것은 부모의 집착, 교사의 방치, 사회의 잘못된 통념 등 다양하지만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 부모입니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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