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하고 독특한 정치풍자 청소년 소설 이 책처럼 독특하고 색다른 장르의 책은 정말 오랜만에 접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중학교 여학생이고 책의 형태나 구성이 분명 청소년 도서임에도 내용은 상당히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며 블랙코미디 요소를 가득 담고 있으니 대단한 책입니다. 한 명이 한 국가의 권력을 독점하는 대통령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비판하고 해학적으로 희화하는데 이를 중학생 여자 아이 마르타 차크라스가 대통령이 된다는 설정으로 설명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국가인 베툴리아는 가상의 국가인데, 거대한 자작나무 숲 이외에는 볼 것이 없는 크지 않은 나라이고 대략 현재 또는 약간의 과거 정도의 시점으로 예측되는 시기로 보입니다. 벌목과 자작나무에서 나오는 자일리톨 산업에 전 국민이 관여하는 등 전통적인 산업이 중심이 되는 국가답게 정치제도도 낙후되어 있고 정치인도 세습적이며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도 대단히 높은 것이 이 이야기의 배경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치 않은 사고로 마르타가 대통령이 됩니다. 중학생 마르타가 대통령이 되다니 이 책의 주인공인 마르타 차크라스는 자연주의자인 엄마와 사는 평범한 중학생입니다. 단지 같은 반에는 현직 대통령이자 차기 대통령 후보의 아들이 있고 회장선거를 진행중이면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중인 시점이라는 점이 특이할 뿐입니다. 이 나라의 대통령은 이 나라의 경제력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이며 정치권력도 혼자 독차지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정치적인 상황을 지겨워하고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마르타는 대통령의 아들이 회장선거에서 단독으로 무조건 당선될 것 같은 분위기와 불합리하게 진행되는 선거과정이 화가 나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회장선거 후보자에 막바지 등록을 합니다. 그런데, 회장선거와 대통령선거가 묘하게? 겹치고 일정과 장소가 겹치면서 우연치 않는 사건으로 마르타가 대통령 후보에 입후보합니다. 베툴리아는 과거의 법에 의해 어느 누구가 대통령에 입후보할 수 있다는 설정 덕분이기도 합니다. 정치에 신물이 나고 기존 정치인에 지친 국민들은 어이없게도 마르타를 51% 득표율로 당선시켜버리고 어느 날 갑자기 마르타는 대통령이 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마르타는 베툴리아의 법에 의해 최소한 100일 이상 대통령직은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엄마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통령직은 수행합니다. 마르타의 중학생 관점을 통해 벌어지는 막무가내 또는 독특한 혹은 개성 넘치는 대통령직 이야기 속에는 기존 정치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담겨있고 마르타를 통해서 권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가벼운 청소년 소설이면서도 내용은 묵직하고 읽기는 재미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