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감시 구역
김동식 외 지음 / 책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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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페이지터너 청소년 SF단편집

국내 출판계가 불황이라고 하는데 특히 순수창작소설 분야는 더욱 더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요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아닌 새로운 작품들, 작은 작품들, 신상 소설들이 많이 나와줘야 순환적인 생태계가 형성되고 새로운 바람이 부는데 아쉽습니다. 그러는 중에 서점에서 표지그림에 이끌려 보게 된 SF소설 단편집이 반가웠습니다. 서점에서 첫 단편을 순식간에 읽고 나서 집에서 나머지를 완독했는데 의외로 집중력이 높고 페이지가 절로 넘어가는 페이지터너 SF 단편소설이었습니다. "일상감시구역" 단편집은 총 네명의 국내 작가가 네 편의 단편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서적인데 네 편의 이야기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며 SF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SF추리나 SF공포는 아니며 미래의 배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독특한 주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소설입니다.

살인게임 - #김동식작가

일상감시구역의 첫 번째 챕터를 담당하는 "살인게임"은 김동식작가의 단편소설입니다. 배경은 미래이며 인간의 뇌데이터를 전자화하는데 성공하고 이를 이용해 건강한 신체로 데이터를 옮김으로서 영생에 가까워진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영생에 가까워진 것은 기술적으로 맞지만 이를 하나의 회사에서만 가능하다록 통제하고 있는데 이 회사에 있는 핵심 개발자 두 명이 주인공이며 이 주인공들은 뇌데이터를 이용해 살인게임을 제작하고 이 게임때문에 다양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뇌데이터를 이용한 영생은 흔한 이야기이지만 이를 이용해 벌어지는 게임과 관련된 스토리와 그 주변에서 확대되는 사건사고가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단편집은 자고로 첫 챕터가 승부를 가른다는 말이 있는데, 김동식작가의 살인게임은 일상감시구역 단편집의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을만큼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해당되는 재미입니다.

목격자 - #박애진작가

두번째 챕터인 목격자는 박애진작가님의 SF단편소설인데 역시 배경은 먼 미래입니다. 인류는 지구를 넘어 우주로 진출하고 외계인과도 접촉하며 다양한 행성에서 각 행성들의 삶을 살아가는 시대입니다. 주인공은 "싸우지 않는 행성"에서 태어난 중학생 여자아이이고 독특하게도 2000년대 (아주 아주 아주 먼 과거입니다) 영화인 어벤저스와 같은 히어로 무비를 좋아하는 소녀입니다. 이렇게 어설프고 그래픽도 좋지 않은 고전(!)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그 아이는 친구와 다투기도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별로 가서 영화를 보러가는 와중에 다양한 사건을 만나게 되고 다시 집에 돌아올 때에는 재미있는 변화를 겪게 됩니다. 박애진작가님의 단편소설 목격자는 스릴보다는 재미있는 배경과 컨셉스토리에 빠질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이 중학생 정도의 독자들에게 딱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목격자 챕터 덕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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