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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평점 :
호모사피엔스의 진화의 현장을 직접 읽다
침팬지가 영장류로 진화하고 두 발로 걸으며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사피엔스가 불을 다루게 되며 부족사회를 만들면서 한 장소에 정착하게 된다는 역사적인 지식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호모사피엔스, 자바원인, 네안데르탈인등의 용어도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지식은 역사책에서 언급된 한 두줄의 글로만 알고 있을 뿐인데, 이 에볼루션맨에서는 그 호모사피엔스가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해 진화의 역사를 소설 형태의 이야기로 보여줍니다. 원시인으로 보이는 한 가족의 둘째 아들인 어니스트가 주인공이자 화자로 등장해 가족들이 호모사피엔스에서 부족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을 서술합니다
진화의 역사를 짧고 굵게 재미있게 이야기로
이 호모사피엔스 가족의 우두머리이자 자칭 과학자인 어니스트의 아버지인 에드워드가 이 가족의 진화를 이끄는 장본인입니다. 에드워드는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헌신적인 과학자로서 계속 연구하고 진화하고 나아가려고 하는데 이 진화를 가족이 아닌 영장류의 역사로서 여깁니다. 영장류가 처음에는 나무위에서 살았는데 이 때에는 가슴에도 털이 많았다가(네안데르탈인과 같이) 석기시대를 맞이하여 나무 아래로 내려와 돌로 무기를 만들기 시작하고 동굴에 거주하는 그 시점이 이 책의 시작 시기입니다. 어니스트의 가족은 에드워드의 발명과 적극적인 의지 덕분에 빠르게 진화하면서 삶의 형식을 바꿔갑니다.
호모사피엔스의 진화 단계를 직접 읽다
어니스트의 가족이 석기시대에서 시작하여 돌을 예리하게 다듬어 무기를 만들고 초식에서 육식으로 변화하고 나무위 생활에서 동굴생활로 변화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절대적인 변곡점인 "불"을 다스리게 되는 과정이 길게 설명되는데 그 과정에서는 과학자인 에드워드가 큰 역할을 합니다. 불을 얻은 이후에는 가족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강한 육식동물의 영역까지 점유할 뿐만 아니라 근친상간이라는 원시적인 방식에서 달느 부족과의 결혼이라는 풍습으로 변화하는 걸 보여줍니다. 호모사피엔스의 역사가 하나의 가족의 빠른 변화로 설명되는데 그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단어와 표현의 이질감에서 느껴지는 재미
정독을 하고 나서 느낀 것인데 책의 시작부분에서 표현하는 주인공들의 단어보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용하는 단어의 수준이 높아집니다. 원작 자체에서 그렇게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진화하면서 단어의 사용범위가 넓어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에서나 사용하는 다양한 용어들을 일부러 쓰고 있는 것은 이질감이 느껴지면서도 흥미로움이 다가오는 묘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진화는 커다란 흐름이었다
어니스트의 가족도 아무런 분쟁과 다툼 없이 진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무위에서만 살기를 원하는 비냐삼촌이 가장 대표적인 보수주의적인 어른/꼰대/가장으로 등장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진화의 과정을 비판하면서도 그 과정을 적극적으로 벗어나지는 못하며 심지어 투덜거리면서 가장 필요할때만 살짝 나타나 그 혜택을 즐기고 가곤 합니다. 진화는 커다란 흐름이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진화는 무기, 생활방식, 사냥, 결혼, 거래, 싸움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것을 상당히 잘 묘사하고 설명하는지라 재미있으면서 유익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좋지만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책 소개에 있던 50만 년 사이에 가장 재미있는 책, 어느정도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