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프라미스 - 아빠와 함께한 3218일간의 독서 마라톤
앨리스 오즈마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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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하는 독서 - 리딩 프라미스

 

예전에 읽은 어떤 책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두뇌 발달속도는 상상도 못하게 빨라진다고 했다. 한창 호기심이 왕성할 나이라 그럴까, 언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책의 내용과 상호작용을 하며 빨라지는 것이다.

 

이 책은 문득 책을 같이 읽자고 (읽어주겠다는 것이 아니다) 약속한 아이와 아빠의 이야기다.
책을 좋아하는 도서관 사서 아빠는 항상 아이와 같이 읽을 책을 고른다. 절대적으로 아이가 원하는 책으로. 내 어릴적이 생각난다. 꽂혀있는 수 많은 책들 중에서 어떤 것을 고를까 즐거이 고민하던 모습. 그 설렘을 책 속의 아버지는 알았던가보다.

 

100일동안 책을 읽자고 한 처음의 약속이 지켜진 날, 둘은 될수 있는 한 오래 이 약속을 지켜나가기로 한다. 그리고는 3000일이 지나 아이가 대학에 진학해 집을 떠날 때까지 독서 마라톤은 계속된다.

 

저자이자 주인공인 앨리스에게 책은, 그녀가 아버지와 진심어리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게 되는 수단일 뿐 아니라 그녀가 자라며 겪게 되는 수 많은 난관과 문제들에서 답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선생님이다. 그저 성적 때문이 아니라,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의 즐거운 놀이로서의 책읽기. 그러한 책읽기여야만 어른이 되어서도 책과 친구가 되며,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거나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내내 내가 되어야 할 부모상을 생각하게 되고, 내가 읽어온 책들의 목록을 떠올리게 된다. 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사랑했던 책에서 특히나 더 사랑했던 부분을 떠올리게 한다.

책읽는 부모와 책읽는 아이, 그리고 책읽는 나에게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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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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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낭만괴도-아르센 뤼팽의 결말

 

인기있는 드라마가 끝날 적이 되면,
사람들은 이리저리 결말을 예측하게 된다.

 

마지막 방송 후에도 '0000 결말'의 검색어가 상위에 랭크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정작 시리즈의 세부적 내용보다는 결말이 어땠는가가 그 작품의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은 70년이 지나 공개된 뤼팽 시리즈의 결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뤼팽은 '언제적 뤼팽'이 되어있고, 이 결말이 궁금한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많은 시리즈물이 그렇듯이, 뤼팽 또한 시리즈의 일부 뿐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도 기능하는 만큼 이 소설도 이야기 자체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해보인다.

수많은 얼굴과, 이름과, 재능을 가진, 거기다가 정의감도 투철한 시대의 마지막 낭만가, 야인. 그의 결말과 마지막 사랑이 있기까지는 도대체 어떤 사건이 있었을까.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다. 지금, 현대를 다룬 미스터리처럼 가슴아픈 치정이나, 사회적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선인과 악인은 명확하고, 결말은 통쾌하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가 다른 소설보다 조금 더 마음에 든다.
복잡하고 오묘한, 싫은지 좋은지 모르겠는 사람들 틈에서 어떤 면을 봐도 호감이 가는 뤼팽을 직접 만난 기분이다. 그는 아주 명쾌하고 낭만적이다.

 

단순하고 통쾌한 미덕. 복잡한 머리를 리프레시 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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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3 - 완결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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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전쟁, 십자군 전쟁.
 
무수히 많은 이야기와 인물들을 낳았던 전쟁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게 되어 좋았다.
일견 큰 덩어리, 큰 사건으로만 보이는 전쟁 안에도 사람들의 일상은 있었고, 개개인의 인생이 존재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특유의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십자군 전쟁을 읽어내려간다.
그녀의 눈으로 보는 역사가 완벽하게 객관적인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으나,
 끈기있고 통찰력있는 글을 따라 읽은 것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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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눈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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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단편의 진수. 꼭 한번은 더 봐야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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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무덤의 남자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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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발칙함 <옆 무덤의 남자>

 

지적인 도서관 사서인 데지레, 농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즐거움을 아는 벤니. 이렇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다.

 

죽은 남편의 무덤가에서 책을 읽던 데지레는 옆 무덤을 돌보던 '거슬리는'남자의 미소에 반한다. 이것 저것 잴 것 없이 즉각적으로,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사랑. 그야말로 생짜의 로맨스가 시작된 것이다.

 

벤니는 데지레가 일하는 도서관으로 무작정 찾아간다. 같이 밥을 먹고, 쇼핑을 하는 동안 서로에게 완전히 반해버린 둘. 그들의 첫 데이트는 다른 어떤 커플과도 같이 설레고 두근댄다.
하지만 설렘에만 빠져있는 것도 잠시, 서로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너무도 다른 성격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방은 너무 차갑고, 그의 집은 너무 구질구질하다. 그녀는 고상하고, 그는 '너무나'인간적이다. 그는 그녀가 따뜻한 미트볼을 만들고 일이 끝난 그를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지만, 그녀는 그와 '라캉'에 대해, 난해한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마치 다른 별에서 살아온 것 처럼 서로 다른 남녀. 그러면 질릴 법도 하건만 그와 그녀의 본능은 서로를 간절히 원한다. 다르지만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불가해한 어떤 것.

 

이 사랑의 결말을 작가는 조그마하게 열어둔다.
그리하여 '사랑'일까, 그럼에도 '사랑'일까.

<옆 무덤의 남자> 후속편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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