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무덤의 남자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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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발칙함 <옆 무덤의 남자>

 

지적인 도서관 사서인 데지레, 농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즐거움을 아는 벤니. 이렇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다.

 

죽은 남편의 무덤가에서 책을 읽던 데지레는 옆 무덤을 돌보던 '거슬리는'남자의 미소에 반한다. 이것 저것 잴 것 없이 즉각적으로,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사랑. 그야말로 생짜의 로맨스가 시작된 것이다.

 

벤니는 데지레가 일하는 도서관으로 무작정 찾아간다. 같이 밥을 먹고, 쇼핑을 하는 동안 서로에게 완전히 반해버린 둘. 그들의 첫 데이트는 다른 어떤 커플과도 같이 설레고 두근댄다.
하지만 설렘에만 빠져있는 것도 잠시, 서로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너무도 다른 성격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방은 너무 차갑고, 그의 집은 너무 구질구질하다. 그녀는 고상하고, 그는 '너무나'인간적이다. 그는 그녀가 따뜻한 미트볼을 만들고 일이 끝난 그를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지만, 그녀는 그와 '라캉'에 대해, 난해한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마치 다른 별에서 살아온 것 처럼 서로 다른 남녀. 그러면 질릴 법도 하건만 그와 그녀의 본능은 서로를 간절히 원한다. 다르지만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불가해한 어떤 것.

 

이 사랑의 결말을 작가는 조그마하게 열어둔다.
그리하여 '사랑'일까, 그럼에도 '사랑'일까.

<옆 무덤의 남자> 후속편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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