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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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물과 본격 미스터리의 결합이라고해서 뭔가 스케일이 큰 수사물을 기대했던 나는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다. 작중 배경은 도쿄의 경시청이 아닌 전작 <I의 비극>이 떠오르는 소도시 군마의 현경이었고,

단편의 내용들도 물론 살인사건도 있었지만, 교통사고와 쓰레기 방화와 같은 일상 미스터리에서 등장할만한 가벼운 사건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작품은 문예잡지인 올 요미모노(모든 읽을 거리)에 게재되었던 단편을 모아 발간한 연작소설이기 때문이다. 올 요미모노라는 잡지는 가독성이 좋은 대중적인 '중간 소설'을 표방하고 있는데, 그래서일까 내가 보고 느낀 입문용 본격 미스터리라는 <가연물>의 감상과 딱 맞아떨어졌다.

읽기 쉬운 순한 맛 소설이라고 하지만, 미스터리까지 심심하지는 않다. 오히려 그렇기에 미스터리에 더욱 진심인 편인 <가연물>. 다른 작품과는 구분되는 특이한 점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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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독보적인 가쓰라 경부라는 캐릭터.

보통 경찰이나 형사가 등장하는 추리물은 주로 '하드보일드' 장르로 거친 성정을 내보이고, 내면에 상처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매력적인 여성이 등장해 그를 유혹하거나, 유혹당하거나 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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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연물>의 가쓰라는 이와는 정반대로 건조하고 쿨한 수사관의 모습을 보인다.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수사에만 집중한다. 부하직원에게조차 '좋은 상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무심한 스타일이지만, 그런 그들도 가쓰라의 수사능력만은 인정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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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가쓰라의 배경이나 외모,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과감하게 잘라내어 독자들을 오로지 미스터리한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가쓰라 이외에 특별히 언급되는 인물은 관리관인 오다와 1과 과장인 니토베뿐. 가쓰라 팀의 형사들도 특정 이름을 언급하기보다는 '부하'로 통칭되어 그들이 조사해 가져오는 수사자료에만 집중할 수 있다.

때문에 독자는 비교적 공정하게 가쓰라와 동등한 입장에서 미스터리를 풀어나갈 수 있다. 가쓰라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아차리는 '홈즈'형 수사관이 아니라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하며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래서일까 독자 또한 동질감을 느끼며 같이 수사를 해나갈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에 받아들이는 건 배신감이다.

"자네의 수사 수법은 독특해.
어디까지니 규범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면서
마지막 한 걸음을 혼자 훌쩍 뛰어넘는다."

분명 같은 단서를 받아들고 추리하고 있었는데, 어느 새 혼자 진상에 도달해버리는 가쓰라 경부😅

미지의 흉기를 찾아내야하는 하우더닛부터 시신을 토막낸 이유나 교통사고에 대해 모두 동일한 진술을 하는 목격자들의 동기나, 연쇄방화범의 동기를 찾아내는 와이더닛, 인질극이 벌어지는 레스토랑 바깥에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가쓰라는 이런 다채로운 트릭들을 간파해내어 마지막엔 해결편까지 완벽한 기승전결을 보여준다.

호노부는 그야말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인데 역사추리물인 흑뢰성에 이어 본격 미스터리물인 가연물까지 호평을 받으며 연타 홈런을 날려버렸다.

개인적으로는 흑뢰성도 좋았지만, 역사추리물이라 호불호가 갈릴듯 싶고 <가연물>은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만한 작품이었다.

총평을 하자면 가벼운 본격 미스터리이자 요네자와 호노부의 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해야할까.
가쓰라 경부가 즐겨먹는 달콤한 빵과 카페오레의 맛도리 조합만큼 매력적인 경찰물×본격 미스터리 <가연물>, 다들 한번쯤은 도전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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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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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내 안에서 김려령 작가는 <완득이>나 <우아한 거짓말>로 대표되는 청소년 문학 작가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인 <기술자들>을 보고 솔직히 좀 놀라웠다. 다른 작가님이 아닐까싶을 정도로 성인 대상의 일반 문학 장르도 잘쓰시는구나 싶어서.."문득 작품을 너무 오래 안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작가님. 진작에 풀어놓으시지 그러셨어요🥹

작품은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순간들을 포착해 김려령만의 필터를 씌워 담아내었다.
작중의 등장 인물은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한 이들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일용직 노동자, 노점상, 채용형 인턴, 퇴사자와 이별을 겪은 자와 같이 부족과 상실을 겪고 있는 이들이 주를 이룬다.
주인공들은 결국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내일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되는데, 이 과정이 고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심히 와닿는 격려와 응원이 된다.

7편의 단편 모두 재미있게 쉬지않고 읽었지만, 그 중 유독 내 마음에 와닿았던 작품은 표제작인 <기술자들>과 <청소>였다. 책은 함께 읽을 수 있지만, 불러일으켜지는 감상만은 개인적일 수 밖에 없어서, 나 역시도 내 기준에서 가장 와닿는 것만 골라 풀어내본다.

<기술자들>은 택시 기사로 근무하시다 인테리어 목수로, 60넘어서야 노동을 마감한 아버지가 떠올라서 그럴까.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다. 조의 '이것저것"은 나의 아버지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떠안아 온 세월과 같아서 눈시울이 절로 붉어지는 걸 꾹 참으며 읽었다.

<청소>는 반대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랐던 작품이라 이것도 눈물빼며 읽었다. 작품은 엄마가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집안의 묵은 짐을 다 꺼내고, 지저분한 곳을 쓸고 닦는 모습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우리네 생활상을 절로 떠오르게 하는 현실적인 세간 살림살이며 손도 까딱하지 않고 엄마는 당연히 그러려니 하는 자식들까지 하이퍼 리얼리즘의 끝이다. 그러다 모든 청소를 마친 일곱째 날, 다 닦고 다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기고 떠난 '엄마'를 보며 응원하면서도 서글퍼지는건 왜인지. 마치 '천지창조'처럼 일곱번째 날, 저 먼곳으로 안식을 위해 떠난 것 같아서 그랬을까.

사실 이 책을 받아들고 읽은 지는 한참 전이지만, 이제서야 서평을 작성하는 이유는 아마도 막막함때문일 것이다. 특별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거대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술술 읽히고 요상하게 마음이 끌리는 이 책을 뭐라 설명할 지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작중 등장하는 말처럼 작품의 '성질이 화려하지 못한 까닭에' 다른 스펙타클하거나 자극적인 소설들에 비해 초라해보일지 모르지만, 집밥처럼 순하고 왜인지 자꾸 생각나게 하는 책, <기술자들>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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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3 ㅣ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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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핍의 사건 파일 시리즈 피날레🥹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

제이슨 벨은 앤디 벨의 친부로 딸들에게 무심했고 다른 사람과 외도를 저질렀을 정도로 가정에도 책임감이 없어서 적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연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을까?

#책 소개
남은 선택은 하나 뿐이다.
용의자를 직접 찾아내거나,
연쇄살인범의 다음 피해자가 되는 것.

#줄거리
전작에서 찰리에게 스탠리가 살해되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던 핍은 이후 PTSD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또한 맥스가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데 분노하여 자신이 자백하는 녹취파일을 팟캐스트에서 공개한 핍을 고소하며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한다. 핍은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로 잠에 들지 못해 마약상 루크에게 비밀리에 약을 사서 복용하고 있었다.
그런 핍을 더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집 근처에서 죽은 비둘기가 발견되는 한편 누군가가 분필로 머리 없는 사람의 형태를 한 그림을 그려넣은 것이었다.
이외에도 트위터나 이메일, 오프라인에서도 죽은 꽃이나 빈 봉투를 문틈으로 집어넣는 등 스토킹이 이어진다. 심지어 핍이 취미인 러닝을 하고 돌아오는 동선에 '데드 걸 워킹' 이라는 글을 적어놓는 스토커.
핍은 이런 증거를 수집해 경찰을 찾아가지만, 수사를 시작하기에는 미비하다며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기에 그녀의 요청을 들어주기 곤란해한다. 핍은 이제 경찰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겠다며 경찰서를 박차고 나온다.
그러던 중 머리 없는 사람의 그림이 이제는 핍의 창가쪽으로 다가오는 형상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알아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라비와 핍.
그들은 인터넷에 '버킹엄셔','비둘기', '스토킹','분필선' 으로 검색했고 DT살인범에 대한 뉴스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2012년 2월 5일, 현재로부터 6년하고도 6개월이 넘은 기사였다. DT살인범은 리틀 킬턴 인근에서 네 명의 젊은 여성인 피해자들의 손목과 발목, 그리고 코를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덕테이프(박스테이프)로 둘둘 감았고, 이후 끈을 사용해 교살하였다. 그러고는 일종의 전리품으로 피해자들의 소지품을 챙긴 후 다른 곳에 가서 사체를 유기하는 범행 양상을 보였다.

기사는 네 번째 피해자인 줄리아 헌터의 여동생인 해리엇의 인터뷰를 실었는데, 해리엇은 언니가 2주 전쯤 집 부근에서 막대 모형 같은 그림과 비둘기 두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후속 기사를 찾아보는 핍과 라비는 마지막 피해자인 타라 예이츠가 살해된 날인 2012년 4월 20일이 앤디 벨이 죽은 그 날임을 알게 된다. 또한 빌리 카라스가 범인으로 체포되고 범행을 자백했지만 경찰 몽타주와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는 것도.
핍은 결국 다시 한번 사건 파일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빌리 카라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쫓는 연쇄살인범을 찾아내기 위해.

#서평
핍의 사건 파일 시리즈 피날레까지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3권인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쉬지못하고 계속 읽게하는 미친 흡입력을 자랑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더욱 첨예해진 갈등 구조가 아닐까.
시리즈에서 발생한 거의 모든 범죄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맥스에 대한 핍의 분노는 점점 커져가고 그의 재판 결과가 결국 무죄로 나오고 핍에게 명예훼손 소송까지 걸기까지하니 나라도 속이 뒤집어질판.
심지어 몇 달전에는 자신의 앞에서 찰리가 스티븐에게 총을 쏘는 장면을 목격하고 스티븐을 살리려 애를 쓰지만 결국 핍 앞에서 죽고 말았으니 그 충격도 컸겠지. 무엇보다 어느 것이 정의인지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 붕괴가 가장 핍을 힘들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약에 손을 대고, 경찰과 날을 세우고, 자신을 돌보지 않는 핍의 흑화가 안타까웠다. 2권에서도 그랬듯 연이어 발생한 사건들에 이어 3권에서도 스토커의 협박과 연쇄살인범의 타겟으로 지정되었으니 사실상 심신미약의 상태가 아닐까.

읽을 때는 몰랐는데 639페이지나 되는 벽돌책이었더라고🤔 그러다 보니 기대되는 결말을 예상하고 열심히 읽어나가던 독자들이 결말을 보고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1권은 탐정소설, 추리소설이 맞지만 2권부터는 핍의 스탠스가 바뀌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정의를 위해 행동했지만 결과는 공정하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맥스와의 계약을 어기고 녹취를 공개하는 한편, 그의 집 유리창을 깨고 페인트로 강간범이라고 낙서를 하기도 하는 핍의 행동은 '정의로운 나'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으니까. 하드 보일드 탐정으로 변화했다고 해야할까. 현실적이고 다소 격하고 폭력적이며 내면에 상처가 가득한 탐정말이다. 그리고 3권에서는 핍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다. 자신의 앞에서 사람이 죽는 것을 목격하고 잠을 자지 못해 마약을 시작한다. 그리고 DT살인범으로부터 협박을 당하며 심신미약 상태에 이른다.
이는 이제 탐정소설이 아니라 이 책이 주인공이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소설로 형태를 바꾼 것을 의미한다. '범죄소설'로 봤을때 3권의 평가는 굉장히 높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고, 왜 해외에서 평가가 좋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던 작품이었고, 끝까지 이 시리즈를 읽은 보람이 있는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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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이서원 지음 / 나무사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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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은 아직 와닿지 않지만,
이십보다는 훨씬 가까운 나이이기에🥲
인생선배의 조언을 듣는다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책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이서원 작가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하기 위해 40대 후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교수라는 직업을 버리고 심리 상담사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면서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고 사회 활동으로 여러 사람과 이어지고 소통하며 다듬어진 자신의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풀어내었다.

사실 제목도 그렇고 오십이라는 나이에 가까운 시기의 독자를 대상으로 해서 내가 읽기에는 좀 안맞으려나 싶었는데,
사실 나이듦은 태어나면서 모두가 가진 숙명이고 모든 삶의 순간은 '에이징'이라는 부분을 읽으며 어떻게 사느냐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풀어놓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다양한 사회 경험을 거쳤기에 책상머리에서 공부만 하던 '이론'에 입각해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이해로 내담자들을 어우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알콜중독자에게 무작정 술을 끊으라는 말보다는 그동안 같은 편이 되어준 것은 소주밖에 없지않았냐 이해해주는 케이스라거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라는 말보다 가끔 오는 열차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 그렇다. 상담자에게 독자에게, 그리고 인생의 동료와 후배들에게 전하는 이서원 작가의 훈훈한 조언이었던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한다> 였음🤭

#

이 책만의 매력 포인트라면 중간중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아닐까. 나는 그중에서 나만의 재미 목록을 작성해보는 것으로 리뷰를 마쳐보려고 함🙂

1. 하루 중 가장 좋아하고 기다리는 시간은?
모든 일과가 끝난 밤 10시!
오롯이 혼자만을 위한 시간에 읽고 쓰고 있음🙂

2. 그 곳에 가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나만의 장소는?
요새는 도서관의 구석에 있는 좌석.
까페도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편안한 장소'는 아니니까. 아 그리고, 도서관의 메인 좌석이 아닌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구석이어야 함🤭

3.뭔가를 해냈다는 가장 뿌듯함을 느끼게 하는 일은?
사실 모든 삶을 치열하게 살려고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도 즐거움을 느껴야하겠지만, 아직은 그럴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뿌듯함을 느꼈을 때는 결과로 증명이 되었을 때인 것 같다. 열심히 공부해 자격증을 취득했다던지, 블로그 챌린지라던지 프로젝트를 완수할 때 무엇보다 만족감이 크다.

4. 인생에서 남은 시간이 5분이라면 누구와 통화해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가족에게 해야하지 않을까🤔
내가 옆에 없어도 항상 사랑한다고 하고 싶다.

5. 최근에 자주 만나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나이가 들수록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과만 만나게 되더라. 너무 비관적이거나 극단적인 마인드의 사람들은 같이 있으면 너무 피곤해서 무던한 사람들만 만나게 되는 것 같다.

6. 떠올리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누군가의 잊지 못할 한 마디는?
우리 오래 보자는 지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래도록 기억되고 꾸준히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잘하고 있다고 응원받은 기분🥰

7. 돈이 많이 들어도 아깝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최근에는 책이려나🤔
다만, 살 때는 아깝다고 생각이 안드는데, 망작이면 종종 후회하는 경우는 있다. 그래도 어느 취미생활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데, 이 정도는 괜찮지않나 합리화힙니다.

8.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혹은 힘들 때 찾는 음식은?
무조건 커피☕️
기분 좋은 일이 있거나 힘들 때는 보통 지인들과 만나게 되니 자연스레 마시게 되는 것 같고, 혼자 삭일 때도 커피를 내려마시며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9.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솔직히 먼 과거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이 딱히 최상의 환경은 아니지만 노력해서 그동안 이뤄놓은 것들이 있어서. 다만 아이들이 어릴적으로 힘들게 할 때 화를 냈는데 지금의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대처를 잘했을 것 같다.

10. 내 묘비명에 적고 싶은 한 문장은?
깔끔하게 이름과 생몰년만 적고 싶은데..
묘비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고 잘 지내라고 하고 싶다.

적을 때는 뭔가 오글오글했지만 이렇게 셀프 문답을 하니 확실히 무언가 리프레쉬가 된다. 그리고 5년 전의 나, 10년 전의 나라면 대답이 달랐을 것 같아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아무튼 이책을 읽으며, 여러 조언을 듣고 스스로 문답과정을 진행하면서 마치 상담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고 지지해주는 책,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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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한 구가 더 있다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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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시리즈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읽고
바로 이어서 2권인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의 책장을 펼쳐 다시 중세 영국의 미스터리한 사건 현장으로 떠나보았다.

2권은 더 흥미진진한 제목으로 우리를 기다린다.
시체가 한 구가 더 있다는 다소 섬뜩한 문장.
그럼 최소한 2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뜻인데,
과연 어떤 사건일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함🙂

/줄거리
헨리 1세는 자신의 적장녀인 마틸다를 후계로 세우고 잉글랜드 내 영주들의 충성 서약을 받아낸다. 그러나 헨리 1세의 뒤를 이어 마틸다(모드 황후)가 왕위를 물려 받기 전, 그녀의 사촌이었던 스티브가 먼저 잉글랜드에 들어와 왕위를 찬탈한다.

잉글랜드는 마틸다와 스티브 양 진영으로 나뉘어져 치열한 내전을 벌이는데, 그러던 중 스티브는 슈루즈베리를 점령하려 군을 이끌고 성 밖에 진을 치게 된다. 스티브는 슈루즈베리의 행정관인 피챌런과 아눌프에 항복을 권유하지만, 그들은 투항을 거부하고 오히려 아눌프는 스티브에게 모욕을 가한다.

이후 격노한 스티브는 본격적으로 슈루즈베리 성 공략에 나서게 된다. 성내 정보를 수집하던 중 피챌런과 그의 수하인 애더니가 자신의 가족들을 먼저 피신시켰다는 소식을 들은 스티브군은 그들을 생포하기로 한다.

그리고 스티브를 찾아온 두 명의 방문자를 맞아들인다.

여자의 이름은 얼라인 시워드,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형제인 자일스는 마틸다의 진영으로 갔지만, 자신은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스티브에게 충성맹세를 하고 성의 열쇠를 바친다.

남자는 로버트 베링어의 아들인, 휴 베링어.
그는 애더니 가문과 절친한 집안 출신으로, 고디스 애더니의 약혼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티브에게 충성을 바칠 것이며, 그 증거로 고디스를 찾아내겠다 이야기한다.

스티브는 일단 두 사람을 수도원의 접객소에 묵게 하고 성 공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슈루즈베리는 천연 해자 역할을 하는 세번강에 둘러싸여있어 스티브 군은 진격하자마자 웨일스 다리와 잉글랜드 다리를 선점하고 성 내 주요 인사가 탈출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한다.

성 내부에서는 함락되기 전 보화를 챙겨 노르망디의 모드 황후(마틸다)에게 합류할 것을 결정하고,
피챌런과 애더니, 그리고 프랭크웰의 두 청년이 보화를 챙겨 함께 탈출하기로 계획을 세운다.

스티브군은 결국 슈루즈베리 성을 함락했고, 아눌프를 생포해 나머지 인원에 대한 행방을 묻지만 모진 고문에도 아눌프는 입을 열지 않는다.

결국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스티브.
그의 가신들은 본보기를 위해서라도 포로들을 모두 처형해야한다 조언하고, 이에 94명의 인원들의 교수형이 결정된다.

한편,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는 전운이 감도는 불온한 분위기이지만 평소처럼 미사와 평의회를 진행해나간다. 캐드펠 역시도 자신의 소임인 약초밭을 가꾸는 일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롬 수사가 수도원에 맡겨진 고드릭이라는 소년을 캐드펠에게 인계해 그의 조수 역할을 맡긴다. 캐드펠은 고드릭과 이야기를 나눈 후 그에게 분리된 숙소를 안내하는데, 놀란 고드릭이 언제부터 알고 있었느냐 묻는다.

고드릭은 사실 소년이 아니라, 펄크 애더니의 딸인 고디스 애더니였던 것. 애더니는 그녀를 스티브 군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슈루즈베리 수도원에 맡겨 이후 탈출시키려 했던 것이다.

스티브 군은 결국 포로를 모두 가혹하게 처형하고만다. 성벽 위에서 손을 뒤로 묶어 결박한 채 목을 매달고, 그들이 숨을 거두면 줄을 끊어 성벽 아래로 떨어지게 하는 방식이었다. 헤리버트 수도원장은 스티브에게 망자에게 기독교식 장례를 치뤄 매장할 수 있도록 부탁했고, 스티브가 이를 허락해 캐드펠을 비롯한 수사들이 시신을 매장하기로 한다.

캐드펠은 시신을 수습하고 차례차례 안뜰에 눕혀 장례를 준비한다. 그러던 중 캐드펠은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신이 모두 95구였다. 처형된 포로의 수보다 시체가 한 구 더 있던 것.

캐드펠은 주검들을 살펴 목과 손에 두꺼운 밧줄로 결박된 흔적이 없는 미상의 시신을 찾아낸다. 그리고 스티브왕에게 이는 필시 살인자가 포로들의 시체에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를 숨기려 한 것이며, 자신이 그 범인을 찾을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 요청한다. 스티브는 자신의 눈 앞에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에 모욕감을 느껴 캐드펠의 수사를 허가한다.
캐드펠은 스티브의 수하인 프레스코트와 쿠셀에게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족의 시신을 가져가 매장할 수 있도록 알리고, 의문사한 인물을 알아보는 이가 있는지 시신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얼라인은 혹시나 미상의 시신이 자신의 오라비일지도 모른다며 베링어의 안내를 받아 유해를 확인하려하지만 쿠셀은 잔혹한 광경을 그녀에게 보이는 것을 걱정하며 반대한다.

그러나 단호한 얼라인의 태도에 결국 함께 확인에 나서는데 미상의 시신은 그녀의 오라비인 자일스기 아니었다. 그러나 나머지 시신들도 확인해야겠다는 그녀의 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아눌프에 이어 두 번째로 처형된 젊은 향사가 자일스였음이 밝혀진다.

의문의 시신은 누구이고, 그를 누가 살해해 시체 속에 숨겼을까. 그리고 자일스는 왜 이 곳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을까. 치열한 내전 중 발생한 의문스러운 두 구의 죽음에 관련된 미스터리. 정답은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에서 확인하시길.

/서평

1권에 이어 물흐르듯 자연스레 집어든 캐드펠 시리즈의 2권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1권이 시리즈의 서막이라 수도원과 수도원 내부 인물들의 알력관계에 치중했다면, 2권부터는 스케일이 아주 확- 커졌다.

실제 역사적 사건이었던 스티브와 모드 황후의 내전, 그리고 슈루즈베리 성을 둘러싼 전투를 소재로 하지만 허구의 등장 인물을 적재적소에 껴넣어 짜임새있는 팩션 미스터리를 만들어낸 것🤭

캐드펠의 역할 자체도 사건 발생 이후에 주어진 단서를 쫓아 추리해나가는 다소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범인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한 계략과 함정을 짜내고 조력자들을 돕기 위해 슈루즈베리를 휘젓는 아주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다. 수도사이지만 십자군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이기도 한 캐드펠의 과거 이력이 빛을 발했던 작품이었다 싶음.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마음에 들었다. 예전 작품이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독창적인 인물들이라 조금 놀라웠음. 당시 중세 시대에 요구되는 여성상과는 달리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얼라인과 고디스도 마음에 들었고, 야망이 넘치는 베링어 또한 다음에 또 만나게 되기를 기대하게했다.

그리고 실존 인물인 스티브 왕을 그리는 방식도 좋았다. 왕이라는 지고한 위치에 있지만 마틸다와 대적하고 있기에 아랫 사람들인 영주들의 힘을 어쩔 수 없이 빌려야하는 상황과 수도원장의 요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허락해야하는 굴욕을 참아내는 스티브를 보며 역사적 인물들을 평가하지 않는 대신 입체적으로 그려내려한 작가의 노력이 돋보였다.

작중 캐드펠의 말처럼 싸울 상대(악마)는 어디에나 있으니 나라를 양분하는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의 본성에 주목한다. 그 결과 악역인 줄만 알았덬 인물 또한 나중에 캐드펠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도 하니..기분 좋은 반전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슈루즈베리의 지도를 보며 스티브 군의 진격 경로와 슈루즈베리 성내 인물들의 탈출 경로를 교차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수도원 지도를 보면서는 캐드펠과 조력자가 이동하는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고🤭
나는 이렇게 머리를 짜낼 거리가 많은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등장 인물도 많은데 경로까지 살펴야하는 피로감에 다소 호불호가 갈릴듯하긴 하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알수록 재미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보시라하고싶다.

나는 아직 2권째인데, 캐드펠 수사에게 벌써 담뿍 정이 들어버렸다. 그래서일까 바로 다음 권을 찾게 되는 마성의 <캐드펠 시리즈>.
무더운 여름 날, 시원하게 즐겨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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