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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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내 안에서 김려령 작가는 <완득이>나 <우아한 거짓말>로 대표되는 청소년 문학 작가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인 <기술자들>을 보고 솔직히 좀 놀라웠다. 다른 작가님이 아닐까싶을 정도로 성인 대상의 일반 문학 장르도 잘쓰시는구나 싶어서.."문득 작품을 너무 오래 안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작가님. 진작에 풀어놓으시지 그러셨어요🥹

작품은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순간들을 포착해 김려령만의 필터를 씌워 담아내었다.
작중의 등장 인물은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한 이들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일용직 노동자, 노점상, 채용형 인턴, 퇴사자와 이별을 겪은 자와 같이 부족과 상실을 겪고 있는 이들이 주를 이룬다.
주인공들은 결국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내일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되는데, 이 과정이 고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심히 와닿는 격려와 응원이 된다.

7편의 단편 모두 재미있게 쉬지않고 읽었지만, 그 중 유독 내 마음에 와닿았던 작품은 표제작인 <기술자들>과 <청소>였다. 책은 함께 읽을 수 있지만, 불러일으켜지는 감상만은 개인적일 수 밖에 없어서, 나 역시도 내 기준에서 가장 와닿는 것만 골라 풀어내본다.

<기술자들>은 택시 기사로 근무하시다 인테리어 목수로, 60넘어서야 노동을 마감한 아버지가 떠올라서 그럴까.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다. 조의 '이것저것"은 나의 아버지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떠안아 온 세월과 같아서 눈시울이 절로 붉어지는 걸 꾹 참으며 읽었다.

<청소>는 반대로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랐던 작품이라 이것도 눈물빼며 읽었다. 작품은 엄마가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집안의 묵은 짐을 다 꺼내고, 지저분한 곳을 쓸고 닦는 모습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우리네 생활상을 절로 떠오르게 하는 현실적인 세간 살림살이며 손도 까딱하지 않고 엄마는 당연히 그러려니 하는 자식들까지 하이퍼 리얼리즘의 끝이다. 그러다 모든 청소를 마친 일곱째 날, 다 닦고 다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기고 떠난 '엄마'를 보며 응원하면서도 서글퍼지는건 왜인지. 마치 '천지창조'처럼 일곱번째 날, 저 먼곳으로 안식을 위해 떠난 것 같아서 그랬을까.

사실 이 책을 받아들고 읽은 지는 한참 전이지만, 이제서야 서평을 작성하는 이유는 아마도 막막함때문일 것이다. 특별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거대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술술 읽히고 요상하게 마음이 끌리는 이 책을 뭐라 설명할 지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작중 등장하는 말처럼 작품의 '성질이 화려하지 못한 까닭에' 다른 스펙타클하거나 자극적인 소설들에 비해 초라해보일지 모르지만, 집밥처럼 순하고 왜인지 자꾸 생각나게 하는 책, <기술자들>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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