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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한 구가 더 있다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캐드펠 시리즈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읽고
바로 이어서 2권인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의 책장을 펼쳐 다시 중세 영국의 미스터리한 사건 현장으로 떠나보았다.
2권은 더 흥미진진한 제목으로 우리를 기다린다.
시체가 한 구가 더 있다는 다소 섬뜩한 문장.
그럼 최소한 2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뜻인데,
과연 어떤 사건일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함🙂
/줄거리
헨리 1세는 자신의 적장녀인 마틸다를 후계로 세우고 잉글랜드 내 영주들의 충성 서약을 받아낸다. 그러나 헨리 1세의 뒤를 이어 마틸다(모드 황후)가 왕위를 물려 받기 전, 그녀의 사촌이었던 스티브가 먼저 잉글랜드에 들어와 왕위를 찬탈한다.
잉글랜드는 마틸다와 스티브 양 진영으로 나뉘어져 치열한 내전을 벌이는데, 그러던 중 스티브는 슈루즈베리를 점령하려 군을 이끌고 성 밖에 진을 치게 된다. 스티브는 슈루즈베리의 행정관인 피챌런과 아눌프에 항복을 권유하지만, 그들은 투항을 거부하고 오히려 아눌프는 스티브에게 모욕을 가한다.
이후 격노한 스티브는 본격적으로 슈루즈베리 성 공략에 나서게 된다. 성내 정보를 수집하던 중 피챌런과 그의 수하인 애더니가 자신의 가족들을 먼저 피신시켰다는 소식을 들은 스티브군은 그들을 생포하기로 한다.
그리고 스티브를 찾아온 두 명의 방문자를 맞아들인다.
여자의 이름은 얼라인 시워드,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형제인 자일스는 마틸다의 진영으로 갔지만, 자신은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스티브에게 충성맹세를 하고 성의 열쇠를 바친다.
남자는 로버트 베링어의 아들인, 휴 베링어.
그는 애더니 가문과 절친한 집안 출신으로, 고디스 애더니의 약혼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티브에게 충성을 바칠 것이며, 그 증거로 고디스를 찾아내겠다 이야기한다.
스티브는 일단 두 사람을 수도원의 접객소에 묵게 하고 성 공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슈루즈베리는 천연 해자 역할을 하는 세번강에 둘러싸여있어 스티브 군은 진격하자마자 웨일스 다리와 잉글랜드 다리를 선점하고 성 내 주요 인사가 탈출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한다.
성 내부에서는 함락되기 전 보화를 챙겨 노르망디의 모드 황후(마틸다)에게 합류할 것을 결정하고,
피챌런과 애더니, 그리고 프랭크웰의 두 청년이 보화를 챙겨 함께 탈출하기로 계획을 세운다.
스티브군은 결국 슈루즈베리 성을 함락했고, 아눌프를 생포해 나머지 인원에 대한 행방을 묻지만 모진 고문에도 아눌프는 입을 열지 않는다.
결국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스티브.
그의 가신들은 본보기를 위해서라도 포로들을 모두 처형해야한다 조언하고, 이에 94명의 인원들의 교수형이 결정된다.
한편,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는 전운이 감도는 불온한 분위기이지만 평소처럼 미사와 평의회를 진행해나간다. 캐드펠 역시도 자신의 소임인 약초밭을 가꾸는 일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롬 수사가 수도원에 맡겨진 고드릭이라는 소년을 캐드펠에게 인계해 그의 조수 역할을 맡긴다. 캐드펠은 고드릭과 이야기를 나눈 후 그에게 분리된 숙소를 안내하는데, 놀란 고드릭이 언제부터 알고 있었느냐 묻는다.
고드릭은 사실 소년이 아니라, 펄크 애더니의 딸인 고디스 애더니였던 것. 애더니는 그녀를 스티브 군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슈루즈베리 수도원에 맡겨 이후 탈출시키려 했던 것이다.
스티브 군은 결국 포로를 모두 가혹하게 처형하고만다. 성벽 위에서 손을 뒤로 묶어 결박한 채 목을 매달고, 그들이 숨을 거두면 줄을 끊어 성벽 아래로 떨어지게 하는 방식이었다. 헤리버트 수도원장은 스티브에게 망자에게 기독교식 장례를 치뤄 매장할 수 있도록 부탁했고, 스티브가 이를 허락해 캐드펠을 비롯한 수사들이 시신을 매장하기로 한다.
캐드펠은 시신을 수습하고 차례차례 안뜰에 눕혀 장례를 준비한다. 그러던 중 캐드펠은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신이 모두 95구였다. 처형된 포로의 수보다 시체가 한 구 더 있던 것.
캐드펠은 주검들을 살펴 목과 손에 두꺼운 밧줄로 결박된 흔적이 없는 미상의 시신을 찾아낸다. 그리고 스티브왕에게 이는 필시 살인자가 포로들의 시체에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를 숨기려 한 것이며, 자신이 그 범인을 찾을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 요청한다. 스티브는 자신의 눈 앞에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에 모욕감을 느껴 캐드펠의 수사를 허가한다.
캐드펠은 스티브의 수하인 프레스코트와 쿠셀에게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족의 시신을 가져가 매장할 수 있도록 알리고, 의문사한 인물을 알아보는 이가 있는지 시신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얼라인은 혹시나 미상의 시신이 자신의 오라비일지도 모른다며 베링어의 안내를 받아 유해를 확인하려하지만 쿠셀은 잔혹한 광경을 그녀에게 보이는 것을 걱정하며 반대한다.
그러나 단호한 얼라인의 태도에 결국 함께 확인에 나서는데 미상의 시신은 그녀의 오라비인 자일스기 아니었다. 그러나 나머지 시신들도 확인해야겠다는 그녀의 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아눌프에 이어 두 번째로 처형된 젊은 향사가 자일스였음이 밝혀진다.
의문의 시신은 누구이고, 그를 누가 살해해 시체 속에 숨겼을까. 그리고 자일스는 왜 이 곳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을까. 치열한 내전 중 발생한 의문스러운 두 구의 죽음에 관련된 미스터리. 정답은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에서 확인하시길.
/서평
1권에 이어 물흐르듯 자연스레 집어든 캐드펠 시리즈의 2권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1권이 시리즈의 서막이라 수도원과 수도원 내부 인물들의 알력관계에 치중했다면, 2권부터는 스케일이 아주 확- 커졌다.
실제 역사적 사건이었던 스티브와 모드 황후의 내전, 그리고 슈루즈베리 성을 둘러싼 전투를 소재로 하지만 허구의 등장 인물을 적재적소에 껴넣어 짜임새있는 팩션 미스터리를 만들어낸 것🤭
캐드펠의 역할 자체도 사건 발생 이후에 주어진 단서를 쫓아 추리해나가는 다소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범인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한 계략과 함정을 짜내고 조력자들을 돕기 위해 슈루즈베리를 휘젓는 아주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다. 수도사이지만 십자군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이기도 한 캐드펠의 과거 이력이 빛을 발했던 작품이었다 싶음.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마음에 들었다. 예전 작품이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독창적인 인물들이라 조금 놀라웠음. 당시 중세 시대에 요구되는 여성상과는 달리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얼라인과 고디스도 마음에 들었고, 야망이 넘치는 베링어 또한 다음에 또 만나게 되기를 기대하게했다.
그리고 실존 인물인 스티브 왕을 그리는 방식도 좋았다. 왕이라는 지고한 위치에 있지만 마틸다와 대적하고 있기에 아랫 사람들인 영주들의 힘을 어쩔 수 없이 빌려야하는 상황과 수도원장의 요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허락해야하는 굴욕을 참아내는 스티브를 보며 역사적 인물들을 평가하지 않는 대신 입체적으로 그려내려한 작가의 노력이 돋보였다.
작중 캐드펠의 말처럼 싸울 상대(악마)는 어디에나 있으니 나라를 양분하는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의 본성에 주목한다. 그 결과 악역인 줄만 알았덬 인물 또한 나중에 캐드펠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도 하니..기분 좋은 반전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슈루즈베리의 지도를 보며 스티브 군의 진격 경로와 슈루즈베리 성내 인물들의 탈출 경로를 교차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수도원 지도를 보면서는 캐드펠과 조력자가 이동하는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고🤭
나는 이렇게 머리를 짜낼 거리가 많은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등장 인물도 많은데 경로까지 살펴야하는 피로감에 다소 호불호가 갈릴듯하긴 하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알수록 재미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보시라하고싶다.
나는 아직 2권째인데, 캐드펠 수사에게 벌써 담뿍 정이 들어버렸다. 그래서일까 바로 다음 권을 찾게 되는 마성의 <캐드펠 시리즈>.
무더운 여름 날, 시원하게 즐겨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