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의 옷은 당당하고 아름다워 열린어린이 그림책 28
마라 록클리프 지음, 후아나 마르티네즈-닐 그림, 황유진 옮김 / 열린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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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브라이언트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할아버지는 레나에게 읽기와 쓰기를 가르쳐 주었고, 할머니는 천을 드리우고 자르고 바느질하는 법을 알려줬다고 한다. 레나가 사는 곳은 러시아 식민지였던 리투아니아였는데, 황제가 유대인 어린이의 교육을 금지해서 학교에 다닐 수가 없었다고 한다. 레나는 자신의 꿈을 펼칠 수가 없어 우여곡절끝에 언니가 있는 뉴욕으로 오게 된다.

 

언니는 레나가 뉴욕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돈을 잘 벌 수 있게 된 레나는 친척들에게 배표 값을 갚고나서 자신이 하고싶었던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수업에서 자신이 원하던 이성형인 남편을 만나 행복했으나 남편은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고, 남편이 남겨준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전당포에 맡겨 재봉틀을 사서 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 임신한 손님의 별난 주문을 레나가 해내며, 레나는 일을 점점 확장해 나간다.

최초의 임부복, 원사이즈의 옷에서 사이즈가 추가되는 '플러스 사이즈'를 만들어

작은 옷 가게에서 시작한 레나의 사업은 마침내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레인 브라이언트로 성장한다.

 

사진 출처 https://chronically-overdressed.com/2020/12/03/lane-bryant-catalog-spring-summer-1956/

 

사람들은 레나에게 성공했다고 말을 하지만 레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잊지 않았을 뿐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란다."

이 책을 다보고나서 마음에 남는 게 두가지였다.

'사람들은 왜 꿈을 이루고싶어할까?'와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

 

어릴 적의 양장점을 하셨던 엄마가 천과 가위 가지고 노는 나를 왜 말렸을까?

말라지 않았다면 나도 레나만큼 되었을까?

레나의 할아버지 말대로라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내가 그동안 누굴 도왔을까?

별의별 생각이 하나 둘 지나간다.

 

이 책은 자신의 꿈을 향해 집중하고,

꿈을 향해 가는 도중 어려운 일이 있어도 버틸 수 있는 지혜를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꿈이 결정되지 못한 사람에게

꿈이 뭐였을까 방황하는 자,

내가 하는 일이 과연 내가 바라는 꿈일까...방황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레나의옷은당당하고아름다워!

#마라록클리프

#후아나마르티네즈-

#황유진

#열린어린이

#여성복 #최초임부복 #혁신 #패션디자이너 #편안한옷 #다양한체형 #플러스사이즈

#여성존중 #자유 #당당한아름다움 #칼데콧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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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날씨 - 팝업북으로 만나는 생생한 날씨 똑똑한 책꽂이 33
마이케 비더슈테트 지음, 장혜진 옮김 / 키다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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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출판사에서 나온 놀라운 날씨 팝업북.

무척 만나고싶은 책이었다.

?

팝업북아트를 만드는 사람으로 늘 팝업의 구조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펼쳐보니

앞뒤 면지에는 날씨가 뭔지에 대한 정보들을 일목 조연 씸플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날씨 현상은 왜 생길까요?'

앞면지에는 지구의 대기권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대기권은 4개의 층(대류권, 성층권, 중간권, 열권)으로 구분되는데 가장 아래층을 '대류권'이라고 한다.

대류권에서는 끊임없이 공기가 움직이며 눈, , 구름, 태풍 같은 날씨 현상이 일어난다고 쓰여 있다.

저기압과 흐린 날,

고기압과 맑은 날,

태양열이 주는 극지방과 적도의 차이,

바람이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부는 이유,

공기의 이동 이유,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이 다른 이유들이 간단명료하게 쓰여 있다.

 

'날씨와 기후 변화'

뒷면지에는 기후의 변화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기후란 어느 지역의 평균적인 날씨 상태라고 한다.

날씨를 알기 위해서는 기후학과 기상학이 필요한데

기후학은 긴 기간에 걸친 대기의 변화가 기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하고,

기상학은 대기의 변화가 날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이말이 그말 같고 저말이 그 말 같아 좀 헷갈리긴 하지만

그 아래 다양한 기후대를 보면 이해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지역에 따라 대기의 변화로 날씨가 달라지는 걸 이름으로 구분해놨다.

열대 기후,

아열대 기후,

온대 기후,

냉대 기후,

한대 기후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기후 변화가 예전에는 주로 운석 충돌, 화산 폭발 등이 원인이었다면

오늘날의 기후변화는 대개 인간이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슬슬 미안해진다.

인간들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화석연료를 태우고,

 

이산화탄소 배출로 온실 효과가 일어나고,

지구 기온이 올라 극지방의 얼음과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오르고,

동물들이 빨리 이동하지 못해 죽고,

기후 변화로 가뭄과 대홍수가 일어나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원시림의 파괴로 동식물이 살목을 잃고 멸종되고 ...

내가 그런 건 아닌데...

아니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이 다 그렇게 나오는 거라면 내가 잘못한 건가?

아니 다 알면서 왜 멈추지 못하는 거지?

 

그래서 해결방법을 뒷면지 마지막에 제시해주고 있다.

지구가 파괴되는 것을 막으려면 에너지사용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자동차를 적게 타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라고.

이렇게 면지 내용으로 이 책이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의도가 뭔지 명확하게 나와 있다.

 

 

이제부터 멋진 팝업북의 날씨를 만나보자.

팝업은 총 5개로 폭풍, 토네이도, , 사막 기후, 눈으로 나뉜다.

그 중 책소개에 나와 있는 '폭풍''' 팝업북이 가장 인상적이다.

아니 토네이도도, 사막 기후도, 눈도 다 인상적이다.

왜 이런 날씨들이 우리들에게 일어나는지는 이미 면지에서 다 설명이 되었지만

정겹고 친절하게 나와 있어 아이들이 어렵지않게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을 지도할 때,

'오늘의 날씨'를 문장으로 표현해서 하나의 글로 완성하기까지

날씨에 대한 설명을 참 여러 번 장황하게 설명했던 것 같다.

옷깃을 접는 차가운 바람,

겉옷을 벗게 하는 따사로운 햇살,

마음까지 흠뻑 젓는 촉촉한 봄비,

건물이 날아갈 것처럼 세차게 부는 바람 등등,,,,

변화무쌍한 날씨를 말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조형미 가득한 팝업북을 펼치면

날씨에 대한 설명이 더욱더 풍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봄비가 연속으로 내리면서

꽃잎들이 다 떨어졌다고 아쉬워 할 때 또다른 꽃들이 피기 시작하듯,

생활이 단조로운 사람들에게 이 책 권하고 싶다.

당신의 삶과 생활이 날씨처럼 매일 다를 거라고, 파이팅하라고.

또는 날씨에 대해 궁금하고

절기에 맞춰 기온의 변화에 놀라워하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 슥 추천하면 좋을 듯.


#놀라운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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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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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내내 이 '겨울이불' 그림책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었다.

표지만 봤을 때는

장농에 쌓여있는 이불이 아랫목에 깔려지면서 뭔가 따뜻한 가족들과의 이야기겠구나 생각했었다.

어제 오늘 비가 내려 겨울내내 밀린 이불 빨래를 하면서 이 책을 본다.

 

이 책은 아이가 학교 끝나고나서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엄마가 데리러 오기 전까지의 일을 그린 내용이다.

 

눈이 오는 어느 겨울날,

아이가 학교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도착한다.

양말이 젖었는지 양말을 벗으며 방에 들어오는데 방바닥은 벌써 뜨겁다.

두꺼운 옷을 훌훌 벗고 내복차림으로 방바닥에 깔려있는 두까운 솜이불을 들추고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도입이다.

근데 다음 장을 넘기면서 빵 터졌다.

"왔어?"

싸우나 주인 하얀곰의 이 한마디에 왜 웃음이 터졌을까?

아이는 또 언제나 그렇듯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네요?

아랫목과 두꺼운 솜이불 사이에는 다름아닌 싸우나가 있었던 것이다.

, 개구리, 오소리 등 크고 작은 동물들이 다들 편하게 누워 자고 있는 가운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아이를 맞아준다.

할머니 할아버지 가장자리엔 하얀 동그란 물체가 있는데...

뭐지? 뭐지? 혹시 이불 속에 그거?

밥그릇?

 

오빠랑 이불 위에서 놀다가 밥그릇을 밟아 이불 속에서 밥이 뭉개져버렸던 기억...

할머니에게 엄청 야단맞았던 기억이 아슴프레 났다.

 

아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식혜드시는 모습을 보고 식혜먹고싶다고 말한다.

'그래, 곰한테 달걀도 받아 와.'라는 할머니의 말에

아이는 싸우나 카운터에 가서 말한다.

"곰엉덩이 달걀 네 개랑 얼음할머니 식혜 한 통 주세요."

 

 

곰엉덩이 달걀?, 얼음할머니 식혜?

왜 그렇게 부를까?

페이지를 넘기며 또 빵 터지게 되었다.

계란 골목골목을 지나며 다니는 계란 아저씨.

... ㅎㅎㅎㅎㅎ

내가 그런 아저씨의 계란을 사러 나가곤 했는데....

실례실례실례합니다~~~ 실례실례하~세요♬♪~ 등등

이야기를 다 쓰고 싶지만 궁금한 분은 책을 통해서 확인하길 바란다.

 

<겨울 이불>

책 이름만큼 포근하고 무척 다정한 책이다.

아이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는 내용은 어른들의 추억들이지만

 

상상속의 셰계로 표현하는 안녕달님의 기발함은 정말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같은 환경에 솜이불을 아랫목에 까는 집들이 있을까?

아니 보일러 잘되는 환경에 아랫목이 있을까?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아랫목이라는 단어와

몸이 꼼짝 못할 정도로 무겁게 누르던 솜이불은 아이들은 이해할까?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들에게 따스한 추억과 기억을 소환하게 해주는 선물이 아닐까?

 

갑자기 나이가 들어 고독해졌다고 느껴질 때

아이들이 다 커서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아이들이 엄마 어릴적 이야기를 해달라고 할 때

단조로운 일상이 지루해하는 자녀가 있을 때

그런 느낌이 드는 분께 추천하고 싶다.

 

#오늘의그림책 #겨울이불 #안녕달 #창비 #한국그림책 #가족사랑 #공간 #상상 #안녕달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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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이것 좀 하고요 우리 친구 알폰스 2
구닐라 베리스트룀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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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알폰스.

인별에서 자주 봤지만 알폰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겨울 내내 이사짐 싸고 이사하고 이사짐 풀고

정신없는 상황에서 저 알폰스의 표정만 보면 그날 힘듦이 사르르...

이유가 뭘까?

알폰스의 표정이 왜 좋았을까?

 

이 책은 알폰스가 학교 갈 준비를 하는 아침의 모습을 표현한 책이다.

누구나 아침이 되면 분주하겠지만 나의 알폰스의 아침은 어떨까?

표지에 저 엉킨 저 하얀실 같은건 뭘까?

그렇게 궁금함을 꽤 오래가진 후 오늘에서야 알 수 있었다.

 

알폰스는 아침 6시에 일어난다.

아빠는 아침을 준비하며 계속 알폰스를 늦지않게 하기 위한 채근을 한다.

"학교 갈 준비 다 했니?"

"알폰스 다 입었니?'

"알폰스 빨리 와라, 늦겠다."

 

알폰스는 스웨터를 입기 위해 의자에 걸쳐진 옷을 집어 올리다

리자(인형)의 옷이 보여 리자에게 옷을 입힌다.

"네 잠깐만요......"

리자를 장난감 수납장에 올려놓다 눈에 띈 메르세데스 자동차 바퀴,

알폰스는 자동차에 바퀴를 맞춰 끼어 놓는다.

벽에 걸린 시계 바늘은 63,

620,

630,

645,

648

그렇게 7시까지 계속해서 연결되는 '잠깐만요'의 릴레이.

 

드뎌 아빠와 식탁에 앉은 알폰스.

저 식탁의 오트밀, 우유, 크렌베리가 알폰스에게는 뭘로 보일까?

이 아침 식사에서 난 머리가 환해졌다.

상상의 힘.

반가웠다.

나와 너무 닮은 알폰스.

그래 왠지 너가 끌렸었어.

샌드위치로 지층을 수업했던 오래전의 기억이 스치면서

음식으로 장난치지말라던 주변의 만류를 뒤로하고 늘 음식을 가지고 이 궁리 저 궁리.

 

알폰스가 '잠깐만요'만 하지않는다는 걸 알폰스는 보여줍니다.

준비를 다하고 아빠를 기다리네요.

아빠는 어디에서 뭘하고 있을까요?

 

이 책을 보면서 마음이 참 포근하고 다정해졌다.

알폰스의 저 천진난만한 표정이 좋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이 책을 보면

날 닮은것 같지않은데 나랑 똑같은 딸이 생각나고

역시 안닮은것 같은 나의 엄마도 생각이 난다.

 

내가 왜그렇게 이 알폰스가 좋았을까를 생각해보니

내게도 저런 표정이 있었다는 걸...

앨범 속에 나를 닮은 코코가 그렇다는 걸... 생각하게 해 준 책.

 

이 책은 대상이 1-2학년이지만

상대를 잘 이해하지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객관화하지못하는 사람에게,

다가올 5월 자녀와 부모님께 선물하면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우리친구알폰스

#알폰스

#구닐라베리스트룀

#김경연

#알폰스오베리

@dabom_books

#다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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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니? 비룡소 창작그림책 76
노혜진 지음, 노혜영 그림 / 비룡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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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이 내게 온지 시간이 좀 많이 흘렀다.

그림책 보기를 계속 미룰 수 밖에 없었던 내 현실, 이제서야 이 그림책을 가슴에 안으며 찬찬히 본다.

처음에 내 눈길을 끌었던 이 그림.
왼쪽은 치마밑 하얀 고무신,
오른쪽은 몸빼 아래 고무 씨레빠(슬리퍼).
정사각형의 구성도 좋고 짧은 글도 좋았다.

이 책은
일제통치에서 벗어난 해방과 6.25 한국 전쟁을 거쳐
아껴 살수 밖에 없었던 그 가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두 할머니의 이야기다.
시대적인 아픔과 힘든 역경을 모노톤의 그림으로 잔잔하게 풀어냈는데, 이야기의 연결도 구성도 무척 애잔하면서도 아름답다.
누가 이렇게 구성했을까... 작가를 살펴봤더니 노혜진, 노혜영 두 자매 작가란다.

이제서야 알게된 지난 북토크(2022.12.22)와 지난 전시회(2022.2.24-6.26)가 아쉬울 정도다.
'꼬맹이언니' 블로그에서 이 전시가 있었다는걸 뒤늦게나마 살펴봤다.
이야기는 친할머니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
.
.
아버지를 많이 닮은 정자는
아버지가 일을 나가시기 전 아버지의 모자를 안고 툇마루에서 기다린다.
아버지 따라 나간 海州한약방은 정자의 놀이터가 되곤했다.
아버지의 가슴만큼 키가 크면 자전거 타고 배달 갈 마음도 먹었고
약초냄새만큼이나 차분한 책의 글자 냄새도 좋아해
글을 읽으면 아버지께 칭찬도 받았던 정자는 나름 꿈이 있었다. ​

그러나 사나운 바람이 불어와
정자는 시집을 가야했고 꿈도 이룰 수가 없었다.
자식을 두번이나 잃고 한 아이를 얻고 그리고 해방, 아이가 5살이 되면 아버지 뵈러 가겠다던 약속은 피붙이 전쟁으로 또 지키지를 못한 채...
그렇게 힘든 여러 일을 거쳐 억척스럽게 살았는데 남편을 잃고,
구비구비 많은 그 사연을 견뎌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라오.
그대는 어떠 합니까?

그대인 외할머니 월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도 그랬습니다.
'월순' 이란 이름으로 자라 혼인하고 아이를 낳고, 그저 아이들 입에 먹을 것이 있으면 마냥 기뻤어요.
월순은 1969년 남편을 잃었다고,
울 새도 없이 마지막 상을 정성껏 차렸다고,
고마운 사람들 덕에 슬픔에 지지 않았다고 이어간다.
남편 대신 다섯 아이가 내곁에 남아 웃을 수 있었고, 아이들을 위해 부엌을 지키며 늘 아이들 맞이로 바빴던 월순.

세월은 흘러 외할머니 월순은 딸의 아기를 보러 먼 길을 나선다.

그렇게 두 할머니는 서로 마주한다.

.

.

.

이 두 할머니의 삶을 보며
자연스럽게 나의 외할머니와 친할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월 대보름이 가까워지면
호두, 땅콩, 오곡들을 보내시면서 부럼 까먹으라는 붓글씨 편지를 함께 보냈던 외할머니,
글을 쓰는건 본 적이 없지만 손주들인 우리들을 잘 거둬 먹이고 키우던 친할머니.
집안의 차이겠지만 근엄하고 박식했던 외할머니와 음식 잘 하시고 잘 웃으셨던 친할머니의 고운 미소 속에
이만큼 세월이 흘러 그 그리움을 더듬는 내가 있다.

돌아가신 엄마와 요양원에 계시는 시어머니의 삶도 그렇게 고단하고 힘들었었어. 그치만 꿋꿋하게 살아내셨기에 오늘의 나와 남편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 시대의 어머니를 조용히 생각해보게 하는,
인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그 삶 속에 여성의 고된 삶들이 강인함과 아름다움으로 잘 녹여져 있는 책이다.

삶이 고단하지만 위로받고싶은 사람,
부모에게 상처를 받아 부모의 삶을 인정하고싶지않은 사람,
감사하지만 자주 못뵈는 현실 자식들에게 이 책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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