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원두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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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는 국명 시리즈 중 여덟 번째 작품으로 1934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우표 및 보석 수집가인 도널드 커크의 사무실에서 신원 불명의 남자가 둔기에 머리를 맞아 숨진 채 발견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죽은 남자의 옷은 물론 사무실의 모든 집기들이 거꾸로 뒤집혀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장은 안쪽에서 빗장이 질러진, 이른바 밀실 살인이죠.
사건의 조사에 나선 엘러리 퀸은 커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살펴보다가, 결국 이 사건이 중국산 진귀한 우표를 둘러싸고 일어났음을 알아차립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고 왜 방 안에 있는 집기까지 모두 뒤집어 놓았을까요? 그리고 엘러리 퀸은 현장에 남아 있던 오렌지에서 무슨 단서를 알아낸 걸까요?

엘러리 퀸 특유의 논리와 트릭은 이번 작품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여러 복잡한 사연이 소개되지만 결국 살인 사건의 답은 하나뿐이고, 엘러리 퀸은 멋지게 그 답을 찾아냅니다. 국명 시리즈 하나하나는 전부 버릴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엘러리 퀸의 재능이 부러울 뿐입니다.
참, 작품 본문이 끝난 다음에 있는, 프랜시스 네빈과의 가상인터뷰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프랜시스 네빈은 엘러리 퀸 전문 평론가입니다.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도 이제는 한 작품 <스페인 곶 미스터리>만 남았습니다. 그 작품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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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 쌍둥이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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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 쌍둥이, 1933년 발표된 작품으로서 엘러리 퀸 국명 시리즈 중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입니다. 다 읽고 나니 왜 이 정도의 작품이 이제야 소개되었는지 안타까울 정도더군요.

 샴 쌍둥이란 아시겠지만 몸의 일부가 붙은 채 태어난 쌍둥이입니다. 오늘날도 샴 쌍둥이를 한 명으로 보아야 할지, 두 명으로 보아야 할지 논란이 일고 있지요(솔로몬은 재판에서 한 사람이라고 판결을 내린 적이 있지만요).

 

 캐나다에서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퀸 부자는 차를 몰고 가다가 산길에서 굉장히 큰 산불을 만나게 됩니다. 산불을 피하던 이들은 어느 저택으로 피신한 뒤 운 좋게 하룻밤 묵지요. 그 분위기 이상한 저택에는 그리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룻밤 지난 후, 저택 서재에서 집 주인인 사비에르 박사는 손에 반으로 찢어진 스페이드 6카드를 쥔 채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퀸 경감은 서둘러 사람들을 모아서 수사를 진행해 나가다가 사비에르 박사가 그 저택에서 비밀리에 동물 실험을 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그 이유는 그 집의 손님 중 하나인 샴 쌍둥이인 소년들을 분리 수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엘러리 퀸은 수사 중 찢어진 카드에 담긴 메시지를 눈치채고, 또한 그 집에서 최근 계속 반지가 없어지는 사건이 있음에 주목하여 사건을 해결합니다. 그러나 산불은 점점 심해지기만 하죠.

 

 이 작품은 국명 시리즈 중 가장 이색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벨리 경사 등 경찰관들이 등장하지 않으며 국명 시리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독자에의 도전’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엘러리 퀸 작품 중 드문 ‘클로즈드 서클’테마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점이 전혀 아쉽지 않으며 이 작품의 완성도는 정말 대단합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되다가 다잉 메시지와 관련된 사건 해결, 그리고 마지막 반전은 역시 엘러리 퀸이구나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아쉬운 점은 샴 쌍둥이나 박사의 실험과 관련된 정보가 조금 적었다는 점입니다. 반 다인의 파일로 밴스 시리즈처럼 장황한 설명이 이어질 필요까지는 없지만 좀 더 많은 정보가 있었다면 유익했을 텐데요.

 이 작품을 읽게 되어 정말 기쁘고 엘러리 퀸은 역시 추리소설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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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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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이름을 들어 본 시인 이상(1910~1937), 그가 원래 건축 기사 겸 수학자였는데 1933년 건강 문제로 건축 기사직을 버리고 기생 금홍이와 함께 종로에서 다방을 차렸지만 거의 백수나 다름없이 지내다가 1936년에 일본으로 건너갔고 1937년 건강이 악화되어 요절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8세까지밖에 살지 못했으나 그 난해한 시, 건축 기사 출신이라는 업적, 그 재능에도 불구하고 폐인이나 다름없이 살았던 이상, 그의 인생에서 착안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이상은 왜> 등등이 그 예죠.

 

 이 작품은 그러한 이상을 ‘탐정’으로서 소개하였습니다. 이상이 문인협회 중 하나인 구인회에 가입한 뒤 구보 박태원의 소설에 삽화를 그려 주는 등 친하게 지냈음에서 착안하여, 이상을 홈즈, 구보 박태원을 왓슨으로 하여 이들이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 구보가 화자는 아니지만요.

<사슬에서 풀려난 프로메테우스>는 홈즈와 왓슨의 만남처럼 구보와 이상의 첫 만남이 소개됩니다. 선배 작가 염상섭은 이상과 구보에게 창경궁에서 일어난 여인 변사 사건수사에 도움을 주면 정식으로 구인회 회원으로 받아주겠다고 합니다. 이상은 홈즈처럼 여러 단서를 찾아내어 범인을 잡아냅니다.

<류 다마치 자작과 심령사진>은 이상과 구보가 심령사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심령술사를 자처하는 류 다마치 자작을 찾아서 심령사진의 비밀을 밝혀냅니다.

<간송 전형필의 의뢰>는 우리 문화재 지킴이이자 현 간송미술관의 설립자인 간송 전형필이 그림 문제로 이상을 찾아오며 일어나는 일입니다.

<여가수의 비밀>은 유명한 가수 오송화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이상은 구보에게도 의뢰인을 밝히지 않고 사건 진상 조사에 나갑니다.

<그녀는 살아 있다>, 이상이 결혼 사기단 사건을 조사하다가 레이디 황이라는 여인을 만나고, 그녀를 돕게 됩니다.

<나비 박사>,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의 나비를 연구한 학자 석주명이 이상을 찾아와 자신이 어렸을 적에 채집했던 나비 표본이 도난당한 사건을 의뢰합니다. 이상과 구보는 그 나비 표본에 중요한 암호 메시지가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지요.

<이상의 데스마스크> 구보는 이상의 사망 소식에 놀라 일본까지 찾아가서 이상의 행적을 추적해 나갑니다. 이상의 데스마스크(죽은 사람의 얼굴에 직접 대고 뜬 가면)을 구하게 된 구보는 류 자작의 흉계가 모든 사건의 뒤에 있음을 느끼게 되고 조사를 계속합니다.

 

 이상과 구보 외에도 실제 인물인 염상섭, 김유정, 전형필 등의 대거 등장과 탐정 역의 이상, 이상의 불가사의한 죽음을 재구성했다는 점이 이 작품의 장점입니다. 또한 각 단편마다 1930년대의 경성에 대한 상세한 조사 및 묘사가 눈에 보이는 듯하며 실제로 이 일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주 재미있는 작품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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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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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으로서 올해 가장 주목받는 장르문학 작품 중 하나인 <제노사이드>입니다. ‘제노사이드’(Genocide)란 말 그대로 대량 학살, 다른 종족에 대한 학살을 의미하지요.

 

 이 이야기는 복잡합니다. 일본인 대학원생, 미국 출신의 용병, 미국의 천재 과학자 등 세 명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나가죠. 미국 출신 용병인 그레고리 예거는 희귀병에 걸린 아들이 한 달 안으로 죽을 운명이란 걸 알지만 아들을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용병대의 리더가 되어 아프리카로 향합니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부시맨 부족의 한 무리를 몰살하고 이들과 함께 있는 인류학자, 그리고 ‘본 적 없는 동물’을 없애는 일이죠.

 한편, 막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고가 겐토는 아버지가 뭔가 심상치 않은 연구를 하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연구를 계속 이어 갑니다. 그리고 그 연구가 신약 개발이었지만 그 다음부터 겐토 자신은 이상한 무리들에게 쫓기게 됩니다.

 예거는 목표 지점까지 가지만 그 피그미 부족 안에서 인간보다 더욱 진화한, 보통 인간을 훨씬 뛰어넘는 지능을 가진 3살짜리 아이를 발견하고, 자신들의 의뢰주가 그 진화한 인간을 없앤 뒤 자신들마저도 죽일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기로 합니다.

 

 플롯을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그 내용은 전혀 간단하지 않습니다. 장르로 분류하면 SF 스릴러라고 하지만 이 안에 담아낸 내용은 매우 방대합니다. 세계 각국의 분쟁, 신약, 진화에 대한 작가의 치밀한 조사와 철학이 돋보이는 작품이지요. 특히 예거의 마지막 비행기 추격전은 압권입니다.

 그 외, 다카노 가즈아키는 인간의 야만성을 작품 전체를 통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난징 대학살 등의 언급도 있지만 수많은 제노사이드가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으며, 예거 일행이 아프리카를 탈출하는 동안 적군이라고 하기도 싫은 적군과 싸우는 대목은 박진감보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졌습니다. 아프리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그 희생양이 되는 어린아이들, 생필품보다 총기가 더 많은 마을 등등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겐토의 일이 매우 힘들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겐토 쪽 이야기는 긴박감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믿지 못하는 겐토가 한국인 파트너 정훈은 금세 믿는다는 점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올해 가장 주목받을 만한 작품입니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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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 요시키 형사 시리즈 1
시마다 소지 지음, 이연승 옮김 / 해문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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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다 소지가 만든 두 명의 탐정 캐릭터가 있습니다. 하나는 천재형으로, 치밀한 논리와 해박한 지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고 다른 하나는 끈질긴 수사를 통하여 사건의 전모를 알아내는 탐정이죠. 전자는 점성술사인 미타라이 기요시, 후자는 요시키 다케시 형사임을 시마다의 팬이라면 다들 아실 겁니다. 요시키가 등장하는 작품은 아직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가 전부인데 이 작품이 소개되니 반가운 소식이군요.

 

 남의 집을 망원경으로 훔쳐보기를 좋아하던 어느 남자가 어느 날 한 여인이 욕조에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됩니다.

 요시키 형사는 현장에 출동하지만 누군가가 그녀의 얼굴 가죽을 벗겨 갔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과연 누가 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 하는 의문을 안고 수사를 진행해 나갑니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이상한 일은, 그녀가 죽었으리라 짐작되는 시간에 그녀는 침대특급 ‘하야부사’호에서 사진에 찍히기까지 했다는 점입니다. 요시키 형사는 용의자가 아닌 피해자의 알리바이를 깨야 하는 셈이 된 거죠. 그리고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사건 관계자가 한 명 더 살해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과연 진상은 어떻게 될까요.

 

 시마다 소지의 작품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나가는 요시키 형사의 활약이 잘 표현되어 있고 피해자의 과거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녀의 불행한 사연도 볼 수 있습니다.

 요시키 시리즈도 계속 내 줄 예정이라 생각되니 시마다 소지에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놓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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