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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고 말았다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보내온 두 편의 시각 기록물
노라 크루크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3년 11월
평점 :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며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쟁은 2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입니다.
이 책은 전쟁이 시작된 후, 작가 노라 크루크가 각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지인에게 연락해 안부를 물었던 것이 단초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미디어에서 접하는 전쟁이 아니라, 그 전쟁 속에서 실제 삶을 살아내는 개인들의 사적인 발화가 오히려 전쟁의 끔직함을 이해하는 정서적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지인 작가K와 러시아 지인 예술가D의 허락을 받고 꾸준히 주고 받은 문자 메세지의 내용을 다듬고 그림을 넣어 만들어진 책이에요. (본 책의 '들어가며'에서 언급)
이 작가는 <나는 독일인입니다>의 저자로 이미 굉장히 유명해요. 어쩌면 전범 국가였던 독일에서 태어난 사람이기에 이 전쟁의 양 측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 를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이 책 읽을 때, 아예 구글 지도를 켜놓고 찾아가며 봤어요.
유럽은 생각보다 더 다양한 나라가, 아주 가깝게 붙어 있더라구요.

그리고... 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고 잔인한지 더 시각적으로 확 다가왔어요.
소제목 표제지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거리 모습이 담긴 엽서예요.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에 찾아온 비극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 책은 같은 시간대 속의 우크라이나 기자K의 이야기가 오른쪽, 러시아 예술가D의 이야기가 왼쪽에서 펼쳐집니다. 이 두 사람의 국적의 차이, 직업의 차이, 살아온 환경의 차이도 있기에, 같은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대응 방식이 인상깊었습니다.
공격을 당하고 있는 나라와 공격을 하는 나라의 온도는 현저히 다릅니다. 하지만 공격을 하는 나라의 사람이라고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부끄러움, 죄책감, 무력감에 시달리는 것은 공격을 자행한 나라의 국민이었습니다.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보복의 보복의 보복의 보복... 그 피해는 전부 민간인들에게 돌아가는 듯 해요.
그 어떤 상식도, 인류애도 적용되지 않는 사건이 바로 전쟁인 듯 합니다.


결국 지속되는 전쟁은 일상을 바꾸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 혐오의 씨앗까지 심습니다.
최근 이 전쟁에서 북한 미사일까지 동원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어쩐지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싸우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