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 호수 - 2023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 Dear 그림책
조원희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의 강렬하고 풍만한 컬러감의 뚱보 아줌마와,
언코티드 방식의 표지는 따뜻하고 부드러워,
독자의 눈길과 손길을 모두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 내내, 고요한 호수의 적막과 살랑이는 바람소리, 작은 동물들의 움직임이 내 귓가에, 손끝에 와닿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오래전 방문했던, 로키산맥의 한 호수가 생각났다. 이미 봄이 오고도 남았을 시기였지만, 깊은 숲속의 호수는 춥고, 너무나 조용했다. 바스락거리는 내 발자국 소리가 미안할 정도로…

사람과 동물과 호수와 숲이 모두 하나로 이어지며,
남자인지 여자인지, 포식자인지 피식자인지의 구분없이 어우러지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그 모든 어우러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
.
.
사랑이다.

* 사계절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sakyejul_picturebook @sakyejulkid @sakyeju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꿈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인생그림책 16
고정순 글.그림, 권정생 편지 / 길벗어린이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권정생 작가님이 1988년 5월 15일에 쓰신 편지가 모티브가 되어 만들어진 그림책이다. 이 편지는 잊혀져있다가, 2021년 5월 17일 권정생 작가 14기 추모식에서 공개되었다고 한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권정생 작가는 동경에서 태어나 해방된 이듬해인 1946년에 우리나라에 왔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강아지똥>과 <몽실언니>가 아닐까 싶다. 권정생 작가의 주인공들은 강아지똥, 지렁이, 거지 할머니, 장님 등 대부분 소외받은 인물이다. 이렇게 여러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버림받고 따돌림 당해 온 모든 것들에게 따스한 시선를 보내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또한, 고정순 작가 역시,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고민하며 그림책을 만든다고 소개한다. 내가 아는 작품으로는 <옥춘당>,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정도인데, 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쓰고 그렸다. 그리고 이 작가님도, 잊혀져가는 상처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위로가 묻어나는 작품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권정생 작가가 남긴 이 편지를…
고정순 작가가 그릴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싶었다.

책에서 아이는 꼭 “아빠아~!”하고 부른다. 사랑과 애정과 애교와 귀여움이 잔뜩 담긴 그 목소리가, 정말 내 귓가에 울리는 듯 하다.

그러면서 아이는 빨리 아빠처럼 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나무처럼 쑥쑥! 꽃처럼 활짝!”

이유는 비밀이다. 아이의 아빠에 대한 사랑이 이 책 한가득 묻어나온다.

“아빠아~!”
“아빠아~!”

그냥 아빠만 부르는데도,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권정생 작가는 편지에서 말한다. 5•18 민주화 운동이 터진지 8년이 지나서야,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았다고.
당시 신문에 실린,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안고 있는 저 어린 아이(바로, 조천호 군)를 보고서야,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깨닫고, 그 아이에게 편지를 남긴 것이었다.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과거는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지우려하는 순간, 잊으려 하는 순간.
비극적인 역사는 다시 되풀이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정말 우리는 몰랐다고 말해도 될까” - 권정생 작가의 편지 중

꼭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책들을 아이들과, 또 어른들과도 나누어야 한다. 어쩔 땐, 모르는 것이 죄가 되고, 모르는 것이 비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순 작가의 수채화가 번진 듯이 담담하게 슥슥 그려진 그림과 순수한 아이의 말들은, 아름다우면서도 너무나 슬프다. 그러면서도 위로해주고, 보듬어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이, 편지가, 고정순 작가님을 꿈에서까지 따라간 이유를 이제는 알겠다.

* 고정순 작가님의 인터뷰도 함께 보면 좋을 듯 하다.
https://youtu.be/E4CU5jO0WnA


이 책은 길벗어린이 서포터즈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1마리 달마시안 디즈니 로얄 클래식
릴리 머레이 지음, 한소영 옮김 / 반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뚜둥!

택배 포장을 벗기고 내 손에 책이 잡히자마자, 나도 모르게 나온 한마디.

"ㅁㅊ..!"

천으로 된 겉표지라니...!!!!!!!!!!!!!!

게다가 적박 음각으로 고급짐을 더했다!!!!


이 고급지고 클래식한 느낌에 우선 그냥 이 책은 소장용이다 싶었어요.

그래도 예의상 풀샷. (그래도 꼭 만져보셔야 이 감동이 전해질 듯 합니다!!)


'101마리의 달마시안'은 도디 스미스의 '101마리 개들의 대행진'을 원작으로 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17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예요. 1961년 개봉 당시, 전작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흥행 실패로 대위기에 빠진 디즈니 애니매이션의 숨통을 틔워준 작품이라고 해요. 360만 달러의 비교적 적은 예산을 들여 만들어, 북미에서 57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후 재개봉 및 해외 흥행까지 2억 1500만 달러나 벌어들였다고 해요. 하지만 정작 월트 디즈니 본인은 이 그림체를 매우 싫어했다고 합니다. (기존 디즈니 그림체들을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당시 미술 감독이었던 켄 엔더슨의 말에 따르면, 월트 디즈니는 사망하기 2주 전에서야 마침내 자신을 용서했다고 하네요. (출처:나무위키) 이 켄 엔더슨도 이 책 마지막 참여한 사람들 목록에 등장해요!

사실 저도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릴 때 크루엘라가 무섭고 싫어서 이 애니메이션을 안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이 책의 서문을 쓴 제프 깁슨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공동 제작 디자이너라고 해요. 2013년 '겨울왕국' 제작부터 참여했다고 하니, 이 분도 어린 시절을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같이 보냈겠구나 싶더라구요.


내용은 누구나 다 아시니 패스할게요. 책을 읽으면, 오래 전 보았던 애니메이션이 아마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실 거예요. 이 책에서 재미있는 것은,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 당시, 제작비 절감을 위해 처음 시도되었던, 제록스 포토그래피 기법이었어요. 이는 아래 그림처럼 넓고 편평한 채색 부위를 활용해 배경을 제작하고, 그 위에 겹친 셀에 검정색 선으로 디테일을 복사하듯 묘사하는 방법이라고 해요. (아래 참고)


그리고 애증의 크루엘라.


최근엔 아예 크루엘라가 주인공인 영화까지 개봉되었었죠. 

이렇게 기존 캐릭터를 재해석하여 스토리를 부여하는, 월트 디즈니..!

그래도 이제는 더이상 사람들이 예쁘기만 하고, 아무 능력없는 공주가 왕자에 의해 구출되는 이야기는 관심이 없으니...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참 이 '101마리 달마시안'이야기가 어떻게 그 당시 디즈니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 그 당시 제작자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사실 애니메이션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기대하신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하지만 당시 드로잉이나, 제작 기법, 콘셉트 아트를 감상하시고 싶다면! 그리고 이 책을 만져보는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꼭 사서 보세요!! ㅎㅎㅎ


- 이 서평은 BARN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러스트레이터 에런의 첫 번째 이야기 바람그림책 123
안드레아 비티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혜진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이 책은 시리즈임을 밝혀둡니다. 

(사실 저는 몰랐습니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아직 미처 못읽었지요. 총 4권의 책이 앞서 나왔고, 모두 2학년 같은 학급 친구들 각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나머지 4권도 매우 읽고싶어지실 거예요.)


제가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저희 아이와 같은 2학년 아이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지요.


유아기 아이를 키울 때는, 초등학생이면 참 큰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친 아이들도 많아 보였구요. 그런데 막상, 내 아이가 2학년이 되어보니.. 여전히 참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이더라구요.

아직 세상의 풍파도 모르고, 오히려 조근조근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는데.. 그것이 그렇게 감동적입니다.


요 또래 아이들 키우시는 분들은 많이 당해(?)보셨으리라 믿는데...

팩트폭격 장난 아니게 합니다. 아이들은 입에 발린 말을 할 줄 모르죠.

눈에 보이는대로,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대로 말합니다.

그래서 더 귀염지고, 똘망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쳤습니다.


우선 너무나 아름다운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이 때 느낀 아름다움은 표면적인 것이었어요. 이 그림의 의미를 몰랐으니까요.

아마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다시 표지를 보면, 느낌이 다르실거예요.


에런은 '난독증'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글자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지요.

저는 난독증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에런의 그 마음은 너무나 잘 알 것 같았어요.


우리도 그럴 때 있지 않았나요?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았던 일들.

그 일들이 나를 얼마나 주눅들게 하였고, 얼마나 지치게 하였으며,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였는지...


그래서 이 대목이 참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러고는 신발에 돌덩이라도 넣은 듯

발을 질질 끌며 학교로 갔어요.

배 속이 배배 꼬이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어요.

에런은 언제쯤 자기 차례가 올지 잔뜩 겁에 질린 채로 기다렸어요.


어른인 저도, 회상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는데...

저 2학년 아이에게는 얼마나 더 큰 고통이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말이죠...


에런은.. 너무나 대견한 아이였어요.

이 장면에서 진짜 폭풍 눈물이...


에런은 날아올라요.


나만의 방식으로 우뚝 서서 온 세상에 나를 보여주는 거예요.

어둠을 몰아내는 힘찬 불꽃이 작은 불씨에서 자라나듯,

가장 여린 영혼에서도 희망은 피어나요.

에런의 그림은 확실히 뭔가 달랐어요.

스스로 길을 찾았고,

에런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도록 도와주었어요.


오늘은 장애인의 날이죠.

저는 그런데 왜 장애인의 날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이 이름이 장애/비장애라는 선을 긋는 느낌이라서요..

장애라는 것이, 꼭 어떤 연민의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나름의 방식으로 이 삶을 영유하는 것은, 어떠한 사람이든 생물이든 모두 동등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육체적인 어려움을 가졌든, 정신적인 어려움을 가졌든,

누구에게나 삶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은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데..

왜 누구는 '장애인'이라는 지칭을 받아야하는지...


우리가 그저 조금더 친절하고, 조금더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것이 누구에게든 말이예요)

그러면 조금은 더, 에런의 이야기처럼 아름다운 이야기가 생겨나지 않을까요?



※ 이 글은 천개의 바람 출판사에서 해당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고 푸른 점 밝은미래 그림책 53
지노 스워더 지음, 최정선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 속, 자그마한 소녀가 소중히 받쳐들고 있는 지구.

연필로 슥슥 그려진 소녀의 표정이 마치,

"지구는 이렇게 소중해요!" 라고 하는 듯 합니다.



지구에 온 걸 환영해

이렇게 멋진 인삿말이라니!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인사였어요.

이 귀여운 단발머리 꼬마는 자신의 동생에게 지구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뭘 안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런데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맞아 맞아'하며, 동생모드로 경청하게 됩니다.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아이의 표정과 손짓을 바라보다 보면, 정말 이 아이가 사랑스럽게 말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


그리고 아이는 또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모두 이 작고 푸른 점을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지구 관리인'이라구요.


가끔씩 우리는 '다른 생명'을 잊고 삽니다. 사실 이 지구는 나 이외의, 수많은 사람과 동물, 식물, 박테리아, 곤충 등 어마어마한 생명이 숨쉬며 살아가는 곳이며.. 어쩌면 우주에서 하나 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소중한 작고 푸른 점인데 말입니다.

여러분은, '지구 관리인'으로 잘 활동하고 계신가요 ?

미래의 '지구 관리인'들과도, 이 곳이 얼마나 소중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곳인지...

이 책으로 함께 느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성실히 작성하였습니다.


너는 새롭게 시작하는 탐험가고,
새롭게 꿈꾸는 사람이고,
이 작고 푸른 점을 돌볼 새로운 관리인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