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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공감의 두 얼굴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 두행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6월
평점 :
사이코패스는 항상 많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합니다.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의 가장큰 특징이 공감능력이 떨어지는것을 꼽습니다. 공감능력을 올리는것이 좀더 인간적인 사람에 되는 것으로 모두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공감의 두 얼굴>은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간다움의 끝판왕인 '공감'에 대해 안티를 시도합니다. 사디스트, 스토커, 흡혈귀같은 인간도 공감이라는 감정에서 파생되어 생기는 현상임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일반적인 '공간'에 대한 시선과 다른가는 누구나 느끼는 거부감일겁니다. 당연히 저자도 자신이 공감에 대해 이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일반인들이 낯설게 여길거라는걸 너무도 잘압니다. '공감'이 인간의 중요한 특성이기는 하지만 일방적인 공감에 대한 시각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줍니다. 공감에 대해 객관적 시각이 필요합니다.
저자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는 독일에서 대학을 졸업한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석박사를 했습니다. 현재는 미국에서 독일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이 책은 2017년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합니다. 나름 쉽지 않는 이러한 인문철학서적이 독일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점이 독일의 지적위상을 '공감'케합니다. 지성의 보편성의 정도가 국각의 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서양철학에서 '나'라는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근대철학시대에 오면서 '나'라는 존재는 희석되기 시작합니다. '나'를 느끼는 것을 환상이라고 까지 합니다. 이러한 함의속에 '공감'은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것이라서, 나의 존재를 와해시킨다고 합니다. 저자는 공감에 대한 강한 태클로 책의 서두는 시작됩니다.
스톡홀롬증후근이라고 있습니다. 1973년 스웨덴에서 무장강도로 잡힌 인질이 무장강도와 사랑에 빠진 사건에서 유례되었습니다. 공감이 지나쳐 비이상적인심리현상입니다.이는 나를 잃은 상태이고 니체가 말하는 초인과 반대되는 공감하는 인간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이야기는 공감하는 인간은 '자기상실'한 인간이라고 했다고 나르시즈적 개인주의가 무조건 좋다고 논리로 끌고가는건 아닙니다. 공감에 무조건 '선한 의지'로 판단하는 것에 대한 저자의 '공감'도 불분명한 공간이 존재함을 알려주려는 겁니다. 즉 인간에게 '공감'이 있고 없다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기보다는 정말 많고 다양한 공감이 있음을 주장합니다.
저자는 공감에는 3단계구조가 있다고 합니다. 이구조를 통해 공감의 균형을 현상학적으로 형성시킨다고 합니다. 1단계는 공감편향이나 감정이입충동입니다. 인간들은 죽어있는 것 조차도 살아있는 것으로 볼 정도로 감정이입능력이 강합니다. 100년전만해도 온갖 미신과 우화 신화등이 좋은 예일겁니다. 2단계는 공감을 억제하고 통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능이 없다면 1단계에 인간은 매몰되어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아상실'로 나를 잃어버닌 상태가 지속될겁니다. 3단계는 차단을 피하거나 공감을 허용하는 중립화기능입니다. 공감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간과하지 말고 개인적인 차이로 단계별로 다른 모습을 띈다는 걸 알려줍니다.
공감에서 장기간동안 누적되는 관계가 가족, 친구 등입니다. 이를 공감관계라고 합니다. 부모자식사이에 과도한 공감때문에 자식의 주변을 맴돌면서 간섭을 하고 대신 일을 처리해주는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60%까지 존재합니다. 이를 헬리콥터부모라 칭합니다. 그런데 이를 과하다거나 정상적이냐를 따지는 기준은 불명확하다고 합니다. 이를 좋은 관여로 교육으로 보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현상이겠지만 과도한 팬심의 스토커도 헬리콥터부모와 같은 선상으로 봅니다. 스타에게 과도하게 몰입해서 같은 체험을 했다고 느끼게 되면 스타에게 접근하는 범법해위를 하게 됩니다. 헬리콥터부모보다 확실하게 부정적인 면들이 들어납니다. 이러한 강박적 공감은 스타에게 자신이 희생을 치뤘기에 자신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심리에 빠진다는겁니다.
업무를 할때 아이디어생성법으로 디자인씽킹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디자인씽킹의 첫번째 방법은 "공감하기"입니다. 고객들이 불편해 하는 것, 원하는 것을 관찰과 대화를 통해 찾아내는 것이고, 관찰자가 아예 고객과 일체가 되어서 공감하라는 것이 디자인씽킹의 방법론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바로 이 디자인씽킹의 '공감하기'의 철학적 토대를 보는 느낌입니다.
우리사회는 좌우로 갈려서 유래없는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여러 사회적 희생자를 두고도 서로 진영간 공감의 편들기가 극단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이정도가 되면 이것이 도덕적인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진영감 동떨어진 공감이 도덕보다는 세싸움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공감은 이제 양날의 칼인듯합니다. 그리고 책에 전반적으로 인용되는 니체철학을 다른 측면에서 읽을수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