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물 도감인가 싶었다.

부엉이를 좋아하는 아이가 떠올라 눈이 갔다.

묵직한 책의 무게에서 만듦새가 느껴졌다.

100쪽에 촘촘히 담긴 야생동물들의 서사가 처연하다.

세심하고 다정하게 그려낸 그림은

한동안 머무르게 하였다.

동시를 읽듯, 이야기를 읽듯, 읽다 보니,

각각의 야생동물이 곁에 와 속삭이는 듯하다.

어쩐지 미안한 생각이 들어 볕이 잘 드는 곳에

부엉이 친구들과 모아 세워보았다.

야생 동물들의 사연을 읽고, 

사진같이 생생한 세밀화를 천천히 읽고,

눈빛이 깃털 하나 하나가 처연하여,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한참을 맴돌던 마음 책을 덮으려 하였으나, 그냥 두지 않는다.


야생 동물이 사라지는 이유를 또 한번 되짚어 준다.

허투루 만든 책이 아니구나.

가르치려 만든 책이 아나라,

사라지는 아까운 생명들의 마음을 담아

그림이 말을 건넨다. 책이 손을 내민다.

친절하고 다정하게 보여준다.

이토록 아름다운 책

이토록 친절한 세밀화


나는 그림 무식자다. 세밀화라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 하여도, 어찌할수없다.

물끄러미 나를 보던 

동물들의 콧잔등이가 움찔거리며

후다닥~ 튀어 나올 듯 생생하다.


귀한 아이들에게 선물해야겠다.

두고 두고 읽고 품으며

건강하게 귀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좋은 책을 만든 좋은 뜻을 새겼으면 좋겠다.

사진도 글도 재주가 부족해 아쉽다.

오래두고 여럿이 읽어야 옳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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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이상한 덧셈 그림책은 내 친구 67
채인선 지음, 김진화 그림 / 논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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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셈을 단순한 수학의 개념이 아닌
더하기로 풀어냈다.
생각이 더 해지고,
마음이 더 해지고,
알수없는 확률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 책은 활짝 열려있는
빗장이 풀린 사립문 같은 책이다.

새벽 해안길의 안개 같고,
도토리가 숨겨진 상수리 숲의 구멍같다.
무엇이 펼쳐질지 아이들에게
찾아내게 하고 발견하게 하고
깔깔거리게 하며 멈춰서 궁리하게 한다.

이상한 덧셈은
답이 정해진게 아니라
이상하게 말이 되고 터득이 되며 머리 안에
뚜껑이 있다면 뻑! 소리가 나게
열리는 것 같은 책이다.

아이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그림에서 이야기를
밝견하니 칭찬하기 좋다.
거꾸로 읽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펼친 면으로 이야기를 꾸미거나
그림과 글을 읽어주며
놀다보니 시간도둑이 따로 없다.
흥미없던 심드렁한 덧셈이
참 이상하게 매력적으로다가
가슴팍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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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포옹
제롬 뤼예 지음, 명혜권 옮김 / 달그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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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자꾸 말을 건다.
그림책이 자꾸 묻는다.

가슴으로 안아주고 있는지
마음으로 알아주고 있는지
동그라미로 표현되는 가족,
뭐니뭐니 해도 나는
아이가 가장 사랑스럽다.

결혼도, 사랑도, 결혼도, 부모도,
어른들은 자기 멋대로 하더니,
이혼도, 재혼도 또또
자기 멋대로였단거다.

마음 뜨끔한 그림을
어찌 이다지도 둥글고
명쾌하게 가만히 보면
상냥하고 다정하다.
이건 어찌보면 어른들을
타이르며 어르는 것 같다.
잘 살아주세요.
더 좋은 선택을 하셔야 해요.

아이들은 잘하고 있으니까.
아이들은 자라고 있으니까.

이혼과 재혼을
신중하고 사려깊게 궁리하고,
쉽고 간결하게 말하고 있다.
한참을 뚫어져라 보다보면
생각이 머무르게 된다.

먼저 태어나, 더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길라잡이가 되려했던
나를 돌아본다.
편견과 선입견도 그만큼
오지다 지린다 쩐다. ;;;;

좋은 그림책을 만나면
왜 작아질까?
커다란 포옹,
오래두고 다시보고,
나도 포용을 배워
함께 포옹 하는날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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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이야기 속으로 풍덩 이야기 열매
박소명 지음, 신외근 그림 / 하늘우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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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지만 어쩐지 더 아득한 옛날이야기 같다.1970년의 생활과 풍경. 잊혀진 것들 지금은 사라진 문화 속 어린이들이 정겹다. 애향단, 쥐약, 보릿타작, 요강, 서커스와 연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모르는 낱말을 찾아볼수있어 좋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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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얼흥얼 노래하는 고슴도치 이야기 새싹
조소정 지음, 신외근 그림 / 하늘우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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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큰 기대 없이 펼쳐 보았다.
고슴도치들 이름이
고치, 도치, 슴치, 치치라니
귀여운 작명에 흐흐흐~
늦되고 부족한 치치의 여정
노래를 좋아하는 치치가 재능이라기 보다
좋아하는 걸 오롯이 할 기회를
찾으며 성장한다. 그게 재능이었다.
자꾸 하고 싶은거, 해보고 싶게 간지럽히는
그것을 성실히 해내는 것이 재능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도 된다~
라고 얘기 할 수 있나?
딴짓하고 게으른 어른이 될까봐,
좋아하는 게 게임일까봐,
늘 해야 할 일 먼저하고
하고싶은건 나중에~ 라고 말해왔다.

다 잘 할 수 없다는 걸
다 똑같은 능력이 있는건 아니라는 걸
조금 부족하고, 늦어도,
좋아하는 걸 탐색하고 찾아가며
넓고 깊게 향유하는 삶.
생각보다 치치는 멋지고 용감했다.

씩씩하고 기운차게 하고 싶은 것들을,
흥얼거리며 심취해 있기를~
우리 집 치치를 포함한
이 땅의 치치들을 응원한다.
모두가 특별하고 귀하다고,
하고 싶은 걸 다 해도 된다고,
너를 믿고, 너의 귀한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치라고,
마구마구 위로 해 주는 책을 만났다.

많이 모자란 어른인
나에게도 한동안 위안이 되었다.
하찮고 볼품없다 업신 여겼던,
나의 작은 재능에게도
큰 용기가 되었다.
널리널리 읽혀 마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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