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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없이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 수업
오모리 유키코 지음, 강소정 옮김 / 성안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요리도, 베이킹도 '프랑스'라고 하면 고급스러우면서도 복잡하고 화려한
그렇지만 맛도 모양도 화려하고 맛있다라는 느낌부터 떠올리게 되는것 같아요
우리가 티타임을 즐길 때, 과자점에서 사다먹길 즐기는 프랑스디저트
집근처 백화점에는 직접 프랑스에서 만들어온 과자를 판매하는 과자점도 있는데
홈베이킹을 즐겨하다보니 '프랑스 과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어서
가끔씩 들러 가게에서 과자를 구입해서 먹곤 했었어요

고급스러운, 맛있는 대명사 같은 프랑스 디저트
멀게만 느껴졌던 '프랑스 디저트'를 밀가루 없이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궁금하기도 하고 솔깃한 마음에 요 책을 보게 되었어요

요즘은 홈베이킹이 많이 대중화되면서 각양각색의 레시피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
특히 한눈에 참신하다! 괜찮다!! 라는 느낌이 드는 레시피들은
일본인 저자의 책인 경우가 많았던것 같아요
제목부터 인상적인
'밀가루 없이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 수업'
이 책 역시 일본인 저자 오모리 유키코씨의 책으로
책 표지에 보이는 화려한 프랑스 구움과자들이 참 맛있어보여요

요즘 국내에 출시되고 있는 베이킹 서적들이 레시피 갯수는 적고
과정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두께는 두꺼워지는 추세인데
요 책은 두께감이 얇은 편에 속해요

저에게는 낯선 저자 오모리 유키코씨는
이미 쁘띠 풀, 프랑스 과자 도감 등 몇권을 책을 펴낸적이 있구요
불문학과를 졸업해 파리의 요리학교에서 요리, 제과를 배우고
수년에 걸쳐 프랑스 지방을 취재해 프랑스 과자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해요
프랑스 과자,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프랑스 전통 과자를 일본에 보급하려는 모임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니
정말 적극적이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멋진 분이시네요

제가 알고 있는 주변의 유명한 베이커리들도 그렇고
홈베이킹을 전문적으로 하는 많은 분들이 '오리지널' 맛을 구현해내기 위해서
그 지방의 재료, 비슷한 재료를 최대한 구비해서 베이킹을 하려고 하는데요
참 시원시원한 작가분의 결론~~~
프랑스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그곳 과자의 맛과
완전하게 똑같이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
아무래도 온도, 습도, 물, 공기 등등 다양한 요소들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같은 재료를 쓴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맛을 낼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생각하게 된 것이 우리식으로 풀어내 소박하면서도 정감있게 프랑스 과자를 만들어
훨씬 더 맛있고 친근하게 만들어보기 위해 '쌀가루'를 사용해보게 되었다고 해요
한창 홈베이킹에서도 쌀가루를 이용해 베이킹하는 방법이 유행했었는데
단순히 소화나 다이어트, 건강을 돕기 위한 방법으로 각광받은 것이었죠
저도 처음엔 이 책에서 밀가루 대신 다른 가루들을 사용하는 것이 같은 이유인줄 알았는데
제가 생각한 그 이상이라 조금 놀랐어요

귀엽고 다양한 모양의 프랑스 디저트들이 한가득~~
딱 모습을 보고 원하는 디저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완성된 디저트의 모습으로 채워진 목차 페이지가 너무 예뻐요

과자를 만들 때는 '밀가루'를 사용한다는 것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왔는데
물을 넣어 반죽하면 밀가루 성분 중 '글리아딘'과 '글루테닌' 2가지 단백질이 엉키면서
끈기와 탄력이 생겨 글루텐을 만들어내요
이 글루텐의 힘으로 빵, 케이크에 기포가 들어가 빵도 부풀고 씹는맛도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단순히 다이어트나 소화력,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프랑스 과자 대부분은 고유의 특성 때문에 '쌀가루를 사용하면
바삭하고 아삭한 식감, 쫄깃하게 씹는 맛 등 프랑스 디저트 본연의 특징을 잘 살려낸다고 해요
요즘 유행하는 글루텐프리 때문에 쌀가루를 사용한줄 알았는데
동양의 정서에 더 적합하도록, 프랑스 디저트의 식감과 특징을 동양적으로 잘 살릴 수 있도록
'쌀가루'를 사용하게 된 아이디어가 정말 참신했어요

저자가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프랑스 디저트에 대해 박식한만큼
책 두께는 얇지만 무척 많은 갯수의 레시피와
프랑스 디저트에 대한 지식을 쉽게 살펴볼 수 있어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한데요
베이킹하면서 자주 들어봤던 가나슈, 글라사주, 갸토, 머랭, 수플레, 비스퀴 등
다양한 프랑스 과자 용어들도 배워볼 수 있어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나 베이킹에 관심이 많아 여러책을 두루 보고 있는데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구입해도 막상 받아보면 실망하기가 쉬웠는데
너무 낯선,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혹은 구하기 힘든 재료 일색이라
실제로 레시피를 따라서 해보기엔 무리가 많았기 때문이었어요
이 책은 일본에 맞춰진 프랑스 과자 레시피라서 그런지
쌀가루, 콩가루, 옥수수가루, 아몬드가루 등등
국내에서도 구하기 쉬운 재료들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참 반가웠어요

프랑스 과자에 대해 역사적인 배경부터 쉽고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어서
맨 처음에는 어떤 레시피들이 실려있는지 쭈르륵 한번 훑어보고
그 다음에는 요런 설명들을 차근차근 읽어봤는데 어찌나 흥미진진하던지요~~
지금의 프랑스과자가 제대로 형태를 갖춘 것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 후인데
왕후 귀족의 저택이 무너져 갈곳 없어진 과자 장인이랑 초콜릿 다루던 약사가
길거리에서 가게를 열었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고 해요

너무나 익숙하게 만들고, 먹었던 프랑스 전통 과자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그저 모양과 맛만 알고 있었는데요
프랑스 전통 과자들은 다 저마다 독자적인 배경과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가장 만들기 쉽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보니
홈베이킹을 시작하면 누구나 자주 만들어보게되는 '마들렌'
18세기에 공작이 파티를 열었는데 마침 과자장인이 자리를 비우게 되었고
하녀에게 과자를 만들어오도록 했는데 그 과자가 상상 이상으로 맛이 좋았다고 해요
그래서 그 과자에 하녀의 이름을 붙여 '마들렌'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그 후 과자장인이 레시피를 사들여 계속 만들게된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해요
그 외에도 알지 못하고 먹어왔던 프랑스 과자들에 얽힌
재미있는 배경들을 읽어볼 수 있어서
상식도 넓히고 프랑스 디저트들에 대한 애정도 더 생기는 느낌이 들었어요

레시피 페이지는 간단하게 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페이지에는 완성된 과자의 모습이 큼직하게
그리고 다른 한 페이지에 재료와 만드는 과정, 약간의 썸네일과 tip이 적혀있어요

그저 소화에 좋고 밀가루를 먹지 못하는 분들께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쌀가루'의 장점들을 살펴보면 참 많기도 많고 탁월한 효과가 놀라운데요
쌀 가루는 보슬보슬 퍼지기 때문에 체쳐 넣지 않아도 되어서 간편하고
밀가루를 이용하는 경우 글루텐 형성을 위해 3시간 이상 휴지시키는 반죽도
쌀가루, 콩가루를 이용하면 잠시만 휴지시켜도 글루텐이 잘 형성되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해요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인 쌀가루 베이킹~~

저자가 '프랑스 디저트'에 대한 조예와 관심, 애정, 지식이 깊다는 점은
책을 살펴보면 살펴볼 수록 깊어지는데요
지방별로 유명한 과자를 맵에 표시해서 한눈에 살펴보기 좋도록 구성하기도 했고

각 지방의 특징은 어땠는지 그 지방에서 유명한 과자는 무엇인지
언제 먹었는지 등등을 이야기 듣듯 읽어볼 수 있어 참 재미있었어요

제가 그렇게~그렇게~베이킹 같이 하자고 권했던 대학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유일하게 가끔 굽는 것이 '다쿠아즈'
정말 맛있다면서 제게도 꼭 구워보라고 추천해줬던 다쿠아즈~~
제가 알고있는 모양과 달라서 고개를 갸웃갸웃했는데
프랑스에서 만드는 원래 다쿠아즈는 커다란 원형의 과자였다는 사실도 처음 알 수 있었답니다

레시피 목차는 어떤 때 먹으면 좋은 디저트인지에 따라 분류 되어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는 공부가 되는 책~!!
프랑스에서 티타임은 언제,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 유래와
어떤 과자들을 먹는지 너무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어서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정말 쏠쏠해요

프랑스에서 간식이라고 하면 부모가 직접 만들어주는 것을 생각하게되고
'구테'가 프랑스어로 간식이라고 해요
전 개인적으로 손이 참 많이 가고 솜씨가 필요해 잘 만들지 않는 것이 타르트인데
프랑스에서 손수 만든 간식의 대표가 '타르트'라고 하고
주말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조건 쉰다는 프랑스인들도 베이킹을 해서 나누길 좋아한다니
확실히 동양권 문화와는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코스요리를 먹을 때면
늘 식사 후 달달한 디저트를 먹는 것이 의아하게 생각되었는데
알고보니 프랑스 요리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식사 후 달콤한 음식이 먹고 싶어 디저트를 챙기기 시작했고
프랑스에서 디저트가 본격적으로 발달한건 19세기부터라고 해요
프랑스 요리에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다니!! 요것도 이번에 새로 알았어요
단순하게 건강한 재료로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억지로 재료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가 아닌 곳에서 프랑스 과자의 특징을 최대한 잘 살려
식감과 맛을 더 잘 살리기 위해 연구된 특별한 레시피
무엇보다 저자 본인이 프랑스 본토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직접 체험해보면서
애정하는 프랑스 디저트들을 더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가득하고
프랑스, 그리고 프랑스 디저트에 대해 깊이있게 배울 수 있어서
읽어보기에도~따라서 만들어보기에도 참 좋고 유익한 책이라 생각되었어요

전문적인 내용, 독특하고 참신한 내용을 다루는 책들이 많은 편이라
요리와 홈베이킹 도서들을 즐겨보는 저는 성안북스의 책들을 무척 좋아하고 즐겨보는데요
맨 뒷페이지에 소개된 빵이 있는 따뜻한 식탁, 케이크 위치 2권 모두
제가 가지고 있으면서 자주 참고하는 책이라 반가웠어요

우리몸에 더 잘 맞고 좋은 건강한 재료들을 사용해서
고급스럽고 화려하다고만 생각했던 '프랑스 디저트'를 우리식으로 소박하게 풀어내
정감있으면서 더 맛있게 프랑스 과자를 만들 수 있도록 소개한 참신한 책
각 지방별 다양한 과자들의 전통과 역사, 문화 이야기도 살펴볼 수 있고
프랑스 과자, 디저트가 필요한 순간
어떤 때 어떤 디저트가 필요한지 쉽게 살펴볼 수 있어 무척 요긴한 책이에요
밀가루 대신 쌀가루, 콩가루 등이 사용되는데
설연휴 지나고 아이들 아프다보니 쌀가루 구입할 시간이나 여건이 되지 않아 못만들어봤는데요
아이들 건강 회복하면 제일 먼저 프랑스 레시피 살펴보고 엄마표 '구테' 만들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