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구판절판


소통능력은 말만 그럴듯하게 잘하는 언어구사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소통능력의 기본은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간적인 신뢰를 주지 않고서는 진정한 설득이나 리더십 발휘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소통능력의 향상은 긍정적 정서의 함양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6쪽

~한국인은 낙관성, 원인분석력, 공감능력 등에서 미국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감정통제력, 자기효능감, 적극적 도전성 등의 요소에서는 현저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현저하게 높은 점수를 보인 요소도 있었는데 그것은 충동통제능력이었다. 그러니까 한국인들은 충동통제능력- 하고 싶은 것을 다 참아가면서 목적한 바를 이루는 능력- 만은 미국인들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인데 이는 매우 주목할 만한 현상이었다. -26쪽

캐니만 교수에 따르면 한 인간에게는 경험자아 experiencing self와 기억자아는 현재 내가 경험하는 것을 느끼는 자아다. 이 자아는 지금 벌어지는 기쁜 일이나 쾌락을 즐기고 고통이나 괴로움을 피하려 한다. 한편 기억 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회상하고 평가하는 자아다. 그러한 '회상'은 이야기하기 story-telling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두 자아의 판단은 대체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캐니만 교수 이론의 핵심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 예컨데 지금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은 전적으로 기억자아에 의존해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은 기억자아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지금 당신이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인가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경험자아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 대해 기억하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바로 기억자아다. 문제는 경험자아가 느끼는 것과 기억자아가 기억하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38쪽

그 후 워너 교수는 카우아이 섬 연구를 통해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을 확립했다. 워너 교수가 40년에 걸친 연구를 정리하면서 발견한 회복탄력성의 핵심적인 요인은 결국 인간관계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제대로 성장해나가는 힘을 발휘한 아이들이 예외 없이 지니고 있던 공통점이 하나 발견되었다. 그것은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엄마였든 아빠였든 혹은 할며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이든 간에, 그 아이를 가까이서 지켜봐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서 아이가 언제든 기댈 언덕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었던 것이다.-?쪽

"지독한 가난, 부모의 부재, 폭력적인 이웃과 우범 지대에서의 성장 등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들이 꿋꿋이 바르게 성장하고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회복탄력성이 있는 아이들만 그러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회복탄력성 자체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지식이나 정보가 아닙니다. 다만 회복탄력성의 요소가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파악된 만큼 회복탄력성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습니다."-?쪽

인지심리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개인이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능력은 바로 스스로의 수행에 대해 평가하고 정확하게 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이 바로 스스로의 행동을 살펴보는 자기 모니터링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특히 중요한 것이 실수를 했을 때 이를 탐지하는 기능이다. 인지과학은 자신의 실수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돕는 특별한 뇌 기제가 존재함을 밝혀냈다. 이것이 바로 실수관련부전전위로 알려진 뇌파 신호인데, 이것은 대략 실수가 일어난 직후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 0.04초~0.1초사이- 에 관찰된다. 실수관련부적전위가 강하게 나타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실수를 잘 탐지하며, 스스로의 수행을 정확히 평가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더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실수를 금방 알아차리교 이를 수정하려는 '열린 자세'를 지닌 뇌를 소유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75쪽

~이상의 뇌파 실험과 행동 반응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즉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스스로 민감하게 알아 차리는 뇌를 지닌 사람들이다. 설령 실수를 범한다 해도 실수로부터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들어 있는 뇌를 지닌 사람들이다.
반면에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들은 실수를 지나치게 두려워한다. 이런 사람들은 실수는 덜 하지만 정작 실수를 했을 경우에 그들의 뇌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실수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받아들이려 하기보다는 억누르고 무시하려는 무의식이 작동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한마디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들의 뇌는 습관적으로 보다 더 과감하고 도전적이어서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회복탄력성이 높은 긍정적인 뇌의 특징이다.-?쪽

<행복을 뇌에 새기는 연습>
지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배움을 통해 얻어지는 명시적explicit 지식과 익힘을 통해 얻어지는 암묵적implicit 지식이다. 명시적 지식은 머리로 배우는 것이고, 암묵적 지식은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명시적 지식은 암시해야 내 것이 되지만 암묵적 지식은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명시적 지식은 암기해야 내 것이 되지만 암묵적 지식은 습관을 들여야 내 것이 된다. 공자의 논어 맨 처음에 나오는 '학이시습學而時習'에서의 학學이 곧 명시적 지식의 습득이요, 습習은 암묵적 지식의 지식의 체화다. 머리로 배우는 명시적 지식은 역사적 사실을 암기하거나, 논리적 추론을 이해하는 지식이다. 역사나 과학, 수학 등의 과목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지식은 한 번 만 잘 이해하고 암가해두면 내 것이 된다. 그러나 암묵적 지식은 반복적인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몸으로 체득해야만 하는 지식이다. 악기 다루는 것, 자전거 타는 것, 그 밖의 다양한 스포츠 기술 등을 배우는 예체능과목이 대표적인 예다. 영어 같은 외국어 과목 또한 마찬가지다.특히 영어의 듣기와 말하기는 반복 연습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는 점에서일종의예체능과목과유사-?쪽

<긍정적 정서 향상의 효과>
~긍정적 정서는 뇌의 도파민 레벨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킨다. 도파민 레벨이 높아졌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나, 기분이 좋아지면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도 이는 뇌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시키며 이에 따라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도파민에 대해 신경세포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이 외향적이고 쾌활한 성격을 지녔음을 밝혀낸 연구도 있다. 긍정적 정서를 향상시키는 훈련을 하게 되면 도파민 분비에 따른 긍정적 정보처리 시스템이 보다 활발히 작용하게 되어 마치 선천적으로 쾌활하고 행복한 성격을 지닌 사람의 뇌에 가까와지게 된다.
긍정적 정서는 자기 조절능력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펴보게 될 회복탄력성의 두 번째 요소인 대인관계능력도 향상시켜준다. 대인관계능력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과 타인을 얼마나 동일시하는가, 혹은 타인과 나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간극을 어떻게 극복해내는가 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즉 관계성이란 확장된 자아expanded-self의 문제다. 긍정적 정서는 확장된 자아 개념을 유발시킴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게한다. ~-?쪽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게 해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긍정적 정서가 높아지면 자아확장력이 높아지고 한마디로 더 좋은 사람이 된다. 봉사나 선행을 베풀 가능성도 높아지고, 친절해지며, 관계 맺기에 적극적이 된다.-?쪽

긍정적 정서가 향상되면 다른 사람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며, 부정적인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져온다. 스스로 불행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더 평가절하하고, 편견에 사로잡혀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긍정적인 감정은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당신 주변에 혹시 이상하고, 나쁘고, 사악하고, 부정적인 사람이 유난히 만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당신 자신의 부정적 감정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으니, 스스로를 한번 돌이켜 볼 일이다. -?쪽

~누가 우리 아이들을 이런 사지로 내모는 것인가. 사회학자들의 지적처럼 이렇게 어린 아이들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자살률은 최근 수년간 크게 증가해서 자살이 2,30대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자살을 권하는 사회인 한국에서 태어난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집단적인 불행감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해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 수준은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우리나라 청소년과 아이들은 지금 병적인 수준의 불행감을 느끼고 있으며, 집단적인 우울증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쪽

무엇이 아이들을 이토록 불행하고 나약하게 만들고 있을까? 바로 입시주의 교육이다. 한국 교육 시스템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이데올로기는 고진감래다.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No pain, No gain'는 이데올로기는 학부모나 교사나 학생이 아무런 의심도 없이 받아들이는 신앙과도 같은 신념이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놀지 말고 공부하라"고 이야기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나 모두 노는 것과 공부하는 것을 대립시킨다. 그럼으로써 노는 것은 즐거운 것이지만, 공부하는 것은 괴로운 것이라는 위험한 '상식'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킨다. 결국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만 가득 심어준다. 공부는 재미없고 괴롭지만 훗날의 즐거움을 위해서 '참아 내야 하는 고통'이 되어버린다. 공부를 고통의 덩어리로 만들어 놓고 그러한 고통을 누가 누가 잘 견디나 하는 고분하기 게임을 집단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교육이다.-?쪽

~이런 잘못된 관념을 바꿔야 한다. 공부 자체이 즐거움을 가르쳐야 한다. 공부하는 것이 다른 어떤 놀이보다 재미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세계 역사를 보면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다 해결된 다음에는 늘 지적 유희를 즐겼다. 글을 읽고 글을 쓰고 여러 가지 창작 활동에 몰입했다. 그리스 귀족들을 보라. 결국 가장 재미있는 것은 지적 유희, 즉 공부다. 창의적으로 설득력 있는 자기만의 주장과 이론을 만들어 내는 너무나 즐거운 놀이, 이것이 곧 학문이다. 학문과 공부의 즐거움을 가르쳐야 한다. 공자도 논어의 첫 머리에서 "배우고 익히면 또한 희열을 느끼지 않겠는가"라고 이야기 했다. 공부의 목적이 권력이나 지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짜릿할 정도의 기쁨, 곧 희열에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쪽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가질 수 있도록 자율성을 키워줘야 한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빠에게 야단맞지 않기 위해서 혹은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공부하는 아이들은 불행한 아이들이다. 자기가 하는 일(공부), 자기가 사는 삶(학교 다니기)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삶의 즐거움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어 사는 법을 먼저 터득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한걸음 한걸음 즐기면서, 음미하면서, 행복해 하면서 자기가 선택한 발검을을 한발 한발 내딛는 법부터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공부와 학문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세상의 아름다움과 신비, 깊은 의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공부의 즐거움을 터득해야 아이들은 한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 '놀지 말고 공부해라'는 아이를 망가뜨리는 잘못된 가르침이다.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오히려 고통 없이 현재를, 지금 이 순간을, 오늘 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더 많은 성취를 얻을 수 있다.(Less pain, more gain).-?쪽

행복한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공부도 잘한다. 불행하고 우울한 아이들은 학업성취도가 날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면 영원히 불행해진다.-?쪽

~미래에 있을 행복한 그날을 위해 삶의 즐거움은 또 한번 유예된다. 미래에 있을 행복한 그날을 위해 출세지상주의자들은 고통으로 가득찬 현재를 살아간다. 그러면서 늙어간다. 그들의 삶은 고진감래의 이데돌로기가 지배하지만, 정작 단 열매는 오지 않고 쓰디쓴 인생만 계속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삶을 살아간다. 특히 어려서부터 경쟁적 교육환경에서 세계관을 배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생 자체를 육상 경기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는 100미터 달리기처럼 정해진 결승선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굳이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온갖 방향으로 다 달려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하나의 목적을 향해 모든 사람들이 다 달려가고, 그 목적에 누가 빨리 도달했느냐를 기준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이 인생이 아니다. 달리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경기장 옆에 핀 꽃을 감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뒤로 돌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다.-?쪽

우리가 분노나 좌절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흔히 어떤 사건이나 사람이 나의 부정적 감정을 유발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주위 사람들이 뭐라든,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떠한 일이 생기든, 누군가와 어떠한 갈등을 빚든, 그러한 일들 자체에는 그 어떤 본래적 의미도 담겨져 있지 않다. 그러한 일이 '기분 나쁜 일, 슬픈 일, 화 나는 일, 짜증나는 일'이 되려면 반드시 나의 해석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나의 분노나 짜증은 외부적 사건이나 사람드리 자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곧 내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의 분노나 좌절의 근원은 내 머릿속에 있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쪽

어떤 불행한 사건이나 역경에 대해 어떠한 해석을 하고 어떠한 의미로 스토리텔링을 부여하는가에 따라 우리는 불행해지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한다. 분노는 사람을 약하게 한다. 화를 내는 것은 나약함의 표현이다. 분노와 짜증은 회복탄력성의 가장 큰 적이다. 강한 사람은 화내지 않는다. 화내는 사람은 스스로 좌절감, 무기력감을 인정하는 것이다. 분노가 우리의 인생에 닥친 여러 가지 역경을 해결해주는 경우는 없다. '화난 척'이 때로 도움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진정 '화를 내는 것'은 항상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분노는 모든 것을 파괴시키며, 그 무엇보다도 화내는 사람 자신의 몸과 마음을 파괴시킨다. 화를 낼 때 심장의 박동은 가장 불규칙해진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심장병에 잘 걸리는 것은 통계적으로도 확실히 드러났다.-?쪽

~세세한 사건들은 당신의 삶 속에서 영원히 사라져 없어져버리고 만다. '이야기'의 일부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천, 수만 가지 행동과 경험 중에서 일부를 선택해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당신은 당신의 경험을 재조직하고 기억에 저장한다. 모든 경험이란 따러서 곧 기억이고 스토리텔링이다. 즉, 우리의 모든 경험과 기억은 내가 하는 이야기의 형태로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경험하는 대상이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그 경험에 대해 부가적으로 이야기한다기보다, 내가 선택하고 의미를 부여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한 스토리텔링에 의해서 나는 나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완성한다. 이처럼 경험이 스토리로 정착되면서 머릿속에 기억으로 남고, 그것이 곧 삶의 일부를 이루게 된다. 곧 삶은 내가 만드는 이야기다. 나의 정체성은 나의 기억에 있는 것이다. 내가 누구냐 하는 것은 내가 나의 경험에 어떠한 스토리텔링을 하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쪽

<이야기를 제대로 살아가는 법>
~보다 높은 수준의 원인분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연 어떠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는 것일가? 우리는 스토리테링의 다음과 같은 세가지 차원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개인성(나에게만 일어난 일이냐 아니면 나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나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 둘째, 영속성(항상 그런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만 어쩌다 그런 것인가), 셋째, 보편성(모든 것, 모든 면이 다 그런 것이냐 아니면 그것만 그런 것인가).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은 흔히 자신에게 닥치는 크고 작은 불행한 사건에 대해 지나치게 개인적이로, 영속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쪽

제임스 맥크로스키James C. McCroskey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학 분야에서 단일 주제로 가장 많은 연구 논문이 발표된 것이 바로 소통불안에 관한 연구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소통불안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결국 소통불안은 두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첫째 원인은 과다한 자기제시의 동기 self-presentation motivation이다. 즉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이 클수록 소통불안은 증가한다. 꼭 합격하고 싶은 회사의 면접 시험에서는 면접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불안감이 커진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려는 순간이나, 마음에 드는 이성 앞에 서면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두 번재 원인은 부족한 자기제시의 기대감self-presentation expectancies이다. 즉 내가 상대방에게 잘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적을수록 소통불안은 증가한다. 꼭 함격하고 싶은 좋은 회사의 면접 시험에는 나 말고도 우수한 지원자가 많은 테니 내가 잘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자신감의 저하가 불안감을 가중시킨다.-?쪽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이 세상의 중심이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자신을 향해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그 결과 주변 사람들이 실제로 나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을 수백 배 수천 배 더 과장해서 느끼기 마련이다. 그런 자기 중심적 오류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소통불안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당신이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할 때, 듣는 사람들이 '나를 속으로 흉보거나, 비웃거나, 손가락질 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는 접어두어도 좋다. 그러한 가능성은 당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니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당신은 얼마나 자주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흉보거나 비웃거나 하는가? 기억조차 잘 안 날 것이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모두들 각자의 인생 사느라 바쁘고, 자기가 관심을 지닌 것에 골몰하느라 당신을 흉볼 마음의 여유조차 갖가 힘들다. 그러니 안심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자기를 표현해도 좋다. 타인의 시선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소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쪽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와 엄마에 대해 생각할 때 뇌의 같은 부위를 사용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우리의 뇌 깊은 곳에서 이처럼 엄마와 나를 동일시하는 기제가 자리잡고 있다.
엄마는 나의 일부다.~ "엄마가 돌아가시면 우리의 일부가 사라진다. 만약 엄마가 무언가를 잘못했다면 내가 부끄러워진다. 만약 엄마가 모욕을 당한다면 마치 내가 모욕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느낀다."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모든 사람은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써 살아간다. 내가 인간이 되고 나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내 자신의 일을 여러 가지로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는 것도 모두가 각자 자신의 일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들 사이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야말로 나는 깨달았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사실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사상 속에 사는 자는 하느님 안에 살고 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쪽

인간人間이라는 말에 사이 간(間= inter, between)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본서에는 인간관계가 이미 전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좋은 인간이 된다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 하나하나가 성공적이라면 내 삶 자체가 성공적일 수밖에 없다. 내 삶 자체가 내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일에서 성공해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건강하지 않다면 성공적인 삶이라 할 수 없다. 공자의 가르침의 핵심인 인이나 덕이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위한 총론이라면 충(忠: 임금과 신하의 인간관계), 효(孝: 부모와 자식의 인간관계), 신(信: 친구 사이의 인간관계) 등은 모두 각각의 인간관계에 대한 각론이다. -?쪽

행복의 기본 수준을 높이고 낙관적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약점에만 집중해서 그것을 보완하도록 교육받아왔다. 현대의 교육 시스템은 평균적인 민주 시민을 양성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방면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는 평범한 교양을 지닌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지상 과제인 샘이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앞서 갈 것ㅇ딘가보다는 어느 면에서 뒤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도록 교육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부족한 점, 약점만을 들여다보도록 세뇌되었다. 학교 다닐 때에는 어떤 과목을 못하는가에 집중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그리하여 학교 교육은 창의적이고 다양한 능력을 지닌 어린이를 틀에 박힌 사고를 지니고, 무능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어른들로 키워낸다.-?쪽

약점에 집중해서 그것을 보완하는 방법으로는 자기 발전도 없고 행복도 없다. 그러한 노력이 성공한다 해도 기껏해야 평범한 사람이 되는 데 그친다. 각자의 잠재력은 끊임없이 개발해야 현실에서 발현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우리의 장점을 외면하고 성장을 방해한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잘난 척'이라 하여 금기시되어왔고, 심지어 '너 잘났다'라는 말은 비아냥이나 비난의 뜻으로 변절되어버렸다. -?쪽

무엇보다도 진정한 행복의 핵심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즐거움과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삶이다. 강점을 발휘하는 삶을 통해서 우리는 행복의 기분 수준을 점차 끌어올릴 수 있다.
나의 발전의 기준은 내 주위의 사람들이 아니라 오늘의 나다. 지금 이 순간의 긍정성 수준보다 앞으로의 긍정성 수준과 회복탄력성이 꾸준히 높아지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된다. 회복탄력성의 향상을 위한 긍정성 훈련 중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중된 것이 바로 덕성과 강점의 개발이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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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현대인에게 주는 번즈박사의 충고 - 필링 굿
데이비드 번즈 지음, 박승용 옮김 / 문예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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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란 특정한 순간에 사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는지를 뜻한다. 베크 박사의 논제는 간단하다. (1) 우울증ㅇ에 빠지고 화가 날 때 비논리적이고 부정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며 부주의하게도 자기 파괴적으로 행동한다. (2) 적은 노력으로도 자신의 뒤틀린 사고 유형을 바르게 하도록 자신을 훈련시킬 수 있다. (3) 고통스런 증상들이 제거되면서 다시 생산적이고 행복해지며 자신을 신뢰할 것이다. (4) 이 목적들은 직선적인 방법들에 힘입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대부분 성취된다.-14쪽

~당신이 이 순간 생각하고 있는 사고 때문에 당신이 바로 지금 하고 있는 방식으로 느낀다.
~당신은 갑작스론 기분의 향상을 느꼈을 수도 있다. "야! 이 이야기는 나를 ㄹ결정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 같군"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서적 반응은 당신이 읽는 문장이 아니라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에 의해 작동된 것이다. 어떤 생각을 갖고 그것을 믿는 순간 당신은 즉각적인 정서적 반응을 체험할 것이다. 당신의 사고는 실제로 정서를 창조한다. -22쪽

인지적 왜곡들의 정의
1. 전부 아니면 무사고
2. 지나친 보편화
3. 정신적 필터
4. 적극성의 박탈
5. 성급한 결론
6. 확대와 축소
7. 정서적 추리
8. 당위진술
9. 명명과 그릇된 낙인
10. 인격화-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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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잘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올바른 철학(소신)이 있어야 함을 힘있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내가 과연 그런 소신을 갖고자 무슨 노력을 했는지?

나의 삶에서 지켜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반문하는 삶을 살지 못했음을...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안락함만을 위해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줬습니다. 
사회나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나를 기존 틀에 끼워 맞추며 살아가고 있음을... 

조금이라도 젊은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안락함을 포기할 용기를 내라구 마구마구 부추기는 열정이 뻗쳔나오는 책이었습니다.

김어준 총수님의 말빨이 그냥 나 온것이 아님을.. 

엄청난 양의 독서와 여행을 통해 생을 관통하는 맥을 갖고 있음이 부러울 뿐입니다.

 

 28p.

자존감이란 그런 거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족하고 결핍되고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다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거. 그 지점에 도달한 후엔 더 이상 타인에게 날 입증하기 위해 쓸데없는 힘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누구의 승인도 기다리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고, 재밌어하는 것에만 집중 하게 된다. 다른 사람 역시 어떤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p.29

난 이제 자신이 온전히 자기 욕망의 쥔이 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안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 없이는, 평생을, 남의 기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쓰고 만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삶에 그만한 낭비도 없다.

 

p.94~95

~재수하고도 대학에 떨어진 후 난생처음 화장실에 앉아 문을 걸어 잠그고 눈물을 훔치고 있을 때, 화장실 문짝을 아예 뜯어내고 들어온 것도 우리 엄마가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낼 파워풀한 액션이었다. 대학에 두 번씩이나 낙방하고 인생에 실패한 것처럼 좌절하여 화장실로 도피한 아들, 그 아들에게 할 말이 있자 엄마는 문짝을 부순 것이다. 문짝 부수는 아버지는 봤어도 엄마가 그랬다는 말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듣지 못했다.

~

아들은 이제 사십이 됐고 마주 앉아 세상사는 이야기를 할 만큼 철도 들었는데, 정작 엄마는 말을 못한다. 한 번도 성적표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고, 한 번도 뭘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화장실 문짝을 뜯고 들어와서는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위로 대신에 그깟 대학이 뭔데 여기서 울고 있느냐고,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내 가슴을 후려쳤던 엄마, 그런 엄마 덕에 그 어떤 종류의 콤플렉스로부터도 자유로운 오늘의 내가 있음을 깨닫는 나이가 되었는데, 이제 엄마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못한다. 이제는 아들이 아니라 친구하고 싶은데 말이다. 이제는 그게 진짜 제대로 된 부모 자식 사이란 걸, 아는 데 말이다.

 

p.100

가족이 자신을 위한 자선단체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몰염치와 이기심을 오히려 가족의 권리인 줄 안다. 인간관계에 이만한 착각도 없다. 이 도착적 가족 윤리, 자본주의의 출현, 사생활의 타인과 더불어 발명된 '신성한 가족'이란, 근대의 가족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가족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와 대면할 때,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시라.

존재를 질식케 하는 그 어떤 윤리도, 비윤리적이다. 관계에서 윤리는 잊어라. 지킬 건 인간에 대한 예의다.

 

p.266

세상엔 두 종류의 자신감이 있다. 내가 쟤보다 키 커서, 돈 많아서, 잘생겨서, 그런 비교 우위 통해 획득하는 자신감. 이건 나보다 키가 크거나, 돈 많거나 잘생긴 상대 앞에서 바로 죽는다. 상대적 자신감. 반면, 상대가 돈 많거나 잘생긴 게 내가 보유한 자신감의 총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유형이 있다. 왕자병과의 차이는, 상대가 키 크고 돈 많고 잘생겼다는 자체는 인정한다는 거. 하지만 그게, 그래서 난 못났음으로 연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부족분을 스스로 농담거리로 만든다는 거.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산을 만족스럽게 긍정한다는 거지. 이거. 절대적 자신감. 그렇게 자신의 취약점과 하자에 개의치 않는 건, 결국, 섹시하기까지 하다.

 

p.271

~충분히 세계를 돌아보고 나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 세계는 우열로 나뉘는 게 아니라 차이로 나뉜다는 걸. 그리고 그 차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인간이 사는 곳이면 으레 통하기 마련인 인류의 보편 상식을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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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품절


많은 이들이 자신이 언제 행보간지 스스로도, 모르더라. 하여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을 남한테 그렇게들 해댄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런 자신을 움직이는 게 뭔지, 그 대가로 어디까지 지불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 본원적 질문은 건너뛰고 그저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만 끊임없이 묻는다. 오히려 자신이 자신에게 이방인인 게다.
행복할 수 있는 힘은 애초부터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거, 그러니 행복하자면 먼저 자신에 대한 공부부터 필요하다는 거, 이거 꼭 언급해두고 싶다. 세상사 결국 다 행복하자는 수작 아니더냐. 제 행복 찾아들나서는 길에 이 책이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3쪽

라캉이란 자가 있었다. 정신분석에 기호학적 접근 시도에 업계에선 자기들끼리 쳐주는, 시쳇말로 '좀 짱인 듯한'프랑스 작자다. 이 양반이 이런 소릴 했다. 아이는 엄마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아이는 엄마 만족시키려고, 엄마가 원한다 여기는 걸 자신도 원하게 된다는 거다. 이게 골 때리는 게, 내가 뭔가를 원하는 게 엄마가 원하니까 원하는 게 된 건지 아니면 내가 그냥 원하는 건지, 그 구분이 안 가는 거라. 어쨌든 어떤 아이나 거치느 과정이다. 그리고 이걸 일반화해,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했다.-23쪽

물론 부모 욕망에 응답코자 하는 건 모든 아이의 숙명이다. 그리고 거기에 부응하지 못한 자책감으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운 자도 없고. 거기까진 정상이다. 사실 인간은 평생을 그렇게 누군가의 욕망에 호응하느라 부산하다. 삶 자체가 인정 투쟁이라고. 하지만 모든 건 결국 밸런스의 문제다. 우리나라엔 남의 욕망에 복무하는 데 삶 전체를 다 쓰고 마는 사람들, 자기 공간은 텅텅 빈 사람들, 너무나 많다. 당신만의 노선을 찾고 그리고 거기서 자존감, 되찾으시라.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쉽지도 않다. 하지만 그 길은 당신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 다만, 결코 친절해지진 말라는 거. 오히려 이제부턴 차근차근, 남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하라는 거. 남의 기대를 저버린다고 당신, 하찮은 사람 되는 거 아니다. 반대다. 그렇게 제 욕망의 주인이 되시라. 자기 전투를 하시라. 어느 날, 삶의 자유가, 당신 것이 될지니.-25쪽

자존감이란 그런 거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족하고 결핍되고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다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거. 그 지점에 도달한 후엔 더 이상 타이네게 날 입증하기 위해 쓸데없는 힘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누구의 승인도 기다리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고, 재밌어하는 것에만 집중 하게 된다. 다른 사람 역시 어떤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28쪽

난 이제 자신이 온전히 자기 욕망의 쥔이 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안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 없이는, 평생을, 남의 기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쓰고 만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삶에 그만한 낭비도 없다.-29쪽

남들이 당신에게 하는 말의 뉘앙스와 조사까지 신경 쓰나라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의식적으로, 당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데 투입해보시라. 그렇게 자신의 경계를 파악하고 그리고 그러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과정은 누가 대신 해줄 수도 없다. 모법 답안 따위도 없다. 당신이 스스로 겪고 배워야 한다. 삶 자체가 그렇듯. 당장은 이것부터 명심하시라. '당신만 각별하지 않다는 거.'-32쪽

우리 공교육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재능은 뭐고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곰곰이 사유하고 각성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공교육이 그거 하란 건대. 하여 서른 넘어서도 자신이 누군지,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사람, 수두룩하다. -39쪽

엄마~
아들은 이제 사십이 됐고 마주 앉아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할 만큼 철도 들었는데, 정작 엄마는 말을 제대로 못 한다. 한 번도 성적표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고 한 번도 뭘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화장실 문짝을 뜯고는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위로 대신에 그깟 대학이 뭔데 여기서 울고 있냐고,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내 가슴을 후려쳤던 엄마, 그런 엄마 덕에 그 어떤 종류의 콤플렉스로부터도 자유로운 오늘의 내가 있음을 깨닫는 나이가 되었는데, 이제 엄마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못 한다. 이제는 아들이 아니라 친구가 하고 시은데 말이다. 이제는 그게 진짜 제대로 된 부모 자식 사이란 걸, 아는데 말이다.-94~95쪽

가족이 자신을 위한 자선단체인 줄 착각하는 넘들이 있다. 자신의 몰염치와 이기심을 오히려 가족의 권리인 줄 안다. 인간관계에 이만한 착각도 없다. 이 도착적 가족 윤리, 자본주의의 출현, 사생활의 타냉과 더불어 발명된 '신성한 가족'이란, 근대의 가족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가족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와 대면할 때,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시라.
존재를 질식케 하는 그 어떤 윤리도, 비윤리적이다. 관계에서 윤리는 잊어라. 지킬 건 인간에 대한 예의다.-100쪽

가족 간 문제의 대부분은 그렇게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존재에 대한 예의란 게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다. 아무리 무뚝뚝하고 불친절해도 각자에겐 고유한 삶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있으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그 경로를 최종 선택하는 것이란 걸 온전히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다. 그 어떤 자격도 그 선을 넘을 권리는 없다. 가족 사이엔 아예 그런 선이 없다는 착각은 그래서 그 자체로, 폭력이다.-120쪽

~부모로부터 분리되지 않고서 어른 되는 경로란 없다. 그러니 사실 지금 걱정해야 할 건 부모가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다.~
당신은 이제 '누군가의 아들'이 아니라 '누군가'가 되어야 할 나이다. -123쪽

한 조사를 보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재밌는 공통점 중 하나가 30대까지도 이런 저런 일을 전전하다 30대가 한참을 지나서야 비로소 해당 분야에 정착했다는 거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그 전까지 배운 건 전부 남들 이야기니까. 스스로 겪고 배우고 부대낀 게 아니니까. 스스로 겪고 배우고 부대끼는 가운데 자신에게 맞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겁게 하다 보니 어느 날 성공해 있더란 거다. 그 일을 처음부터 목표로 한 게 아니라. 그러니 남들 그만 부러워하고 당신이 뭘 잘 할 수 있는지, 언제 즐거운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는 게 옳다.-199쪽

그리고 애인, 남이다. 그리 말하면 사랑에 대한 모독으로 들리나. 아니다. 애인이 남인 걸 인정 않고 어른의 사랑, 못 한다. 남, 자기 뜻대로 못 하는 거다. 사랑, 단점과 차이를 없애는 거, 아니다. 그에 개의치않는 거지. 게다가 사랑이란 게 영원하지도 완벽하지도, 않다. 불완전한 인간끼리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지. 그게 된다는 상상까진 좋다. 그러나 그 판타지를 상대더러 실제로 구현해내라는 강요, 그거 폭력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 수용할 수 없는 자, 사랑 말할 자격도 없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거든, 당신 수용 한계 초과하거든 헤어지는 게, 옳다. 사람, 고쳐 쓰는 물건 아니다.-255쪽

세상엔 두 종류의 자신감이 있다. 내가 쟤보다 키 커서, 돈 많아서, 잘생겨서, 그런 비교 우위 통해 획득하는 자신감. 이건 나보다 키크거나, 돈 많거나 잘생긴 상대 앞에서 바로 죽는다. 상대적 자신감. 반면, 상대가 돈 많거나 잘생긴 게 내가 보유한 자신감의 총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유형이 있다. 왕자병과의 차이는, 상대가 키 크고 돈 많고 잘생겼다는 자체는 인정한다는 거. 하지만 그게, 그래서 난 못났, 로 연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부족분을 스스로 농담거리로 만든다는 거.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산을 만족스럽게 긍정한다는 거지. 이거. 절대적 자신감. 그렇게 자신의 취약점과 하자에 개의치 않는 건, 결국, 섹시하기까지 하다.-266쪽

~충분히 세계를 돌아보고 나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 세계는 우열로 나뉘는 게 아니라 차이로 나뉜다는 걸. 그리고 그 차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인간이 사는 곳이면 으레 통하기 마련인 인류의 보편 상식을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걸.-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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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정봉주 - 나는꼼수다 2라운드 쌩토크: 더 가벼운 정치로 공중부양
정봉주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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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서는 꼭 서평올리면 좋겠습니다. 구매에 마이리뷰가 현저히 적네요.. 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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