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잘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올바른 철학(소신)이 있어야 함을 힘있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내가 과연 그런 소신을 갖고자 무슨 노력을 했는지?

나의 삶에서 지켜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반문하는 삶을 살지 못했음을...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안락함만을 위해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줬습니다. 
사회나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나를 기존 틀에 끼워 맞추며 살아가고 있음을... 

조금이라도 젊은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안락함을 포기할 용기를 내라구 마구마구 부추기는 열정이 뻗쳔나오는 책이었습니다.

김어준 총수님의 말빨이 그냥 나 온것이 아님을.. 

엄청난 양의 독서와 여행을 통해 생을 관통하는 맥을 갖고 있음이 부러울 뿐입니다.

 

 28p.

자존감이란 그런 거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족하고 결핍되고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다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거. 그 지점에 도달한 후엔 더 이상 타인에게 날 입증하기 위해 쓸데없는 힘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누구의 승인도 기다리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고, 재밌어하는 것에만 집중 하게 된다. 다른 사람 역시 어떤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p.29

난 이제 자신이 온전히 자기 욕망의 쥔이 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안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 없이는, 평생을, 남의 기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쓰고 만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삶에 그만한 낭비도 없다.

 

p.94~95

~재수하고도 대학에 떨어진 후 난생처음 화장실에 앉아 문을 걸어 잠그고 눈물을 훔치고 있을 때, 화장실 문짝을 아예 뜯어내고 들어온 것도 우리 엄마가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낼 파워풀한 액션이었다. 대학에 두 번씩이나 낙방하고 인생에 실패한 것처럼 좌절하여 화장실로 도피한 아들, 그 아들에게 할 말이 있자 엄마는 문짝을 부순 것이다. 문짝 부수는 아버지는 봤어도 엄마가 그랬다는 말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듣지 못했다.

~

아들은 이제 사십이 됐고 마주 앉아 세상사는 이야기를 할 만큼 철도 들었는데, 정작 엄마는 말을 못한다. 한 번도 성적표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고, 한 번도 뭘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화장실 문짝을 뜯고 들어와서는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위로 대신에 그깟 대학이 뭔데 여기서 울고 있느냐고,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내 가슴을 후려쳤던 엄마, 그런 엄마 덕에 그 어떤 종류의 콤플렉스로부터도 자유로운 오늘의 내가 있음을 깨닫는 나이가 되었는데, 이제 엄마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못한다. 이제는 아들이 아니라 친구하고 싶은데 말이다. 이제는 그게 진짜 제대로 된 부모 자식 사이란 걸, 아는 데 말이다.

 

p.100

가족이 자신을 위한 자선단체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몰염치와 이기심을 오히려 가족의 권리인 줄 안다. 인간관계에 이만한 착각도 없다. 이 도착적 가족 윤리, 자본주의의 출현, 사생활의 타인과 더불어 발명된 '신성한 가족'이란, 근대의 가족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가족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와 대면할 때,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시라.

존재를 질식케 하는 그 어떤 윤리도, 비윤리적이다. 관계에서 윤리는 잊어라. 지킬 건 인간에 대한 예의다.

 

p.266

세상엔 두 종류의 자신감이 있다. 내가 쟤보다 키 커서, 돈 많아서, 잘생겨서, 그런 비교 우위 통해 획득하는 자신감. 이건 나보다 키가 크거나, 돈 많거나 잘생긴 상대 앞에서 바로 죽는다. 상대적 자신감. 반면, 상대가 돈 많거나 잘생긴 게 내가 보유한 자신감의 총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유형이 있다. 왕자병과의 차이는, 상대가 키 크고 돈 많고 잘생겼다는 자체는 인정한다는 거. 하지만 그게, 그래서 난 못났음으로 연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부족분을 스스로 농담거리로 만든다는 거.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산을 만족스럽게 긍정한다는 거지. 이거. 절대적 자신감. 그렇게 자신의 취약점과 하자에 개의치 않는 건, 결국, 섹시하기까지 하다.

 

p.271

~충분히 세계를 돌아보고 나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 세계는 우열로 나뉘는 게 아니라 차이로 나뉜다는 걸. 그리고 그 차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인간이 사는 곳이면 으레 통하기 마련인 인류의 보편 상식을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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