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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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 책을 보고 나니 정말 가공식품에 대한 오만정이 똑 떨어집니다. 특히, 인슐린에 대한 알기 쉬운 설명이 가장 새로웠습니다. 해로운 음식들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나는 물론 아이들에게 준 것에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최대한 줄이려고 합니다. 전국민 필독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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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반양장)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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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덕적인 사람이 오히려 뒤로 밀려나는 사회,

자신의 명예와 돈을 위해 서슴없이 비도덕적인 일을 해대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 사회.

생각만으로도 답답하고 화가 나는 사회입니다.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묵묵히 살아온 문재인의원님의 삶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노무현대통령님이 자꾸만 그리워지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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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7쪽- <강물이 되어 다시 만나기를>
멀리 가는 물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가지 흐르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은가


99쪽-
~ 설득 정도가 아니라 압박이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얘기를 하니, 노 후보는 버티는 것을 대단히 힘들어했다. 내게 의견을 물어왔다.
나는 '원칙' 얘기를 했다. "우리가 쭉 살아오면서 여러 번 겪어봤지만, 역시 어려울 때는 원칙에 입각해서 가는 것이 가장 정답이었다. 뒤돌아보면 늘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땐 힘들어도 나중에 보면 번번이 옳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 후보님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 외로우셨던지 당신 생각을 지지하자 매우 기뻐했다.


124쪽
지금도 나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 어떻 땐 활자중독처럼 느껴진다. 어디 여행을 가도 가져가는 책 때문에 짐이 더 무거워진다. 쉴 때도 손닿는 곳에 책이 업스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


366쪽-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깨지는 것을 아주 가슴 아파했다. 당신의 정치인생의 실패로까지 생각했다. 대통령이 가장 아프게 생각한 것은 대선 패배가 아니었다. "힘이 모자라거나 시운이 안 되면 패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패배하더라도 우리의 가치를 부둥켜안고 있어야 다음의 희망이 있는 법이다. 당장 불리해보인다고 우리의 가치까지 내버린다면 패배는 말할 것도 없고, 희망까지 잃게 된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당시 우리 진영이 열린우리당을 깨고 나간 일을 대통령은 그렇게 봤다. 대통령은 "계산하지 않는 우직한 정치가, 길게 보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길"이라고 늘 강조했다.
~ 대통령은 또 이런 강조를 늘 했다. "대선에서 질 수도 있다. 이기면 좋지만 늘 이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패배하면 패배하는 대로 다음에 대한 희망을 남기는 패배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의나 원칙을 지키면서 대선에 임해야 한다. 특히 명분을 버리면 안 된다. 대의도 원칙도 명분도 다 버리고 선거에 임하면 이기기도 어렵고, 패배 후의 희망까지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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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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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은 어떤 책에서 수많은 경험을 한 사람보다, 수많은 책을 자기 것으로 소화시킨 사람이 더 좋은 책을 쓸 수 있다는 구절을 보았습니다. 이 책을 보니 그말의 생생한 증거를 보는 듯 합니다. 오랜시간 저자가 노력을 기울여 소화시킨 책들의 정수를 모아 저자의 새로운 목소리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책읽기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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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44쪽
(데카르트)
1. 나 스스로 명확하게 '참'이라고 인저한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참'이라고 받아들이지 마라. - 계속 의문을 가져라.
2. 모든 문제를 큰 덩어리로만 바라보지 말고 가능한 한 작게 세분하라. - 건너뛰지 말고 완전히 이해하라.
3. 가장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상에서 점차 단계를 밟아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에 접근하라. - 토대가 중요하다.
4. 어떤 항목도 빠지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모든 항목을 열거하고, 그것에 대해 광범위하게 재검토하라. - 완전할 때까지 복습하라.

~ "주어진 운명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이전에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다스리는 데 주력하라."

 

64쪽-
인류역사에서 수많은 선각자가 '행복'의 본질을 말해왔지만,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결정적인 고리 하나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행복하고자 하는 목표, 즉 우리가 가상한 행복의 세계가 원래 손에 잡히지 않는 미래형 갈망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가 지금 건강을 잃어가며 치열하게 분투하는 것은 분명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그 목표를 이루었을 때 우리는 과거의 내가 세운 목표를 오늘 손에 쥐고 있을 뿐, 그것이 또다시 미래에 내가 원하는 그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간의 이성이 추구하는 행복의 개념 역시 단지 '요청되는 것'일 분인 셈이다.
~ 그러니 '간절한 것은 손에 넣지 않는 것'이라는 행복의 공식을 지키려면, 물론 그것을 완전히 성취할 수도 없고 그것을 성취하는 공식이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필연)이 우연과 결합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된 것의 결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과정을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는 중이어야 하는 것이다.

 

97쪽
(말에서 중요한 것)
1. 호흡   2. 설득력     3. 분노를 다루는 것     4. 진실성       5. 평가 자제      6.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는 것

 

286쪽-(책을 통해 방대한 우주와 만나다)
~ 독서를 통해 사람들이 각자 다르게 생각하는 언어와 말하는 언어를 배우고, 내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사람의 생각은 언어로 고정되어 있고, 언어는 맥락이 있어야만 뜻이 형성된다. 언어, 즉 어휘가 부족하면 생각이 풍부할 수 없고 언어를 맥락화할 수 없다면 체계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유'란 맥락화된 생각을 가리킨다. 그래서 독서는 사유를 배우는 제1의 수단이며 창의력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독서가 이렇게 방대한 기회를 주는데도 독서를 통해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독서의 대상이 편협하거나 생각을 읽지 않고 문자에만 의존하는 기계적인 독서를 하거나 저자의 논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사건이나 이야기에만 몰입하는 나쁜 독서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먼저 문자(텍스트)를 읽고 거기에 담긴 저자의 생각과 사상과 지식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이해한 것들을 기반으로 나를 변화시키는 내면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서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만나는 난관은 텍스트를 대하는 자세다. 생각을 모두 말로 옮길 수 없고 말은 문자로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독서를 할 때 단순히 문자를 읽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문자가 지시하는 저자의 진짜 생각을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 데리다의 말을 먼저 새겨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가 인식하는 것들은 과거의 흔적들에 기반한다. 따라서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저자의 말(텍스트)은 그의 과거 흔적에 기반한 것이다. 그런데 읽는 나의 과거 흔적은 저자와 완전히 다르다. 또 독자들도 저마다 다른 과거의 흔적을 갖고 있다. 때문에 같은 텍스트를 읽고도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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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7
조지 오웰 지음, 김기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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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고등학교 시절 읽었었는데, 처음 보는 듯한 새로운 느낌.

이렇게 심오했구나 하는 깨달음.

명작은 읽을 때마다 얻는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번 더 읽어야 할 책 목록에 넣어야 겠습니다.

같이 들어있는 '런던의 따라지 인생'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가난과 인간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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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쪽-
스퀼러가 그 장면을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하자 동물들은 정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
"나는 스노볼이 처음부터 반역자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소." 그는 마침내 말했다. "그가 나중에 한 일은 별개의 문제요. '외양간 전투'에서 스노볼은 훌륭한 전우였소."
스퀼러는 아주 천천히, 그러나 단호한 목소리로 복서의 말을 받았다. "우리의 지도자 나폴레옹 동무는, 던언하건대 - 동무들, 단언하건대 말이오 - 스노볼이 처음부터, 그렇소, 반란을 구상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존스의 정보원이었다고 말씀하셨소."
"아, 그렇다면 얘기가 다르죠!" 복서가 말했다. "나폴레옹 동무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게 옳겠군요."
77쪽-
~ 옛날 존스 시절에도 이 못지않은 무서운 유혈 광경이 이따금 벌어졌었다. 그러나 오늘 일은 동물들 사이에 벌어진 것이기에 훨씬 더 끔직했다. 농장에서 존스가 쫓겨난 이래 오늘날까지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의 생명을 빼앗은 적은 없었다. 쥐 한 마리조차 죽인 적이 없었다. ~
~ 클로버 나름의 꿈은 이런 것이었다. 모두가 굶주림과 채찍에서 해방되고,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자기 능력에 따라 노동을 하는 사회, 메이저의 연설이 있던 날 밤 그녀가 다리를 오므려 새끼 오리들을 감싸 보호해주었듯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는 그런 동물 사회였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 그녀는 왜 사태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알 수 없었다 - 아무도 감히 속에 든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개들이 사방을 휩쓸고 다닐 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충격적인 범죄 사실을 자백한 후 조각조각 찢겨 죽는 참상을 목격해야 하는 그런 때가 온 것이었다. 실상 그녀의 마음속에 반란이라든가 불복종이란 있을 수 없었다. 비록 사태가 이렇게 되었을망정 존스 시절보다는 지내기가 훨씬 좋아졌으니 무엇보다도 인간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여전히 그녀는 충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을 수행하며 나폴레옹의 통치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이 이런 것을 위해서 꿈꾸며 애써온 건 결코 아니었다. 그들이 풍차를 건립하는 것도, 존스의 총탄에 맞서 싸웠던 것도 진정 이런 것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녀는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대충 이런 생각을 했다.
~ 그는 나폴레옹 동무의 특별 훈령에 따라 <영국의 동물들>이 금지되었다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을 금한다는 이야기였다. 동물들은 깜짝 놀랐다.
"왜 그러죠?" 뮤리얼이 다급히 물었다.
"그 노래는 이제 필요 없게 되었소, 동무." 스퀼러가 귿은 얼굴로 말했다. "<영국의 동물들>은 반란의 노래입니다. ~ 우리는 <영국의 동물들>에서 다가올 미래에 이룰 더 좋은 사회에 대한 동경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사회가 이루어졌단 말입니다. 그러니 분명히 이 노래는 더 이상 아무런 목적이 없는 것이지요."
비록 두려웠지만 몇몇 동물들은 도저히 항의하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양들이 늘 그렇듯 "네 발은 좋고, 두발은 나쁘다"를 외쳐대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 분간 계속 외쳐댔고 토론은 결국 막혀버렸다.

111쪽-
여러 해가 흘렀다. 계절이 몇 번 바뀌는 사이 수명이 짧은 동물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났다. 이제 클로버와 벤저민, 갈까마귀 모세, 그리고 여러 마리 돼지들을 제외하고는 '반란' 이전의 옛날을 기억하는 동물은 아무도 없었다.
~ 현재의 생활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스퀼러가 읊어대는 숫자 목록을 참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자료는 모든 것이 더욱더 좋아졌다는 사실을 천편일률적으로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 동물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이제 이런 일들을 생각할 만한 겨를도 없었다. 오직 벤저민 영감만이 자기가 걸어온 긴 생애를 세세히 기억하고서, 더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없으며 더 좋았던 적도 나빴던 적도 결코 없었노라고 공언했다. 그는 굶주림, 고난, 좌절은 삶의 불변의 법칙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동물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더욱이 그들은 한순간도 자신들의 동물농장의 구성원이라는 명예심과 특권 의식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들은 여전히 이 마을 전체에서 - 아니 영국 전체를 통틀어서! - 동물들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유일한 농장에 살고 있었다. 동물들은 모두, 가장 어린 새끼는 물론 30킬로미터나 떨어진 농장에서 끌려온 신참 동물들마저도 이 점에는 경탄을 표했다.

 

122쪽
이번에도 우레 같은 박수 소리가 들렸고 모두들 술잔을 쭉 들이켰다. 그러나 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동물들은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돼지들의 얼굴이 뭔가 변한 것 같은데 대체 무엇일까? 클로버의 늙고 흐릿한 눈동자가 이 얼굴 저 얼굴로 옮겨다녔다. 어떤 돼지는 턱이 다섯 겹이었고, 어떤 돼지는 네 겹, 또 어떤 돼지는 세 겹이었다. 그런데 그 얼굴이 녹아내려 형태가 변해가고 있는 듯한데 이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 순간 박수 소리가 멎더니 일행은 카드를 들어 중단되었던 게임을 계속했다. 그리고 동물들은 슬그머니 정원을 빠져나갔다.
~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고함을 지르고 식탁을 탕탕 치고 찌를 듯 의심에 찬 눈초리를 번득이며 격렬하게 부정하는 목소리 등이 뒤섞여 온통 난리도 아니었다. 나폴레옹과 필킹턴 씨가 동시에 똑같은 스페이드 에이스를 내놓은 것이 싸움의 발단이었다.
열두 명이 제각기 분노에 찬 음성으로 고함을 치고 있었는데 그 목소리들이 모두 똑같았다. 그러고 보니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밖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의 시선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또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왔다갔다 분주했다. 그러나 누가 돼지이고 누가 사람인지 구별하가란 이미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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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전집 1
밀란 쿤테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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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 농담으로 통하지 않는 사회.

스스로 검열하도록 만드는 사회.

자신을 스스로 숨기게 만드는 사회.

공포스러운 사회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남들이 불행해도 나만 잘살면 행복한 걸까요?

루드비크는 이런 사회에서 어쩔수 없이 불행해진 인물입니다.

그의 주변사람들도 모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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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쪽 (헬레나)
아니, 하긴, 그들이 맞는지도 모르지, 어쩌면 난 악독한 여자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든 정말 마음대로 내버려둬야 하는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도 개인적인 일에 끼어들 권리는 없다,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는 이 세상 전체를 정말로 잘못 생각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정말로 자기와 전혀 상관도 없는 일들에 참견하는 혐오스러운 순경일지도 모른다, 다만 나, 나는 그냥 이렇고 언제나 느끼는 대로 행동할 뿐이다, 바뀌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 인간은 둘로 나뉠 수 없다고 나는 항상 생각했다, 오직 부르주아만이 속임수를 써서 공적 존재와 사적 존재로 자신을 양분한다, 이것이 나의 신조다, 나는 언제나 그에 따라 행동해 왔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56쪽 (루드비크)
이 마지막 얼굴이 진짜였을까?
아니다. 모든 것이 진짜였다. 위선자들처럼 내게 진짜 얼굴 하나와 가짜 얼굴 하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나는 젊었고, 내가 누구인지 누가 되고 싶은지 자신도 몰랐기 대문에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얼굴들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화가 내게 두려움을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중 어느 것에도 꼭 들어맞질 않았고, 그저 그 얼굴들 뒤를 맹목적으로 이리저리 헤매 다니고 있었다.)

133쪽 (루드비크)
~ 그때 이래로 나는 새로 사람들을 알게 될 때마다 남자든 여자든, 새 친구든 애인이 될지 모를 여자든, 머릿속에서 그들을 그 시대 그 강당에 옮겨 놓고 그들이 손을 들 것인가 자문해 보게 된다. 그 누구도 이 검사에 통과한 사람은 없다. 예전에 내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얼른, 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확신에 의해서 혹은 두려워서) 그랬던 것처럼 그들 모두가 손을 들고 만다. 그러니 인정하시라. 당신을 유배 보내거나 사형할 태세인 이들과 같이 산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그들과 아주 친해지기가, 그들을 사랑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 오랫동안 나는 그런 상황에서 결코 다른 사람들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확신시키려고 애써 보았다. 그렇지만 결국 그런 자신을 비웃을 수 있을만큼은 정직하다. 그러니까 나 혼자 손을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유일하게 정의로운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다른 이들보다 더 낫다는 그 어떤 보장도 내게서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타인과 나의 관계에 무슨 변화를 줄 수 있는가? 나 자신의 한심함을 인식한다고 해서 나와 비슷한 이들의 한심함과 내가 화해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타인에게서 자기 자신의 비천함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서로 형제처럼 결속된다든가 하는 일만큼 내게 역겨운 것은 없다. 그런 메스꺼운 형제애는 사양한다.

152쪽
젊은이란 참혹한 것이다. 그것은 어린아이들이 희랍 비극 배우의 장화를 신고 다양한 무대 의상 차림으로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면서 광적으로 신봉하는 대사들을 외워서 읊으며 누비고 다니는 그런 무대다. 역사 또한, 미숙한 이들에게 너무도 자주 놀이터가 되어 주는 이 역사 또한 끔찍한 것이다.


~ 그렇다면 누가 잘못한 것이란 말인가? 역사 자체가? 그 신성한, 합리적인 역사가? 그런데 왜 그런 실수들이 역사 탓이라고 해야만 할 것인가? 인간으로서의 나의 이성에만 그렇게 보일뿐, 만일 역사에 자기 고유의 이성이 있다면, 무엇 때문에 그 이성이 인간들의 이해를 신경쓸 것이며 여선생처럼 꼭 진지해야 하겠는가? 그리고 만일 역사가 장난을 한다면?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그리고 내 인생 전체가 훨신 더 광대하고 전적으로 철회 불가능한 농담 (나를 넘어서는) 속에 포함되어 있는 이상, 나 자신의 농담을 아예 없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 그렇다, 갑자기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사람들 대부분은 두 가지 헛된 믿음에 빠져 있다. 기억(사람, 사물, 행위, 민족 등에 대한 기억)의 영속성에 대한 믿음과 (행위, 실수, 죄, 잘못 등을) 고쳐 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다. 이것은 둘 다 마찬가지로 잘못된 믿음이다. 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모든 것은 잊히고, 고쳐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을 (복수에 의해서 그리고 용서에 의해서) 고친다는 일은 망각이 담당할 것이다. 그 누구도 이미 저질러진 잘못을 고치지 못하겠지만 모든 잘못이 잊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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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악어 2014-07-19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는글을만이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