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 다섯손가락 이두헌 노래시 필사집
이두헌 지음 / 이은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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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이두헌
▪︎이은북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솔직히 말하면
다섯손가락이라는 밴드는 내게 꽤 낯선 이름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가볍게, 기대 없이 펼쳤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장을 넘기며 필사를 하다 보니
가사 속 문장들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이 노래… 아는데?”
무심코 흥얼거릴 수 있을 것 같은 구절들,
어디선가 분명히 들어본 기억이 있는 멜로디들이
글자로만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라는 제목처럼
정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건넨다.
우울한 날엔 뭘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저 “어떤 옷을 입을까?” 하고 묻는다.

그 질문이 참 좋았다.
우울함을 고치려 들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이두헌의 노래 가사들은
화려하지도, 과하게 감정을 몰아붙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 오래 머문다.

필사하면서 몇 번이나 펜을 멈추게 됐고,
어떤 문장 앞에서는 괜히 숨을 한번 고르게 되기도 했다.
잘 쓰인 말은 이렇게 사람을 잠깐 멈춰 세운다는 걸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

특히 좋았던 건
노래 가사 사이사이에 담긴 짧은 글들과 사진들이다.

무대 위의 음악인이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시선이 느껴져서,
이 책이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노래’가 ‘시’가 되고,
그 시를 다시 손으로 따라 적는 이 과정이
생각보다 꽤 큰 위로가 되었다.

다섯손가락을 잘 몰랐던 나조차
아는 노래를 발견하며 반가워했고,
몰랐던 노래에서는
지금의 내 마음과 닮은 문장을 만났다.

아마 이 책은
특별히 힘든 날이 아니어도,
괜히 마음이 축 처지는 날에
책장 한 켠에서 꺼내 쓰기 좋은 책일 것이다.

@eeunbook
@jugansimsong
@dal.bar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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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축의 집 - 제3회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 수상작!
미키 아키코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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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축의 집
▪︎미키 아키코 장편소설
▪︎문지원 옮김
▪︎블루홀6

책을 펼치기 전,
나는 먼저 『귀축』이라는 단어부터 찾아보았다.
❛야만적이고 잔인한 짓을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 뜻을 알고 나니
책 표지에 적힌 문장이 조금 더 무겁게 다가왔다.

❝우리 집 악마는 엄마였다.❞

도대체,
얼마나 잔인한 일이 있었기에
‘엄마’라는 존재 앞에
이런 단어가 붙었을까.

그 질문 하나를 마음에 품은 채
조심스럽게 이야기에 들어갔다.

『귀축의 집』은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과정을
치밀하면서도 집요하게 쌓아 올린다.

사카키바라라는 탐정이 한 사람의 의뢰를 받고
진실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이어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의 말을 듣는 일로부터
이 사건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을 말하는 듯 보이지만
어딘가 미묘하게 어긋난 진술들,
말과 말 사이에 남겨진 침묵과 망설임.

사카키바라는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대단한 액션도, 과장된 추리도 없다.

다만 질문을 던지고,
끝까지 듣고,
기억해 둔다.

인터뷰가 거듭될수록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더 깊고 어두운 이야기로 변해간다.

그리고 독자는
탐정의 시선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추리의 한가운데로 끌려 들어간다.

조용히 말을 건네는 방식인데도
이상하게 긴장감이 흐른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말, 그리고 말하지 않은 것들로
진실을 조립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차례차례 등장하는 관계자들의 증언,
그 말들 사이에 숨어 있는 미세한 균열과 모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사람은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게 된다.

마지막에 다다르면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복선들이 하나씩 회수되며
묘하게 서늘한 쾌감을 남긴다.

누군가는 이 작품을 이야기 미스터리라고 부를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그 범주에만 가두기엔 이야기가 너무 단단하다.

읽고 나면
사건보다 더 오래 남는 건 ❛가족❜이라는 울타리다.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 안에서
어떻게 죽음이 고조되고, 침묵이 폭력이 되는지.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그 질문이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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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고백
미키 아키코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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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자의 고백
▪︎미키 아키코 장편소설
▪︎문지원 옮김
▪︎블루홀6

증언을 하나씩 읽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따라온다.

❛지금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정말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

패자의 고백은
사건의 피해자인 아내와 아들의 메일로 시작한다.

이미 세상에 없는 이들의 말이
이야기의 문을 먼저 연다는 점부터
이 소설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그 뒤를 잇는 것은
사건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기억과 감정으로 쓰인 말들.

누군가는 단정적으로 말하고
누군가는 조심스럽게 책임을 피해 간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생각이 분주해진다.

이 사람의 말은 어딘가 걸리고,
저 사람의 말은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의심스럽다.

증언들을 따라가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진짜 범인은 누구일지
나도 모르게 추리하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이 흥미로운 건
단순히 범인을 맞히는 재미에만 있지 않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사람마다 이렇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말들 안에는
각자가 지키고 싶은 진실과
외면하고 싶은 감정이 함께 섞여 있다는 점이
읽는 내내 마음에 남는다.

읽을수록 확신은 흐려지고,
의심은 더 많아진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길수록
정답에 가까워진다기보다
오히려 더 깊은 질문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진실은 하나일까.
아니면, 모두가 조금씩 틀린 걸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 재미있게 읽히겠지만,
읽고 난 뒤 오래 남는 건
범인보다도
‘사람의 말’을 바라보게 만드는 여운일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하지만 꽤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미스터리였다.


#패자의고백 #미키아키코 #블루홀6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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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
이명희 지음 / 샘터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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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
▪︎이명희
▪︎샘터

내 아이가 중증장애아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건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일 것 같다.

상상조차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삶 안에서 오갔을 감정과
수없이 흔들렸을 관계들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은 삶에 대한 대단한 해법을 내놓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점이 이 에세이의 가장 큰 힘처럼 느껴졌다.

연대, 공감, 힐링 같은 말들을 쉽게 꺼내지 않으면서도
곳곳에 인간에 대한 믿음과 따뜻함을 숨겨둔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독설과 유머가 번갈아 나오고,
마치 “너무 심각해지지 말라”며
슬쩍 농담을 건네는 것 같은 순간도 있다.

작가는 상담심리를 공부한 사람답게
여러 이론과 개념을 꺼내 보이지만,
결국 도달하는 지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인간은 끝내 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
그래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만이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는 결론.

아이가 열세 살이 되기까지,
움직이지도 보지도 못한 채 함께 살아온 시간들.

그 시간 속에서 가족, 이웃, 선생님,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관계들까지
모두 새롭게 다시 보게 된다.

관계란 가까워지는 일만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는 말이
유독 오래 남았다.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크지 않다.
“괜찮아질 거야” 같은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대신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살아볼 만하지 않겠냐고 묻는다.

희망을 크게 말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믿게 되는 종류의 문장들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감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감사할 일이 있어서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기로 결심하는 것.

불완전하고 불안한 삶 속에서도
우리는 저마다 회복할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사랑과 이해,
용서와 안부를 모두 품은 한 단어, ‘안녕’.

이 책이 말하는 안녕은
떠나보내는 인사가 아니라
오늘을 다시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에게 건네는 인사에 가깝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조금은 괜찮아진 기분이 드는 이유는,
삶이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흔들리면서, 넘어지면서,
각자의 속도로 다시 일어서며.

『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는
그 모든 과정 앞에서
말없이 등을 내어주는 책이다.

괜찮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어주는 문장들로.

그리고 조용히,
오늘의 나에게 안부를 묻게 한다.

@jugansimsong
@isamtoh
@pages.by.s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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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안녕을말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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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적으로는 서울대 못 갈 줄 알았다 - 지금 공부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한정윤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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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성적으로는 서울대 못 갈 줄 알았다
▪︎한정윤 지음
▪︎체인지업

공부는 원래 누구에게나 어렵다.
그래서 더 자주 흔들리고, 더 쉽게 지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한 문장이 오래 남았다.

❝결국 핵심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깨닫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막상 우리는 그 ‘당연한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

공부가 안 될 때마다
방법을 바꾸고, 계획을 다시 세우고,
환경부터 탓해왔던 나에게
이 책은 조용히 방향을 돌려 세운다.

❝공부는 결국 나의 몫❞

누가 대신 해줄 수 없고,
한 번에 해결되지도 않는 일.

그래서 더 정직하게 나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문장.

❝지금 나가는 진도에 집중해라!❞

앞으로 가야 할 것, 남은 것, 부족한 것보다
지금 내가 밟고 있는 자리를 먼저 보라는 말처럼 들렸다.

또 하나,
공부 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올바른 시간 분배는,
올바른 계획이 세워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억지로 시간을 쪼개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공부를 정확히 알고,
내 수준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

그게 먼저라는 이야기였다.

책 속에는 상위권과 중위권을 가르는 차이가
재능이나 머리가 아니라
시간을 쓰는 방식, 공부를 대하는 태도라고 적혀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급하게 몰아치지 않는다.

대신, 한 단계씩 돌아보게 만든다.
❝완전한 ‘스스로 학습’을 이루자❞

이 문장은
아이에게도,
그리고 부모인 나에게도 같은 질문으로 다가온다.

지금 우리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차근차근 키우고 있는지.

공부가 막막한 날,
의욕이 바닥나는 날,
괜히 마음만 무너질 때
이 책은 큰 소리로 몰아붙이지 않는다.

대신 옆에 앉아
“다시 여기부터 해보자”고 말해준다.

성적을 단번에 올려주는 책이라기보다
공부를 다시 믿게 해주는 책,

그리고
아이의 공부를 조금 덜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gbb_mom
@changeup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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