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듭 이론 -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수학
신조 레이코.다나카 코코로 지음, 권기태 옮김 / 성안당 / 2025년 9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우리는 일상에서 무엇인가를 매듭짓고 있다.
집을 나서기 전 머리를 묶거나 넥타이를 매거나 신발끈을 조인다. 일터에서 우리는 얽힌 문제를 풀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할 때조차도 종종 매듭이란 단어를 말하곤 한다.
최근에 ㈜도서출판 성안당에서 일본 번역서,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수학 매듭 이론」을 출간했는데 매듭이 어떻게 수학에서 다뤄지는지 호기심이 일어 책장을 펼쳐 보게 되었다. 여태 수학이라 하면 계산이나 수식만 생각했었는데 매듭자체는 위상수학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된다.

나무위키를 참조하자면 도넛과 머그컵은 동일한 모양이다. 머그컵을 마음대로 찌그러뜨리거나 늘려 변형을 가하면 결국에는 머그컵의 손잡이 모양 때문에 도넛이 된다는 것. 원래 구멍이 난 물건은 어떻게 뭉그러뜨려도 구멍을 없앨 수 없다. 위상수학(位相數學, topology)이란 연속적인 변환(예: 변형)에 의해 변하지 않는 성질(예: 구멍)을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분야이다.
수학에서 ‘매듭’이라고 하면 단순히 끈을 묶은 것이 아니라, 묶은 후 양 끝을 닫은 끈, ‘매듭이 있는 고리’를 의미한다. 처음과 끝을 이어놓은 것을 매듭이라고 정의했기에 매듭 이론에서 다루는 매듭은 완전한 폐곡선(closed curve)의 형태를 띤다. 참고로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단순한 고리(link)도 수학에서는 자명 매듭(trivial knot)으로 간주하는데 그렇게 정의하지 않으면 매듭 이론을 전개하는 데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듭 이론의 목적 중 하나는 어떤 고리가 같은 고리이고, 어떤 고리가 다른 고리인지 판단하고 이를 분류하는 것이다.

실제로 끈으로 매듭을 만들어서 조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매듭 이론에서는 노트에 매듭을 단순화하여 그려서 고리를 살펴본다. 매듭들은 교차점의 개수로 나눈다.

어렸을 때 보이스카웃 활동을 잠시한 적이 있었는데 밧줄로 매듭짓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는데 무엇인가를 묶고 꼬여 있는 것을 푸는 데는 도통 감각이 둔했었다. 성인이 된 지금에도 물리적으로 매듭을 짓는 일(묶거나 풂)에는 재능이 영 없다.
이 책에서 우리는 다양한 매듭(옭, 마디, 부둣가, 날개, 스퀘어, 외과의사, 그래니, 솔로몬, 보로메오, 트위스트, 브루니안 고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하나의 매듭이 같은 종류의 다른 매듭으로 변할 때 변형이 가해지는데 독일의 수학자, 쿠르트 라이데마이스터(Kurt Reidemeister)는 ‘불변량(결코 변하지 않고 보존되는 수학적인 양)’이라는 개념을 통해 수학적으로 증명하였다.
‘매듭 이론’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저자들과 편집자가 이 책을 집필하며 엄청 노력하였다고 하였으나 너무나 전문적인 내용이기에 끝까지 책장을 넘기기 어려웠다. 매듭 이론이 바이러스 연구, 분자생물학(DNA), 양자컴퓨터 등 수학 이외의 어떤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지 추가로 기술해 줬다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