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그러진 만화 1 - 망그러진 곰과 햄터의 귀염뽀짝 일상다반사! 망그러진 만화 1
유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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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은 무해하고 또 무해하니까. 가장 좋아하는 곰을 이용한 망그러진 곰이 단행복 책자로 출판되어 선물받게 되었다:) 짧은 카툰으로 되어 있어 기분전환와 짧은 미소, 따뜻함이 필요할 때 꺼내보기 너무나 흡족하다. 어딘가 허술하고 삐뚤빼뚤한 선이 마음에 든다. 세상만사 꼭 완벽하게 해내려 애쓰지 않아도 이렇게나 충분히 귀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듯하다. 망그러진 곰도 이렇게 귀여운데, 나도 한번쯤은 망그러져도 괜찮지 않을까?

일상생활 속에서 안에서의 행복과 밖에서의 행복을 고민하며, 안과밖의 중간지점인 현관문에서 행복을 찾는 곰. 손자가 배고프다는 사실에 오토바이에 머리칼을 휘날리며 달려오시는 할머니는 무해하고도 너무나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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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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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_아니 에르노/김선희

이 작품속 글은 절대 작가 고유의 개인적 경험안에 속할 수 없다.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녀가 겪었던 고통과 몸부림은 나의 것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수집한 모든 글자 하나 하나를 곱씹으며 읽고 눌러 쓰며 눈물을 삼킬 수 없었다. 인간으로서 누구가 겪게 되는 순간이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믿지 않고 외면하는 아픔을 글로 남긴 아니 에르노는 그녀 자신도 어머니에 대한 글을 돌이켜 읽을 수 없었다.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내면 세계를 가장 강력하고 긴밀하게 접촉하는 이는 어머니다. 그러나 그 세계는 언젠가 나의 존재를 잊고 흔들릴 수 있다. 이 문장을 완성하거나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눈물을 멈출 수 없다. 나에게는 나의 세계 이전에 엄마의 세계 속에 존재했었기에. 그래서 숨 쉬며 살아올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으며 그것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자명하다.
이제 나는 그 어떤 시간이 오더라도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순간을 가치롭게 여기며 살아나갈 수 있기를, 그렇게 노력할 것이다. 나는 무엇으로 그녀의 세계를 존중하며 바라볼 수 있을지 앞으로 고민해보려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실까봐 두렵다. 어머니가 세상에 없느니 차라리 미쳐서라도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난 네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다했다. 그런데 그 때문에 너는 한층 더 불행했을 거다"

✏️어머니는 이젠 개인 소지품을 몽땅 잃어버리고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모두 포기해버린 것이다. 어머니가 우리 집에 있을 때 화장도구 세트를 찾아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애쓰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머니는 사물들에 집착함으로써 세상에 매달려 있고자 고군부투한 것이었다.

✏️나는 장차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 같다. 하여간 죄책감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는 건 생명이 멈추어버린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의 삶이 고통과 죄책감으로 소멸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물건이란 세상에 매달려 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대상이며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물건을 챙기는 것이다.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며 "나도 같이 데리고 가!"한다. 난 어찌할 바를 몰라 죽고만 싶었다.

✏️어머니가 "아니!"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가 내 이름을 부르지 않은 지도 일 년이 훨씬 넘었다. 이 소리를 듣는 즉시 나의 모든 감각이 마비된 채 텅 비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이런 외침은 내 삶의 깊숙한 곳, 어린 시절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였다.

✏️때론 어머니 본래의 모습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표현들이 단 하나뿐인 어머니의 손재 속에 혼재되어 있다가 표출되기도 한다. 이럴 때면 난 어머니가 말하는 표현들에 집중하여 한마디 한마디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인 시도를 한다.

✏️그 당시 어머니는 지금처럼 파괴적인 본능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정돈을 함으로써 세상에 매달려 있으려고 안간힘을 쓴 것이고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발버둥쳤던 것이다.

✏️살아 있다는 건 어루만지는 손길을 받는다는 것, 즉 접촉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머니가 타고 있는 휠체어의 제동 장치를 확인하려고 몸을 구부리고 있었는데 어머니도 몸을 숙이더니 내 머리를 껴안았다. 어머니의 이 몸짓, 바로 이사랑을 나는 한동안 망각한 채 지내왔다. 이 사랑의 몸짓을 잃고서도 어머니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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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 신경학자가 쓴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
수잰 오설리번 지음, 서진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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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소녀들_수잰오설리번

올리버 색슨의 후계자라 불리는 신경과학자 수잰 오설리번의 두 번째 과학책이다. 신경학자의 입장에서 본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쓴 이번 책은, 일반의학 영역에서 진척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서사의 다양한 심리적 원인 및 신체 증상에 대한 사례들을 모아 집필한 결과물이다.
스웨덴으로 난민을 신청하여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체념증후군은 현재까지도 깨어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있으며, 카자흐스탄의 작은 마을 크라스노고르스크에 거주하는 이들 130여명은 집단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잠에 빠져들어버린 케이스도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정확히 명명되지도 못한 병명인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가. 수재 오설리번은 해당 현상이 발병한 한 가운데로 들어가, 이들의 삶의 주거지와 환경 및 역사적 특징까지 면밀하게 살피며 신경과학자로서 그 원인을 찾아나선다. 그녀의 행보를 흥미롭고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병의 발달과 진행을 최대한 잘 이해하려면 우선 그 병을 둘러싼 서사부터 살펴봐야 한다. 사실 서구 의학에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체계가 자연스럽게 갖춰져 있지 않다. 의사들의 첫 번째 충동은 증상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다. 배가 아프다는 환자 앞에서 우리는 먼저 장염부터 생각하도록 훈련받았다.

✏️심지어 심리적인 원인이 의심되는 때조차도 많은 의사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 한 가지 공식, 즉 스트레스만 탓한다. 하지만 심인성 장애를 그런 식으로 바라보면 문제가 생기며, 특히 스트레스를 유일한 촉매 사건 혹은 확실한 트라우마로 보는 문제가 발생한다. 스트레스 요인은 모든 사람에게 있다. 찾아보면 늘 그 사람의 증상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삶의 어떤 사건이나 갈등이 존재한다. 쉬운 공식이다.

✏️많은 이가 기능성 질환을 너무 큰 모험이라고 느끼며, 그래서 그 진단을 거부한 채 다시 자신만의 음파 무기설을 찾아나선다. 그런 탐색에 평생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다시 말해 누구도 그 존재를 입증못한 무기의 공격 때문에 평생 잠재적 장애를 갖게 된 것이다.

✏️젊은 여성의 생리 기능 중에서 스트레스, 심리, 사회와는 관련 없는 어떤 면이 기능성 장애에 좀더 취약할 수도 있다. 호르몬의 순환으로 인한 잦은 신체 변화가 백색 소음을 더 많이 유발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젊은 여성들이 판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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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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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부수는 말_이라영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타인의 고통을 나의 언어로 옮길 때와 마찬가지로 내 마음이 타인의 언어로 전달될 때 의도치 않은 오역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영원히 내가 닿고 싶은 아름답고 정확한 언어의 세계에 닿지 못할지도 모른다. 정확하게 말하고 싶다는 나의 열망은 끝내 완수되지 못할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고 싶다는 나의 열망은 끝내 완수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라, 화두를 던지기 위해 쓴다. 권력의 말을 부수는 저항의 말이 더 많이 울리길 원한다. _작가의 말

[여성은 시간에 갇힌다]
남성 가부장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시간은 늘 무시당한다. 자본이 노동자의 시간을 소유하듯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의 시간을 소유한다. 결혼제도는 여성의 시간을 남성의 삶에 이식하는 제도이다. 시간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여성의 경우 삶의 맥락이 뚝뚝 끊긴다. '경력단절'은 여성의 경제활동만이 아니라 개인의 서사마저 단절시켜 언젠가부터 대부분의 여성은 이름 없는 '어머니'가 된다. 육아를 비롯한 돌봄노동과 집안 노동은 경력이 되지 못한다.

[노동자의 언어를 정부의 언어로 오역하기]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에게 부지런히 언어를 빼앗는 권력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언어를 활용한다. 권력은 어떻게 언어의 보호장비를 갖추는가. 권력은 자신들의 특권과 비리, 각종 부패를 순화된 언어로 표현하거나 아예 다른 의미로 변형시킨다. 힘 있는 자들의 약탈과 착취는 늘 '관행'이란 이름을 얻는다. 권력은 언어의 개념을 지배한다.
여전히 다수의 언론은 성폭력을 '몹쓸 짓'이라는 완곡어법으로 얼버무린다. 미성년자 성착취를 '원조교제'라 부르고, 여성 성착취를 '스폰서'라 부름으로써 여성의 성을 착취하는 남성권력이 아니라 성을 이용해 돈을 받아내는 여성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린다. 힘이 윤리를 지배한다.

[관심 없음]
'나는 동물권이나 채식에는 관심 없다, 나에게는 젠더 문제가 우선은 아니다'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진보적인' 사람들을 만난다. 자신의 상대적 무관심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무심한 공격성을 느낀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모든 문제에 동일한 관심을 보일 수는 없다. 그러나 '관심 없음'을 입 밖으로 뱉어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관심이 없어도 괜찮은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권력 행위이기 때문에 놀란다. 고통의 우선순위가 내면화되어 있다는 것은 이 사회의 권력이 정한 고통의 크기에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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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이면 을유세계문학전집 122
씨부라파 지음, 신근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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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이면_씨부라파/신근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세계에서 정해진 삶을 살아나는 끼따리 여사와 자신의 국가보다 부유한 곳에서 유학생이라는 특권을 가지고 살아나가는 놉펀. 점차 가까워져 가는 사이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시선을 매력으로 느끼며 함께 하는 시간들이 지속된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조차 생각해볼 기회 조차 가지지 못하였던 끼따리여사의 성장배경과 유학생으로서 보다 자유로운 생각과 거침없는 감정을 표현하는 놉펀과의 대화가 주된 작품의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나에게 이들의 이야기는 서로 간의 사랑과 애정을 확인하는 대화라기 보다는, 각자가 살아오며 느껴오고 생각해온 바를 교환하며 다양한 삶의 관점을 시사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비록 사회와 가정(왕족)안에서 끼따리는 정해진 역할을 수행해나가야 하는 수동적인 여성이었으나, 그녀는 사회적 굴레에 갇힐 수 없는 지혜와 현명함을 갖춘 여성이었다. 자신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이 없는 타의적 환경 속에서도 사랑에 대한 고찰, 삶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보여주는 그녀에게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사랑이 없는 결혼을 선택함으로서 구속되어 있는 여성의 삶보다, 스스로를 위한 조금 더 주체적인 행복을 찾아 나선 끼따리를 누가 비난할 수 있을 것인가. 더불어 그녀가 자신의 행복을 위한 사랑을 깨달아가고, 그 사랑이 차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지라도 나는 그녀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그 그림의 이면에는 인생이있고, 그 인생이 나의 마음에 새겨져 있음을 잘 알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 그림의 이면은 판지 한 장이고, 그 뒤는 벽이다.

✏️제 눈에 여사님의 싱그러움은 여전히 아침나절에 있습니다. 새벽녘이라고 부르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할지라도 아직 빛날 수 있는 많은 시간이 있습니다.

✏️무엇이 됐건 간에 한 가지가 되어라. 무엇이 되건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무엇이 되건 간에 가장 잘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 또 한가지 관심을 쏟는 것이 외로움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거지. 내 마음이 평온해지고 불안하지 앟게 도와준다는 거야.

✏️자네가 움직일 때 그 움직임은 유익하거나 무익하거나 또는 유해하거나 그 중 하나를 만들어 낼 거야. 생각도 마찬가지야. 만약 우리가 유익한 쪽으로 헤아리지 않으면 무익한 쪽이나 유해한 쪽으로 사고해 버리게 돼.

✏️그 당시 나는 '우리가 외부인의 시선으로부터 우리의 생기 있는 젊음을 보호하고 감추는 것이 옳은 것인가? 그러한 행위로 삶은 어떤 점에서 이득을 얻는가?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현명한가?를 자문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나는 그때 거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깊이 사유하는 사람이 되도록 훈련받지 못했기 때문이었어.

✏️"이성이 없을 때 자네의 사랑을 표현했다고? 자네는 이성이 없을 때 행동하는 것만큼 나중에 후회할 행동이 또 없음을 모르는 건가?"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 없이 죽는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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