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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 신경학자가 쓴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
수잰 오설리번 지음, 서진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평점 :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_수잰오설리번
올리버 색슨의 후계자라 불리는 신경과학자 수잰 오설리번의 두 번째 과학책이다. 신경학자의 입장에서 본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쓴 이번 책은, 일반의학 영역에서 진척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서사의 다양한 심리적 원인 및 신체 증상에 대한 사례들을 모아 집필한 결과물이다.
스웨덴으로 난민을 신청하여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체념증후군은 현재까지도 깨어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있으며, 카자흐스탄의 작은 마을 크라스노고르스크에 거주하는 이들 130여명은 집단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잠에 빠져들어버린 케이스도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정확히 명명되지도 못한 병명인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가. 수재 오설리번은 해당 현상이 발병한 한 가운데로 들어가, 이들의 삶의 주거지와 환경 및 역사적 특징까지 면밀하게 살피며 신경과학자로서 그 원인을 찾아나선다. 그녀의 행보를 흥미롭고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병의 발달과 진행을 최대한 잘 이해하려면 우선 그 병을 둘러싼 서사부터 살펴봐야 한다. 사실 서구 의학에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체계가 자연스럽게 갖춰져 있지 않다. 의사들의 첫 번째 충동은 증상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다. 배가 아프다는 환자 앞에서 우리는 먼저 장염부터 생각하도록 훈련받았다.
✏️심지어 심리적인 원인이 의심되는 때조차도 많은 의사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 한 가지 공식, 즉 스트레스만 탓한다. 하지만 심인성 장애를 그런 식으로 바라보면 문제가 생기며, 특히 스트레스를 유일한 촉매 사건 혹은 확실한 트라우마로 보는 문제가 발생한다. 스트레스 요인은 모든 사람에게 있다. 찾아보면 늘 그 사람의 증상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삶의 어떤 사건이나 갈등이 존재한다. 쉬운 공식이다.
✏️많은 이가 기능성 질환을 너무 큰 모험이라고 느끼며, 그래서 그 진단을 거부한 채 다시 자신만의 음파 무기설을 찾아나선다. 그런 탐색에 평생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다시 말해 누구도 그 존재를 입증못한 무기의 공격 때문에 평생 잠재적 장애를 갖게 된 것이다.
✏️젊은 여성의 생리 기능 중에서 스트레스, 심리, 사회와는 관련 없는 어떤 면이 기능성 장애에 좀더 취약할 수도 있다. 호르몬의 순환으로 인한 잦은 신체 변화가 백색 소음을 더 많이 유발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젊은 여성들이 판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