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의 소설이 만화라고 생각한 적 있다. 수준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그림없이 텍스트 나열로 머리속에 만화적 장면이 포착되는 것 같은 서사가 내 독서 취향과 맞았다고 보는 것이다. 소설아닌 이 책 그의 글은 만화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건조하고 상투적인 관념을 배제하고 쉽고 담백하고 짧게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과 태도를 풀어냄으로써 나의 공감을 뽑아낸다. 잘 읽었고 감사드린다.
생택쥐페리는 비행기로 편지를 나르는 우편배달부였다. 그는 자신이 싣고 가는 3만 통의 편지를 단순한 우편물로 보지 않고 매우 귀중히 다루었다. 우편물에 스스로 길들여지고 책임을 지는 특별한 태도를 가진 것이다. "우편물은 생명보다 더 귀중하다. 연인 3만명을 살릴 수 있으므로. 연인들아 참아라. 석양빛을 해치고 그대들에게 가노라." 뱀에게 물린 어린왕자가 지구에 다시 돌아와 우편배달부를 한다면 석양빛을 헤치며 3만명을 살릴 것이다. 마치 내 별을 찾아 나도 별이 되면 "빛나는 전구 5억 개"를갖게 되는 것처럼. 어쩌면 사막으로 굳이 나가지 않아도 뱀에게 물릴 수 있을지 모른다. 샘이 사막에만 감취진 것은 아니다. 내 안에 숨겨진 샘을 찾으면 모든 존재와 서로 유일한 관계로 갈들여질 것이다. 연인 3만 명을 살리는 별로 반짝일 것이다. 사실은 멀지 않을지 모른다."내 별을 봐. 바로 머리 위에 있어."-최진석 교수의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어린왕자 독후감 중에서
기적의 실패를 뜻하는 추락사와 폐사폐렴에 의한 매춘부의 낭만적 죽음괴물 꽃처러무커진 암세포가 앗아간 혈육의 덧없는 죽음좌절된 부활의 결과이자 잠과 분리되지 않는 몽환적인 성격의 죽음범죄자의 난행과 초현실적 예지가 충돌하는 불가사의한 죽음허상에 의해 실재가 살해되는 철학적 논쟁으로서의 죽음영웅주의 신화의 토포스와 역사적 아이러니가 혼재하기 마련인 정치적 희생포그롬과 홀로코스트 등 근대 인쇄매체 기술문명과 결합한 사상초유의 대량 살육정치적 숙청과 질투어린 사랑이 빚어낸 문학적 죽음
기적의 실패를 뜻하는 추락사와 폐사폐렴에 의한 매춘부의 낭만적 죽음괴물 꽃처러무커진 암세포가 앗아간 혈육의 덧없는 죽음좌절된 부활의 결과이자 잠과 분리되지 않는 몽환적인 성격의 죽음범죄자의 난행과 초현실적 예지가 충돌하는 불가사의한 죽음허상에 의해 실재가 살해되는 철학적 논쟁으로서의 죽음영웅주의 신화의 토포스와 역사적 아이러니가 혼재하기 마련인 정치적 희생포그롬과 홀로코스트 등 근대 인쇄매체 기술문명과 결합한 사상초유의 대량 살육정치적 숙청과 질투어린 사랑이 빚어낸 문학적 죽음 - P233
신문은 잊기 위해 읽는 것이고, 음악은 잊기 위해 듣는 것이다. 하지만 책은 기억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우리들 각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전에 죽은 모든 사람이다. 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에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신문은 잊기 위해 읽는 것이고, 음악은 잊기 위해 듣는 것이다. 하지만 책은 기억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 P25
우리들 각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전에 죽은 모든 사람이다. 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에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 P44
순수하다는 말은 혼자일때만 의미를 갖는다. 스스로,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고, 그 어떤 사물도 사람도 규정짓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언가에 맞춰질 수 없고, 사용되는 그 순간에 비로소 명확하게 정의된다. 순수하다는 말은 개념이 아니고 좋은 자질도 아니다. 그것은 고독의 단어다. 혼자의 단어, 그렇다. 아주 짧은 단음절의 단어. 혼자의 단어. 그것은 아마도 가장 ‘순수한‘ 단어일 것이다. 그 곁에서 그 이후에, 대등한 단어들이 저절로 지워지고 영원히 자리를 잃고 가야할 방향을 찾지 못하고 떠다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