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는 『Becoming』에서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책은 미셸이라는 개인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퍼스트레이디라는 무게를 지닌 역할로 변화해 가는 여정을 담았다. 미셸은 소녀 시절의 작은 방에서부터 백악관의 큰 홀까지 걸어가며, 개인적인 고뇌와 성취,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의 복잡성을 솔직히 드러냈다. 이 책은 정치보다 삶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 사랑, 정체성. 때로는 조곤조곤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독자에게 말한다. "내가 이렇게 살아왔는데, 너는 어땠어?"


그러다가 몇 년 후, 버락 오바마가 글을 썼다. 『A Promised Land』에서 그는 말하길, "내 아내가 이미 많은 걸 말했지만, 나는 좀 더 길게, 좀 더 깊게, 그리고 좀 더 정치적으로 말하고 싶어." 이 책은 마치 미셸의 『Becoming』이 걸었던 길 위에 더 많은 구체적이고 무거운 돌을 얹어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의 책은 대선 캠페인과 정책 결정, 그리고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기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여정을 풀어내기보다, 세계의 무게를 자신의 어깨로 떠받치며 가는 과정을 천천히 보여준다.


그러나 두 책을 읽다 보면 묘한 연결점이 생긴다. 미셸이 먼저 발을 떼며 "나는 이 여정 속에서 나를 찾았다"고 말하면, 버락은 뛰따라오며 "나는 이 여정 속에서 우리를 위해 길을 닦고 있었다"고 말한다. 마치 몽테뉴의 『에세』가 독자에게 "너는 그러냐?"라고 물었다면, 이 두 책은 서로에게 묻는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한 길은 어떤 의미였을까?"


Becoming은 집의 이야기

미셸의 책은 집을 짓는 이야기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작은 방, 시카고의 복잡한 도시, 그리고 결국 백악관이라는 거대한 집을 이야기하며, 그 모든 공간에서 자신을 찾아간다. 그녀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너의 집은 어디야? 너의 뿌리는 어디에 있어?"


A Promised Land는 길의 이야기

버락의 책은 길을 닦는 이야기다. 그의 서사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선다. 그는 길 위에 서서, 세계의 정치와 역사를 다루며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 길이 정말 약속된 땅으로 이어질까?"


그러나 읽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든다. "혹시 버락 오바마의 책은 미셸 오바마의 책을 읽고 '나도 한마디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아닐까?" 실제로 『A Promised Land』를 읽다 보면 미셸의 책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꽤 있다. 가령 가족 이야기, 캠페인의 어려움, 백악관의 삶 같은 것들. 다만 미셸이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버락은 더 깊게 파고들고, 거기에 역사와 정치라는 층을 얹는다.


결론적으로, 미셸의 『Becoming』은 독자에게 말한다. "너의 이야기를 쓰는 법을 배워라."

버락의『A Promised Land』는 그 다음을 이야기한다. "너의 이야기를 통해 더 큰 세상을 만들어라."


미셸은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버락은 그 위에 길을 닦아 간다. 두 책은 독자에게 각기 다른 질문을 던지지만, 결국 같은 메시지로 돌아온다. "너는 어디에서 출발해, 어디로 가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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