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우리는 흔히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적성이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적성에도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래희망에 종교인은 단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과학자가 아닌 종교인으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번민과 갈등이 있었겠어요?
(...)
‘내 적성은 과학에 맞으니까 나는 반드시 과학에 관련된 일을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은 고정관념일 뿐입니다.
내 적성이 어떤 직업에만 딱 맞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무슨 일을 하며 살든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최선을 다하다보면 그 일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 P31

부모를 원망하는 것이 수행이 아니듯이 이미 지나간 나의 어리석음을 움켜쥐고 ‘나는 왜 그렇게 어리석었을까? 하고 끊임없이 자책하는 것도 수행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 P39

불교에서는 보통 ‘욕심을 내려놓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 이해해서 현실의 괴로움을 회피하는 것을 내려놓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려놓는 것과 현실회피는 어떻게 다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결과가 다르다는 겁니다. 내려놓으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지만, 현실회피는 재발합니다. - P51

배고플 때 밥 먹는 걸 욕심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피곤할 때 잠자는 걸 욕심이라고 하지 않지요. 추울 때 옷 입고 따뜻한 곳을 찾는 것을 욕심이라고 하지 않아요. 배가 부른데도 식탐 때문에 꾸역꾸역 먹는 것, 다른 사람이 굶어 죽는데도 나누어 먹지 않는 것, 이런 것을 욕심이라 합니다.
‘대통령이 되겠다‘ ‘부자가 되겠다‘ 하는 마음 자체가 욕심은 아닙니다. 욕심이라는 것은 원하는 것이 크냐 작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하나의 사실을 두고 모순된 태도를 보일 때 그걸 욕심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돈을 빌려놓고 갚기는 싫고, 저축은 안 해놓고 목돈은 찾고 싶고, 공부는 안 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게 바로 욕심입니다. 이치로는 맞지 않는데 내가 바라면 바라는 대로 이루고 싶은 헛된 생각을 욕심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자기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괴로워합니다. 그 괴로움의 밑바닥에는 욕심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욕심을 내려놓고 대신에 원을 세우라고 합니다. - P54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공덕을 쌓겠다‘고 생각하기보다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살다가 온갖 어려움이 닥쳐도 ‘내가 빚을 많이 졌구나‘ ‘내가 지금 빚을 열심히 갚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어려움을 쉽게 넘어갈 수 있어요. - P61

된장찌개는 구수하고, 카레 냄새는 역겹다는 느낌은 나의 업식의 반응일 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뒤집어서 바깥에 있는 대상에 좋고 나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된장찌개는 좋고, 카레 냄새는 싫다고 규정하는 것이지요.
결국 똑같은 빛깔인데 내가 어떤 색안경을 끼고 보느냐에 따라서 내 눈에 다른 색깔로 보이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좋고 싫음이 나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 느낌이 나로부터 온 것임을 정확히 안다면 좋다 싫다 시비할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감정에 빠지지는 않게 됩니다. - P70

지나간 잘못을 후회하며 자책하는 것은 어리석은 겁니다. 후회한다는 건 실수를 저지른 자기를 미워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스스로를 미워하는 마음이에오. 후회는 자기에 대한 또다른 학대입니다. ‘나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야 할 훌륭한 인간인데, 내가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가 없는 거예요. 이렇게 ‘잘난 나‘라는 게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후회를 하는 겁니다. - P96

열등의식이 허상임을 알아야 열등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존재는 다만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아서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열등감과 우월감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에요. - P1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이 되는 쓸모 있는 ‘일‘에 대해 협소하게 정의하는 이 자본주의 체제를, 자연도 비인간동물도 노동자도 여성도 경제성장의 재료로 삼는 자본주의 체제를 뒤엎자는 기후정의투쟁이 무너지는 세상의 균형을 잡는 일일 것이다. 이 균형잡기에 더 많은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무게를 실어주기를 바란다. - P25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이코스의 비인간들과 동맹을 맺고 저항의 정치에 나서는 일이다. 우리는 결코 저들의 대변인이거나 대표가 아니고 이러저러하게 그들과 얽힌 여러 공동체들의 구성원들이다. - P63

전체주의에 민주주의가 있을 수 없다. 권위주의 역시 민주주의를 불온시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에는 전체주의와 권위주의적 요소가 상존한다. ‘민주적 전체주의‘, ‘민주적 권위주의‘는 성립할 수 없지만 전체주의적 민주주의‘, ‘권위주의적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나빠질 때마다 그 특징을 드러낸다. 독일의 바이마르공화국에서 전체주의가 발원했고 한국에서 1960년의 4월 혁명과 2공화국 뒤에 군부 권위주의가 이어졌듯, 민주주의 하에서도 권위주의와 전체주의는 경제우선주의와 국가발전주의를 외칠 때마다 스멀스멀 우리 사이로 들어온다. 그렇기에 민주주의가 더 민주적이려면, 더 느려져야 하고 다른 생각들의 가치에 관용적이어야 한다. 이를 인내하고 관용하는 차분한 시민성 없이 민주주의는 어렵다. - P71

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발전하면 신재생에너지가 석탄 발전을 대체해 자원소비량과 탄소배출이 줄어야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증가한 에너지를 덤으로 생각해 소비를 늘리고 탄소 저감 효과는 상쇄된다. (...) 기술의 진보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는 이유는 수요공급의 원리, 상품 소비 시장경제에 기반한 자본주의가 ‘필요‘가 아닌 ‘욕망‘으로 작동하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욕망이 필요와 다른 점은 무한하다는 것이다. 필요는 충족되지만 욕망은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 P107

기후변화라는 말은 음모론자들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왜곡된 뉘앙스를 풍긴다. ‘기후위기‘라고 쓰되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에 의한 인류 문명의 위기임을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 P1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뉴스레터를 구독할 예비 독자가 어디에 많이 모여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와 관련된 뉴스레터를 만든다면 예비 구독자는 주식 투자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일 것이고, 이들은 보통 주식 커뮤니티에 모여 있습니다. 그럼 주식 투자 뉴스레터를 알릴 때 주식 커뮤니티 위주로 홍보하면 빠르게 많은 구독자를 모을 수 있겠죠? - P33

뉴스레터 발행을 실행으로 옮기기 전, 최종적으로 ‘진짜 꼭 뉴스레터여야 할까?’에 대한 마지막 고민이 필요합니다. 뉴스레터 말고, 내가 다루는 주제와 콘텐츠에 더 적합한 매체는 없는지 다시 한번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인데요. 단적으로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라면 뉴스레터보다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가 더 적합하겠죠? - P38

발행 주기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요일’입니다. 매일 발행하든, 3일에 한 번 발행하든, 주 1회 발행하든 뉴스레터가 발행되는 요일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구독자의 뇌리에 ‘O요일에는 뉴스레터가 온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일을 정하는 것은 뉴스레터 발행의 마감을 정해둔다는 의미입니다. 마감을 정해야 뉴스레터 제작에 탄력이 붙고, 뉴스레터를 만드는 일이 매주 습관으로 굳어집니다. - P49

사실 ‘남들이 모르는 투자 정보’ 같은 내용은 뉴스레터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 P60

캐릭터가 뉴스레터의 화자, 즉 말하는 주체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 번거로울 수 있지만 캐릭터와 잘 맞는 디자인과 어투를 잘 정착시키면 다른 뉴스레터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브랜딩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 P85

뉴스레터는 태생적으로 절대 길어서는 안 되는 매체입니다.
(…)길이가 길다 싶은 뉴스레터를 관찰하면, 대부분 각 콘텐츠들을 시각적으로 확실히 구분해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치 각 콘텐츠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인식되도록 구성한 것인데요. 구분선이나 박스를 사용해 각 콘텐츠를 명확하게 구분하면, 전체 뉴스레터의 길이가 길더라도 독자가 체감하는 뉴스레터의 길이는 훨씬 짧게 느껴집니다. - P110

문단을 짧게 유지하는 것도, 글씨 크기를 작지 않게 하는 것도 모두 모바일 유저에게 꼭 필요한 배려입니다. 콘텐츠를 만든 다음에는 항상 모바일 환경을 점검해 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합시다. - P117

<뉴닉>은 귀여운 고슴도치 캐릭터가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 설명해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고슴도치 브랜딩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했음’ 대신 ‘~했슴’을 어미로 사용해 좀 더 귀엽고 친근한 말투로 구독자에게 다가갑니다. 오리지널 말투의 장점은 뉴스레터의 브랜딩을 구독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고, 다른 뉴스레터와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생긴다는 것인데요. <뉴닉>은 특히 스티비의 ‘구독자 이름 넣기’ 기능을 활용해 구독자 개개인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극대화합니다. - P134

뉴스레터를 발행한 후에는 구독자들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기획한 뉴스레터라도 구독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 P1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정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떡만 씹던 개는 ‘내일‘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돌려 수정을 쳐다봤다. 그리고 수정이 저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싱겁다는 듯 이내 고개를 돌렸다. 수정은 다시 내일이라고 말해 보았다. 개가 다시 고개를 돌려 보름달 같은 눈으로 수정을 봤다. 큰 귀가 위로 쫑긋 섰다.
- 너, 혹시 이름이 내일인가.
개의 거대한 귀가 뒤로 접혔다 다시 쫑긋 섰다. 수정은 왠지 그러고 싶어져서 개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한 번 더 입술을 내밀자 개가 고개를 돌렸다. 내일아, 하고 불러도 돌아보지 않았지만 귀는 돌려세웠다. 수정은 쿡쿡 웃으며 내일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 P23

수정아, 바로 그때 내 마음속에 죽겠다는 결심이 서게 된 거야. 나를 사랑한 적 없는 사람, 그러나 나로 인해 기쁘고 좋았던 어떤 사람에게 복수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내가 죽어 버리는 것이라는 생각을. 비록 그게 바로 그 사람이 원하던 일일지라도. - P39

고이 개켜진 검은 옷 두 벌과 누르스름한 통에 담긴 도시락을 북두가 내밀었다. 도시락이란 떠나는 자가 먹는 음식이다. 수정과 이안은 그것을 받아 든다.
이안이 뚜껑을 열어 안에 든 것을 확인한다. 깨와 참기름으로 무친 고사리나물, 소금과 쪽파를 넣고 볶은 반달 모양 애호박, 고춧가루와 초간장을 뿌려 지진 두부 그리고 흰밥. 방금 입안으로 들어간 그 나물에 그 밥이지만, 내내 떡으로 연명하던 수정과 이안의 눈에는 그 모든 게 처음처럼 반가울 뿐이다. - P48

- 함께 저승으로 가거라. 힘을 합쳐 문 앞에서 저승의 신을 붙잡아, 각자 원하는 것을 얻어 내렴. - P49

- 나는 열아홉 살인데, 내년이 되기 전 죽을 운명이랬어. 스무 살은 죽을 나이가 아니야. 질서상 맞지 않아. 당신이 당신의 질서를 중요시한다면 우리의 질서도 중요시해야겠지. 내가 늙은 뒤에 죽을 방법을 알려 줘. 그러지 않으면 당신을 죽이고 거대한 무질서를 만들어 낼 거야. - P59

눈물이 지난 자리로는 피가 씻겼다. 그것은 더욱 괴이한 인상을 주어, 이안은 잠시 머뭇거리다 물주머니에 조금 남은 물을 오목하게 만든 손바닥에 부어 수정의 얼굴을 씻겼다.
수정은 잠자코 세수를 받았다. 오랜 세월 악사가 입을 대고 한 번도 제대로 닦지 않았을 물주머니에서는 침 냄새가 났다. 그래서 수정은 꼭, 어린 동물들이 제 부모에게 그러하듯이 혀로써 침으로써 세수를 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 P67

악사의 얼굴이 담임 교사를 닮았다는 사실을 수정은 깨닫는다. - P68

명부에 그려진 초상들과 이름들이 모두 바뀌었다. 대부분은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반인반수를 모아 놓은 도감처럼, 넘겨도 넘겨도 괴물뿐이다. - P82

등허리에 매달려 있던 모기-인간이 팔을 뻗어 나뭇가지를 움켜쥐고 버틴 덕에 수정은 추락을 면한다. 어깨에 올라타 있던 모기-인간도 자신의 두 다리로 수정의 목을 단단히 조이고 두 팔로는 땅의 끝을 붙든다. 자신보다 몇 배는 큰 수정의 무게를 떠안고 수정의 추락을 막느라 두 모기-인간의 팔다리 관절이 빠지고 손에서 피가 흐르지만 모기-인간들은 수정을 놓지 않는다. - P87

이안은 수정의 작은 칼을 뽑아 들어 두 모기-인간을 차례로 베어 죽인다. 이렇다 할 저항이나 방어도 없이, 그들은 아파하던 얼굴 그대로 죽어서 시체로 남는다.
이안이 숨을 몰아쉬며 통이 넓은 바지를 걷어 올려 물린 자국을 살피고, 수정의 목 뒤도 살핀다. 정말 모기에 물린 것처럼 빨갛게 부어오른 자국이 눈에 띄지만 그뿐이다. 어지러움을 느끼며 이안이 주저앉는다. 명부가 다시 뜨거워지지만 굳이 꺼내어 살피지 않는다.
수정은 울고 있다.
- 묻어 주자. - P88

비어 있던 마지막 장에 초상화 하나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수정의 명부에는 이안의 초상이, 이안의 명부에는 수정의 초상이 그려진다. 서로의 얼굴이다.
이안은 자신이 수정의 삶을 망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이 꿈에서 수정을 깨워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정은 이안이 그런 것들을 깨닫는 중이라는 사실을, 저 아이의 착각이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졌다는 사실을 느꼈다. 수정은 이안의 눈에서 예전 청소부의 눈에서 본 광기를 본다. 우리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 P96

- 망친 게 아니야.
- 그럼?
- 구한 거야. 이룬 거야. 최선을 다했기에 흔적이 남은 거야.
- 그럼 잔해를 떠안고 살아가. 고약한 피 냄새에, 무질서에 익숙해질 각오를 해. 폐허를 쉼터로, 몰락을 휴식으로 착각하면서.
-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경고야? - P108

눈물을 뚝뚝 흘리는 내 눈앞으로 휴대폰 액정 화면이 들이밀어졌다.
- 우리 집 개. 새끼 낳았어.
- 네?
아까 내 식판을 가져다준 할머니다.
- 오늘 낳았어. 그래서 이름이 오늘이. - P120

- 이 강아지, 네가 데려갈래?
- 네?
- 개 좋아한다며. 나 죽고 나면 네가 돌볼래? 할미가 그렇게 해 주면 너 다시는...
할머니는 손가락으로 정확히, 내 왼쪽 손목을 겨냥한다.
-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할래? - P121

8월 4일 밤. 날씨 모름.
내일은 개같다.
나는 개를 좋아한다.
홀로 뛰놀던 낮이 끝나면
우리 안에 들어가 쉬는 밤이 온다.
어떤 이별은 서로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갔기 때문에 발생한다.
칼은 나를 아프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살리거나 죽이지만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 - P1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새롭고 놀라운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려면, 그만큼 새로운 생각이 빠르게, 많이 생겨나고 시도될 수 있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나 제2차 세계대전 같은 전쟁이 벌어졌을 때 온갖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세계대전 같은 짓보다야, 달 탐사가 훨씬 더 보람차고 훌륭한 계기라는 것에는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달 탐사와 같은아주 새로운 기술, 극히 어려운 도전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여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그 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영역의 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같이 따라온다. 그리고 그런 기회 속에서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창의성이 드러나 예상 밖의 놀라운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며 발전하던 시대를 넘어서서, 이제껏 알지 못했던 길을 개척하며 성장해 나가는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 P2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