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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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이 좀 넘게 여러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서평에 대해 고민했다. 이번 학기를 마치고 졸업하면 출판업계에 지원할 예정이라 서평을 더 잘 쓰고 싶었다. 그래서 『서평 쓰는 법』을 찾아 읽게 되었다.

🔖(26쪽)
성공한 서평은 어떤 것일까요? 서평을 쓴 사람이 의도한 반응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의도하는 반응은 서평의 독자가 책을 읽는 겁니다. …혹은 읽지 않게 하기를 목적으로 삼기도 합니다. 너도나도 좋은 책이라고 할 때 그 책을 읽지 않을 이유를 납득시킨다면, 그 서평은 성공한 서평입니다. …서평을 읽은 독자가 해당 책을 읽거나 읽지 않는 구체적인 반응으로 화답해주어야 서평은 제 구실을 다한 것이 되며, 이로써 서평을 통한 대화가 완성됩니다.

서평은 설득과 대화를 상정하는 글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보고 책을 읽거나 읽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 @bellorum_civilium 님의 서평을 읽은 뒤 『아주 오래된 유죄』를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고, (누구 글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구매하지 않았다.

🤷🏻‍
이쯤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대화하기 위한 서평을 쓰고 있는가?

나는 출판사 서포터즈(한길사, 두란노, 동아시아 등)로서 인스타그램에 서평을 올렸고, 올리고 있다. 목적은 독자에게 특정 출판사의 책을 홍보하는 편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설득과 대화하는 글을 쓰는 것은 맞다.

서평단 활동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책값을 지불하지 않고도 마음껏 밑줄을 치며 읽을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저자와 책의 내용을 홍보(또는 옹호)하는 성격의 서평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게 단점이다. 장기 활동하는 서평단을 꾸릴 정도로 여유 있는 출판사는 대부분 양질의 책을 제공하지만, 사회과학 계열이나 신앙서적의 경우 몇몇은 내 생각과 달라서 애를 먹은 적도 있다.

(활동이 끝났으니 말하는 건데, 두란노에서 받은 활동도서 중 보수적인 경향이 강한 책들은 곤욕이었다🤦🏻‍♀️ 눈치가 좀 보여서 대놓고 비판은 못하지만 솔직하게 쓰려고 애썼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서평 쓰는 법』을 읽으며 찔렸던 부분이 있다. 바로 메모와 퇴고이다.

🔖(87쪽)
각 장을 읽고 난 후에는 생각으로 혹은 기록으로 핵심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독서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평을 작성하려면 그렇게 하는 편이 유익합니다.

나는 책에 적극적으로 밑줄을 치거나 인덱스 표시를 해두지만, 읽는 도중에 요약이나 감상은 잘 기록하지 않는다.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한 권을 끝내거나 반절 이상 읽는 빠른 독서에 익숙하기도 하거니와 메모하는 습관이 없다. 사실 그 때문에 완독 후 감상이 정리되지 않아서 서평이 논리적으로 써지지 않은 적이 많긴 했다. 반성했다.

🔖(160쪽)
초고를 계속 퇴고하는 가운데, 모든 것이 갈수록 더 향상됩니다. 명사와 형용사가 분명하게 선택되고, 적합한 위치에 놓게 됩니다. 각 문장의 구조가 정교해지고,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단단한 문장이 됩니다. 각 문단의 내적 응집력도 강화되고, 각 문단의 외적 정합성도 증대됩니다. …수정을 반복하는 가운데 등장하는 것은 독창적 서평이 아니라 훌륭한 서평입니다.

부끄럽게도 마감 전날, 혹은 당일에 부랴부랴 책을 읽기 시작하고 23시 58분에 서평 등록을 완료한 적이 적지 않다. 궁지에 몰렸을 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핑계로 서평 쓰기를 미뤘는데, 자연히 다듬어지지 않은 초고가 결과물로 남았고 그걸 돌아볼 때마다 스스로의 작문 실력을 한탄했다.

퇴고를 거듭할수록 글이 매끄러워지는 걸 알지만, 간절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졸업과 취업 때문이라도 서평을 더 잘 쓸 필요가 생겼다. 메모하고 퇴고하는 습관에 더 공들여야겠다고 다짐했다😭

🙋🏻‍♀️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서평의 영향력을 역설하며 적극적으로 읽고 쓰기를 장려한다. 서평 쓰기를 부지런히 연마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168쪽)
서평 쓰기는 단순한 개인적 도락을 넘어서서 강력한 정치적 행위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이 좋은 책을 읽고, 멋진 서평을 쓰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변혁시키는 교양 혁명의 첫 걸음입니다. …우리가 쓰는 오늘의 서평에 우리가 사는 사회의 내일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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