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걸어오다
박신일 지음 / 두란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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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은혜가 '내려오다'가 아니라 은혜가 '걸어오다'로 표현한 점이 뜻깊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는 높은 곳에서 낮은 인간에게 임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왠지 '걸어오다'라는 단어에서, 그리고 표지 그림에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만큼 연무가 가득해서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등불을 들고 조난자를 구하러 오는 구조자'의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에 훨씬 더 인격적으로 느껴진다. 


야곱은 평생 누군가를 속이고 누군가에게 속고 도망치며 살았다.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더 믿었기에 불안하고 두려운 인생을 살았던 것이다. 그런 야곱에게도 하나님은 찾아오셔서 함께하겠다고 말하신다. 하나님의 은혜로 야곱은 위기를 모면하고 잘 살아가는 듯싶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곤경에 처하고, 또 구조되고, 또 죄를 짓는 일을 반복한다.

 

(p203) 하나님이 이런 야곱을 보실 때 "야곱아, (...)또 시작이구나. 이제는 너를 더 이상 돕지 않겠다"라고 하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러지 않으십니다. 저는 우리 안에 있는 끈질긴 죄성보다 더 끈질긴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죄뿐인 우리를 향해 변함없이 뚜벅뚜벅 걸어오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걸음입니다.

 

오늘날 평범한 그리스도인도 야곱과 다를 바 없다. 크고 작은 비슷한 죄에 걸려 넘어지고, 부르짖으며 회개하다가도 고통이 잠잠해지면 하나님의 뜻이 아닌 나의 계획대로 살아가려 한다. 이처럼 답답하고 추한 상황을 빅면하면 더 이상 무엇을 구하기도 죄송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소망이 되는 것은 야곱의 일생을 통해 하나님이 보여주신 은혜이다. 기다리시고, 함께하시고, 책임져주시는 하나님이 야곱에게 그러하셨던 것처럼 나도 도와주실 것을 기대한다.


(p235) 야곱의 인생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잘못된 인생을 살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은혜의 손에 붙들리면 하나님은 그 사람을 반드시 새롭게 만들어 가신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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