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하루 - <만약은 없다> 두번째 이야기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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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냉혈한인 나도 울었다...☆
24편(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합하면 총 26편)의 글에 관찰력과 세밀한 마음이 녹아들어 있다.

전체적으로 아주 지쳐있고 무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응급실에서 계속 일해야하는 책임감이 250쪽 가량 계속해서 교차하는데, 피로감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더 집중해서 읽었다. 남들은 다 불을 끄고 잠을 청할 깊은 새벽 침대 옆에 스탠드 하나 놓아두고, 쉴새없이 움직이며 당직을 서는 응급실 의사를 상상했다. 생각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사연을 격일마다 마주하며 기록까지 남기는 남궁인 작가님이 존경스러웠다. 넘쳐나는 격정적인 상황과 업무와 때로는 폭력마저도 견뎌내는데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뜻하다.

#제법안온한날들 을 먼저 읽어서 눈에 띄는 부분도 있었는데, 3년 전에도 작가님은 곳곳에 #안온한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지독한 그리고 #유난한 하루 가운데도 안온한 순간들이 존재하는데, 가장 평화로운 에피소드는 <라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방금 자신의 체온을 나누어가진 사람을 미워할 수 있을까. 지금 자신의 이마에 손을 얹은 채 온기를 나누어 받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을까. 나는 대화를 이어가며 그들의 표정이 안온해지는 광경을 본다. (p67)

곧 <제법 안온한 날들>을 택배로 받을텐데 한 번 더 찬찬히 읽고 작가님의 3년동안 더 깊어진 성찰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한 번 더 시큰거리는 순간을 느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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