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현장과 전시
윤범모 지음 / 예술시대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의성은 외면하고 평생 트레이드마크처럼 움켜잡은 한가지의 도상만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면, 그는 진정 작가인가. 평생 점만 찍고 있다든가, 선만 긋고 있다든가, 똑같은 것만 그리고 있다면, 그는 진정 작가인가. 화실이 무슨 대량생산의 제품을 뽑아내는 공장이란 말인가. ··· 창의성과 무관한 채 붕어빵 찍어내기에 여념이 없는 공장장에게 미술계는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않는가.


_257쪽 <월간미술, 2008, 9>



3부에 걸쳐서 우리나라 미술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자신만의 소견으로 꽉 채운 글쓴이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지냈다. 미술 전시와 미술 시장에 읽어났던 굵직굵직한 문제와 사건을 언급하기도 하고, 작가를 보여주며 결국 예술가로서는 미술인이 어떻게 예술을 바라봐야 하는지도 소개한다. 원래 2018년에 이미 편집까지 마무리했었던 책인데, 이번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책은 한국 미술의 모순을 잘 들여다볼 수 있다. 다소 비판적이고, 주관적으로 말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틀린 말도 아니라는 생각이라 책을 읽어 내려갈 수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갑자기 팽창한 케이스라 외국의 문화적 제도나 인식보다 훨씬 떨어지고 공공기관마저 확고한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 글쓴이는 공공 미술관뿐만 아니라 사립미술관의 흐름과 갤러리라 붙여진 전시 공간까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해 나간다.





현대미술은 다양성에서 찾기 마련이라고 글쓴이는 말한다. 그런데 그 다양성이라는 허울로 말도 안 되는 그림으로 작가 흉내를 내는 그림도 있다. 그 진정성이 너무도 쉽게 의심되는 그림을 추상화라며, 현대미술이라며, 작가 노트는 억지 끼워 맞추기가 도배가 되어있다. 그런데 미술시장이 얼마나 냉혹한가. 그런 그림으로 본인 생각보다의 성과를 반짝 누리는 우리나라 미술계의 허상으로 스스로 깜짝 놀라게 된다. 그러고 나서 처절하게 버려지고 외면 하는 미술계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런 작가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나갈 수 없다. 책은 미술계의 가짜와 허위의식을 미술계가 키운다고 말하며 각종 비리와 전문가의 희소성, 운영 주체의 문제도 언급한다.





개선을 위한 쟁점으로 보더라도 미술계는 앞으로 여러 숙제가 남겨진다. 근대를 아우르는 미술관의 모습을 생각하게도 하며, 정체성, 각종 기관의 상태와 현황도 볼 수 있다. 제일 뒷부분의 주제인 작가론은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다. 관련 전공자나 연관 업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장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