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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문기업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7월
평점 :
그림이란 마치 거울 같아요. ⋯
보고 싶지 않은 내면을 포함해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나거든요.
_173쪽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을 들려주는 에세이다. 동경예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볼 수도 있고, 아내가 예대생이다보니 과제 하는 모습을 보며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동경예대를 조사하는 듯 써 내려간 글이라고 한다. 목차도 있다. 14가지 주제로 나눠서 예대 입학, 예술에서 중요한 것, 그리고 작품 이야기까지 동경예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해준다.
동경예대는 우리나라 여느 예술대와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입체 미술뿐 아니라 평면 회화를 하는 사람들도 예대생은 항상 어수선하고, 많은 짐과 쓰레기를 볼 수 있다. 책에서는 멀찍이서 보면 쓰레기장처럼 보이는 조각상들 재료와 작품이 뒤섞인 공간을 묘사한다. 음악 캠퍼스는 보안 장치도 있고, 전혀 다른 모습이 있어서 비교되는 상황도 재미있게 그려진다. 예술대 입시는 일본도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예대를 동경해서 예대를 가고 싶은 케이스는 어느 곳에나 있고, 그렇지만 억지로 하는 것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되면 출구를 찾을 수 없어지는 일화도 보여준다.
음악을 계속하다 보면 자신의 미래가 어느 정도일지 감이 잡히기도 해요.
_45쪽
예대생을 인터뷰하듯이 이어지는 글들에서 동경예대생들의 진지한 마음도 살펴볼 수 있다. 예술을 대하는 마음은 작품에 드러나고, 내면은 속일 수가 없다는 것도 보여준다. 기분도 드러나는 부분이 그림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지우고, 겉만 그럴싸하게 꾸민다고 그 그림이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을 만든 사람의 의도는 다른 것이지만, 그림에서 그 사람의 '진짜' 의도를 파악할 수도 있다. 급한 성격을 나타내는 사소한 습관부터 진정성에는 무관심하고, 좋게 보이는 것만 추구하는 생각과 같은 것도 모두 훤히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예대생은 그림이 거울 같다고 말한다. 책은 전반적으로 취재 형식을 쓰고 있지만, 학생들의 입을 통해 진심이 들어간 예술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미술과 음악의 맞닿음도 이 책을 보는 묘미라서 동경예대의 예술혼에 흠뻑 빠지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