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월드 - 알고리즘이 찍어내는 똑같은 세상
카일 차이카 지음, 김익성 옮김 / 미래의창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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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의미도 없이 장식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화풍··· 


인스타그램에서 판매하기 좋게 만들어진 그림이었다.


_233쪽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면 우리의 취향을 알고리즘으로 파악하고 유사하거나 같은 카테고리 내에 많이 소비된 콘텐츠를 알아서 보여주기도 한다. 편리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젊은 작가들은 문예 창작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전에 온라인(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대중적인 존재감을 구축하는 방법을 찾아본다. 이들은 작품을 만들기도 전부터 이미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낸 동질화의 힘에 굴복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_241쪽




정보가 만연한 때이다 보니 언제든지 필요하면 찾을 수 있고, 문화적 선택권이 결과적으로 다양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자동화된 피드 안에서 선택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몰두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책에서는 인용과 함께 설명한다. 그런데 알고리즘은 그런 경이로움을 펼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평준화와 저속해짐도 설명으로 덧붙인다.





콘텐츠도 그런 흐름에 힘입어 찰나적인 관심을 얻고 피드만을 채우며, 논의될 만한 가치 있는 작품이 나오기 어려운 부분도 일리 있게 설명한다. 특히 미술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말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예술을 한다고 계정을 도배한 듯해 보이지만, 정작하고 싶은 것은 연예인처럼 주목받는 직업임을 자기만 모르게 스스로 피드로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실력과 기준이 안 되다 보니 예술을 앞세워서 주목부터 받고 싶은 사람이라, 예술적 가치를 떠나서 기본을 지키지도 않기에 위장하기 좋은 것이 소셜미디어 아니던가. 차라리 솔직하게 연예인하고 싶다고 하면 본인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재능도 없고 진짜 원하는 삶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꾸역꾸역하는 예술이 '내 운명'이라는 말까지 하는 거 보면, 소셜미디어 없이는 하루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알고리즘으로 추천 음악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치 있거나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 과연 있는가? 또 꽤 음악 취향이 남다른 사람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알맹이가 없이 포장되고, 소비하기 쉽거나, 겉보기에만 있어 보이는 것을 조장하는 것이 어쩌면 추천 알고리즘이다. 회사의 배들은 실컷 오늘도 불리고 있다. 비극적인 것은 추천 알고리즘이 오히려 음악적 취향을 우리에게 제한하게 할 수 있다는 거다. 뻔하고 비슷비슷해지는 동질화는 예술계에서 더 두드러져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던, 자기 자신을 홍보하던 제대로 된 것은 보기가 힘들다. 최적화된 콘텐츠로 만들었을 뿐 본질도 없다. '알고리즘이 찍어내는 똑같은 세상'은 그렇게 이어지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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