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옆집에 꽃수레 할머니가 살아요
리나 레텔리에르 지음, 엄혜숙 옮김 / 다봄 / 2024년 7월
평점 :

아이들은 세상에 대해 배우지도 않고, 아직 많은 것을 보지 못했는데도 정확하게 사건을 간파한다고 느낄 때도 있다.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때로는 상황을 가장 잘 정리할 때도 있는데, 누군가를 속일 이유도 속일 필요 없는 아이들은 자기가 느낀 감정이나 상황을 어떠한 편견 없이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을 어른이 되면서 때로는 많이 잃어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하고 판단하기도 한다. 그래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이 책은 어느 소녀의 시선을 끈 할머니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이 책을 펼치면 호기심에 두근두근할 수밖에 없다. 중간쯤 보면 걱정도 한다. 할머니를 찾기 위해서.

사소하지만 때로는 잊히지 않는 기억도 가지며 아이들은 하루하루를 채운다. 책에 등장하는 소녀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이는 누구보다 아이들 아닐까. 소녀의 시선으로 보는 그림책이라 아이들은 공감하기 쉽고, 할머니를 통해서 혹은 할머니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통해 나름의 생각에 빠져볼 수 있다. 그림이 내용과 잘 어울려서 아이들이 할머니를 책 속 소녀와 찾아 나서는 길이 낯설지 않게 해준다. 삶과 죽음,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어쩌면 이르기도 하다. 책으로는 이런 생각에 천천히 다다르게 만들고, 할머니를 바라봐온 소녀와 함께 할머니의 이야기로서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에 대해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만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