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를 지켜보는 수많은 눈이 있는 게 아닐까? 혼자 방 안에 있는 사람, 아니 두발이엄지를 관찰하는 비생식 연구 네트워크! 사계절에 따라 기록된 곤충들의 인간 관찰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전혀 다른 생명체가 지켜보는 인간의 이야기.가을,겨울,이른봄, 늦봄, 초여름, 한여름, 늦여름, 가을 초입.목차에 적힌 소제목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봄이 아닌 가을에 시작해 다시 가을을 맞이하는 시기가 되는 동안의 관찰.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기록.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바라보는 두 여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다. 이건 어쩌면 자연 그 자체가 보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독특한 시작은 작품 내내 그 분위기를 이어간다. 우리는 자연 속에 살아가고 서로를 지켜본다. 그저 우리가 몰랐을 뿐.
이 세상의 모든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살면서 많은 관계를 맺게 되지만 가깝든 멀든 늘 어려운 것이 사람 간의 사이다. 특히, 깊고 해묵은 갈등이라면. 서로를 다 이해할 수 없기에. 책에서는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주를 이룬다. 태어나자마자 보낸 아이와의 관계, 어릴 때부터 삐걱거려온 엄마와의 관계. 닮았으면서도 다른 두 사람을 보며 누군가를 떠올린다. 느낀 점-사람의 욕망과 각자 두려워하는 부분은 다르지만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미카가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 이해가 간다. 잘못된 선택으로 좀 더 돌아가겠지만, 계속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지켜보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무언가 망설이고 있다면 보이지 않는 손이 당신을 응원하며 이끌어 줄테니, 용기 내기를.
느낀 점-우리는 사랑하는 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나? 그것이 사회에서 정한 법을 어기는 것일지라도 행할 수 있는가? 또는 그 행동이 정말 그 사람을 위하는 길인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이 책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불안한 사회와 겹쳐진 개개인의 불행이 짙은 회색빛으로 깔려있다. 그런 인물들을 서점이 따뜻하게 안아준다고 느꼈다. 환상과 현실이 적절하게 버무려져 사실인지 상상인지 혼동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지만. 내가 꿈꾸는 것보다 훨씬 크고 나은 삶을 상상하게 해줄 책을 누구나 만났으면 좋겠다.
단순히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다룬 줄 알았던 책은 발달장애의 특성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려준다. 우리가 그토록 어려워하던 일들에 대한 해답을 여기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옳은 판단을 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길어지는 고민과 쌓여가는 피로. 이 책에서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그레이존에서길을잃은직장인에게 #이담북스 #그레이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