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떠나보낸 뒤에만 애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웃을 수 없게 된 나, 하루를 버티는 일조차 힘겨웠던 나에게도 작별 인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윤서해의 장편소설 '찬란한 애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무너진 스물여덟 살 이영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선택하는 이야기다. 제목 속 '애도'가 가리키는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고통 속에 머물러야 했던 과거의 자신이었다.이영이 바랐던 것은 특별한 성공이 아니었다. 평범하게 일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었다. 그러나 경직된 조직 안에서 침묵과 소문은 한 사람을 조금씩 고립시켰다. 겉으로 드러나는 사건만큼이나 무서운 것은 자신이 겪는 일을 선뜻 설명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다.분명 상처를 받았는데도 '내가 잘못한 걸까'라고 되묻게 되는 시간. 소설은 그 혼란과 불안을 이영의 이야기 안에 담아낸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다룬 이야기는 쉽게 가해자를 향한 분노로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찬란한 애도'가 오래 바라보는 것은 상처를 입은 사람의 마음이었다." '잘 가'라는 말 대신 '어서 와'라는 말을 보내." 이 문장은 소설이 향하는 곳을 짧게 보여준다. 이영은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지만 상처를 겪은 자신과 함께 새로운 하루를 살아갈 수는 있다. 자유는 모든 일이 해결된 뒤에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다시 내것으로 선택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찬란한 애도'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출발해, 결국 한 사람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을 묻는 한국장편소설이다. 오래 버티느라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틈이 없었던 사람이라면 이영의 여정에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질문을 만날 것이다. 나는 지금 나를 위해 어떤 삶을 선택하고 있는가.https://m.blog.naver.com/doong2mom2_/224420257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