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역사책을 읽다 보면 왕의 업적이나 사건의 순서를 외우는데 집중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역사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어떨까요? 왕이라는 신분을 내려놓고 그 사람의 나이와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거에요. 이규희 작가의 '어린 임금의 눈물'은 조선의 여섯 번째 왕 단종을 열두 살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만나게 해주는 장편 역사 동화에요. 아이들에게 단종에 관해 알고 있으냐고 물어보니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고,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인물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역사적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단종이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견뎠을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았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사건을 공부하기 보다 단종의 마음을 따라가며 책을 읽어보기로 했어요. 책을 다 읽은 뒤에는 단종의 생애를 다시 외우게 하기보다 가장 마음에 남은 장면과 인물의 감정을 중심으로 독후활동을 해봤어요. 먼저 단종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을 골라 순서대로 정리했어요. 문종의 죽음, 열두 살의 즉위, 왕위에서 물러난 일, 영월 유배와 죽음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살펴보니 아이들도 복잡했던 사건의 관계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어요. 다음으로는 내가 단종이라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봤어요. 아이들은 무섭고 외로웠을 것 같다는 말부터 믿었던 어른들에게 배신당해 억울했을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각자의 생각을 표현했어요. 왕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린 단종은 오히려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사실도 함께 이야기했지요. 단종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도 잘 어울려요. '혼자 있는 동안 얼마나 무서웠나요?''왕이 아니라 평범한 아이로 살았다면 행복했을 것 같아요' 처럼 책을 읽으며 느낀 마음을 편지에 담을 수 있었어요. 인물의 감정을 상상해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라 역사 이해뿐만 아니라 공감 능력과 글쓰기에도 도움이 돼요. 아이들과 함께 읽으니 단종의 이야기가 오래전의 비극으로만 머물지 않았어요. 힘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욕심을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빼앗아도 되는지, 불의한 상황에서 자신의 뜻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거든요. '어린 임금의 눈물'은 역사적 사건을 딱딱하게 설명하는 책이 아니에요. 어린 단종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그 시대의 아픔과 사람들의 선택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에요. 초등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읽기 좋으며, 조선 왕조와 단종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어린아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역사 동화에요. https://m.blog.naver.com/doong2mom2_/224402683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