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 이별 영이별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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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하는 단종의 이야기는 대개 비극적인 소년 왕의 짧은 생애에서 멈추곤 합니다. 왕위를 빼앗기고 머나면 영월 땅에서 유배 생활을 하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어린 임금. 하지만 그가 떠난 뒤, 홀로 남겨진 여인의 남겨진 기나긴 세월을 상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장편소설 '미실'로 제 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김별아 작가의 2005년 발표작 '영영이별 영이별'은 청계천 영도교에서 헤어진 단종과 정순왕후의 가슴 아픈 사랑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로 한국 역사 속 여성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단종 관련 서사가 단종의 비극적인 죽음에 집중할 때 이 소설을 그 이후에 삶에 주목한 점이 인상적인데요.

시대의 역순으로 거슬러가는 형식의 이 소설은 중종반정(1506년), 갑자사화((1504년), 무오사화(1498년), 계유정난(1456년) 등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질곡 안에서 부조리한 삶을 힘껏 껴안으며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포용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왕들조차 천하를 호령한 지엄한 군주가 아니라 두려움과 불안에 떨며 사람을 믿지 못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을 통해 정순왕후 송씨의 시선에서 바라본, 비극의 중심에 있는 조선 왕실 가계도의 핵심 인물들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인물들간의 대립 구도를 보면서 영화 '왕사남'과 소설의 맥락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왕권을 둘러싼 골육상쟁의 비극이 가장 집약된 시기인 조선 초기. 형제, 숙부, 조카 사이의 권력 다툼이 가장 치열했던 이 시기의 비극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살아가는 그 자체가 이유이자 목적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견디기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나직하지만 강한 위로를 건네는 이 소설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역사보다 더 진실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이 소설을 통해 권력의 허무함과 대비되는 한 여인의 숭고한 생명력을 느껴볼 수 있을거에요.

https://m.blog.naver.com/doong2mom2_/22422491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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