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딸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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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수첩의 누렇게 바랜 두꺼운 표지에 오래된 갈색 톤의 타원형 사진 하나. 그 속에 마른 편인아이는 둥근 이마 위로 흘러내린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칼에 강렬한 두 눈을 크게 뜨고 있다. 마치 아기 인형처럼. 그리고 똑같은 사진관에서 똑같은 테이블에서 찍은 통통한 아기가 있다. 

 사진 속 아기가 자신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이었다. 사진 속 아이는 분명 달랐지만 아니 에르노는 당신이라는 존재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당신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다. 당신은 이미
태어나서 죽은 자다. 아니 에르노가 태어나기 2년전, 디프테리아로 죽은 언니였다.
 성녀처럼 죽어서 성모 마리아와 예수님을 보러 간 착한 아이,  당신, 에르노의 언니라는 지네트.
 그녀의 존재를 알고 에르노는 자신을 딸이 아닌 다른 딸로 스스로를 만든 듯하다. 외동딸로 살아오던 응석받이였는데,  갑자기 알게 된 언니라는 존재, 그녀는 착하고 자신은 착하지 않고 언니는 빛과 같았고 자신은 그늘 같다고 생각한다. 이미 존재하지 않는 이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의 아무렇지 않던 행위가 갑자기 눈에 도드러져보이고  불안해짐이 느껴진다. 부모님에게는 딸이 있었고 딸이 죽었지만 존재할 수 있는 다른 딸, 
바로 아니 에르고 자신이다.
 언니라는 존재를 안다는 것을 어른들에게는 철저하게 숨긴 채 언니의 존재를 계속 부정하고 그들이의 계속된 침묵속에서 당신이 잊혀지길 바라지만 어른이 된 후에도 언니는 그들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존재였을 것이고 아니 에르노는 자신은 허구의 삶을 살 것일지도 모르다 생각한다.
 어쩌면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글로 적으며 자신의 불안과 혼란을 잠재우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당신이라는 존재에 갇혀 사는 자신을 밝혀 당신과 이별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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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 백지민 옮김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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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 아파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폐쇄, 국경 봉쇄, 시민들의 야간통행금지령,  계엄령이 선포된 전쟁 끝에 독일 동부는 폴란드가 되고, 폴란드 동부는 소비에트 연방이 되는 1980년대 사회주의 국가 폴란드에서의 루드비크는 편지를 쓴다. 미처 전할 수 없었던 말들과 허공으로 흩어져 버린 마음들을 써내려간다.
 
 한순간도 잊지 못했던 이름, 야누시. 

 9살, 어린 시절 함께 자라온 베니에크를 보면 두근 거리는 자신의 성적 취향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남성성이 움트는 게 보였고 둘만의 일탈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방과 후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 수치심과 반발심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베니에크는 소리 소문 없이, 이유도 모른 채 사라진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추방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시절을 보내던 그는 대학교 졸업을 위해서 농촌 특활에 참가했다가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야누시를 만나고는 다시 가슴이 두근거렸고 설레고 사랑에 빠지지만 죄의식을 느끼며 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본능적으로 숨기게 된다. 그들의 밀회는 장외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되었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잠든 후 가방 깊숙한 구석에서 <조반니의 방>을 꺼내 손전등 불을 비추며 몰래 읽기 시작한다. 책은 두렵기도 하면서 위안을 줬고 자신들의 고뇌와 고통을 치유하고 온전히 이해해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둘은 원하는 것을 가지는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함께할 내일을 상상하기도 한다.

 둘은 용기를 내어 사랑을 이루는 대신 도피와 사회적인 안정망을 택한다. 자신들의 사랑보다는 성공을 택한 두 사람의 이별.

1980년대 폴란드의 억압과 체제 속에서 자유
가 없는,  갇힌 상황속에서 둘은 사회적인 편견을 이겨내며 함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체제의 정당성 안에서 출세를 선택한 야누시와 자유를 힘껏 부르짖는 루드비크는 결국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지금도 많은 이슈가 되는 동성애라는 키워드를 다룬 소재라 새로웠다. 학창시절 '동성애'를 직접 목격하면서 성의 개념이 정착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만 생각해오다 현재까지도 동성애를 고수해오는 그들의 이루지 못한 사랑과 자유를 갈망하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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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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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30대다 30대라고 위로하면서 살지만 

40대가 다가온다. 그것도 곧, 점점 나이가 들면서 멋지게 살고 싶고 나는 잘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가를 묻게 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마흔이 오고 그 이상의 나이도 거절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가온다. 심란하다. 30대가 됐을때도 심란했는데 40대는 더 엄청난 일을 맞딱뜨린 느낌이고 이제 그전과 다르게 살아야만 할것 같은데 어떻게 사는 게 좋은지를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다. 

근데 막상 40대가 되면 그전과 달라지는 건 없다. 내 취향도 주변환경도 그대로다. 30대때처럼 40대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나이를 거부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철없고 감정 과잉, 유치함을 가지고 산다. 그러나 40대는 중요하고 노력하면 다르게 살 수 있다. 노년을 더욱 아름답게 살기 위한 자기 수련의 시기가 되어야 한다. 

그런 자기 수련을 적은 책이 '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들고 싶습니다.'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몸도 서서히 달린지고 사회적 위치도 관계도 달라진다. 어리다고 용서해주던 사회적 시선은 사라지고 어느덧 모든 것을 오롯이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상황이 닥친다.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정해야하는 나이가 마흔이다. 책은 마흔이 오기 전에 스스로 멈춰야 할 것들을 정리해놓았다.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채 내 안에 남아있는 마음가짐, 내가 성찰하고 노력한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것들을 적어 놓았다. 

40대가 되면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들이 있다. 

안주, 공격성,성급함, 시기,짜증, 감정, 혐오, 연민 , 중독이 그것들이다. 

달갑지 않은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고통과 충격을 주지만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섣불리 안심하거나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일 수도 있다. 일이 잘 풀리고 지금 상황이 편하다고 느낄 때면 이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거라 안주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원한 건 없다고 믿는 편이 낫다.평화로운 건 나의 내면일 뿐, 밖에서 그것을 구할 수는 없다. 

공격성이 불쑥 올라올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그걸 얼른 멈추고 방향을 틀어 자기 업무 청소 운동 같은 긍정적인 일을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자신도 지키고 다른사람들과의 관계도 망치지 않을 수 있다. 성급함과 시기 짜증 또한 버려야한다. 특히 연민도 생각해봐야한다. 자신의 한계를 파악해야 하고 과도하게 좋은 사람 코스프레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그냥 곁에 있는 사람인 걸로 만족하고 그 이상의 찬사나 인사치레를 기대하며 연민에 지나치게 발동을 걸지 말아야한다. 

습관처럼 지닌 낡은 것, 지레짐작, 낭비, 고정관념,두려움, 교만, 욕심, 분노도 타인에 의식해서 강조된 과시, 무사유, 후회,비이성, 삶에 대한 집착, 기대, 흑백논리, 진짜가 아닌 경쟁심, 돈에 대한 집착, 근시안, 비교, 과거 쌓아두기,사심, 강박 또한 자기 안에서 내
보내야한다 

죄책감과 열등감, 고통, 불안, 희생, 지나친 자기애, 게으름은 자신을 무의미로 이끈다는 것을, 지나친 솔직함과 인정욕구, 자기 비하, 걱정, 무기력, 젊음에 대한 집착, 자기연민도 이제는 자신안에서 내보내야한다. 

읽는 내내 마흔을 앞두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인생에 있어 중요한 기로인 마흔, 그 이후 더멋진 내 인생이 펼쳐지길 바라며 책 속 말을 새기며 행동으로 옮겨보려 한다. 마흔을 앞둔, 마흔인, 마흔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건강과 삶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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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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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날개와 예언의 시간 : 하 불의 날개 시리즈 제1부
투이 T. 서덜랜드 지음, 정은규 그림, 강동혁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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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여왕에게 다섯 용은 잡혀 하늘에 붙잡혀 있었다.
클레이의 감방은 높이 솟아 있는 바위 청탑 꼭대기로 벽도 지붕도 없었다. 탁 트인 푸른 하늘과
사나운 바람뿐이었다. 클레이는 감옥에서 페릴을 만나지만 그는 기계처럼 결투를 벌이는 전투용 용이었다. 결투장에서 스칼렛 여왕의 재미를 위해 결투가 열리고 결투에서 이기면 자유를 얻게 된다는 정보를 주는 페릴.
"나는 내가 원하는 존재가 되고 싶어. 내가 되어야하는 존재가 아니라." 라고 클레이가 말하자,
페릴은"나는 나 자신을 받아들였고. 이런 내모습이 좋아. 너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을거야"라고 말한다.
둘은 친구처럼 얘기하지만 페릴은 용들이 몇 번 이기면 들어가 그 용을 죽이는 무섭고도 위험한 용이다. 자기가 원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클레이에 말에 나도 모르게 공감했다. 어떻게 되라는 강요에 의한 나가 아닌 내가원하는 존재가 되려는 클레이가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페릴을 죽이고 친구들을 구하려는 계획을 그는 모르는 걸까.페릴에게도 끔찍한 면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녀에게 어색함과 슬픔이 묻어났기에 페릴을 설득햐 살해 계획 전체를 포기하게 할 수 있을지 않을까.
클레이는 여왕을 보러가고 거기서 쓰나미와 스타플라이트, 글로리를 본다.
모두들 전쟁이 끝나는 걸 바라는 게 아니라며 자신은 이 전쟁이 꽤 재밌다는 스칼렛. 악랄하다.
아무 죄없는 용들이 다치는데 재밌다니.용에게싸움은 본능이기에 전쟁을 안할 수 없고 써니는 번에게 넘겼다는 스칼렛, 클레이는 결투장에 선다. 싸우기 싫지만 동료들을 살리려면 상대를 이겨야한다. 근데 상대인 피요르드도 죽일 수가 없다. 똑같은 포로인데 자신이 살아남아야 하는 건가. 검은색 물방울이 떨어진다.
클레이는 토할 것 같은 기분에 눈을 가렸다. 죽음이 굳이 찾아와야한다면 왜 깨끗하고 아프지 않고 빠르게 찾아올 수는 없는 걸까,
누군가 피요로드를 죽였다. 클레이는 온갖 죄책감에 시달린다. 심지어 먹이에 대해서도.
페릴은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 어머니가 다름 아닌 케스트럴이고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패럴은 어떻게 반응할까?
여전히 여왕에게 충성을 맹세할까?

어린용들은 스칼렛에게서 탈출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하권에서는 운명의 어린 용 5마리가 스칼렛여왕의 포로가 된다. 어둠의 동굴에서
빠져나와서 자유를 얻을 줄 알았던 그들은 스칼렛여왕의 감옥에 갇히고 탈출을 계획한다.
상권과 마찬가지로 나는 불의 날개에 등장하는 어린 용들에게 몰입하고 공감하고 이입하게 되었다. 그들은 과연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멋지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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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날개와 예언의 시간 : 상 불의 날개 시리즈 제1부
투이 T. 서덜랜드 지음, 정은규 그림, 강동혁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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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한마리가 폭풍 속에 몸을 숨기려 한다. 하늘날개의 궁전에서 빠져 나와 코앞에 비밀 동굴이 있다. 흐비투르는 하늘날개와 동맹을 맺은 번 여왕에게 결국 잡힌다. 전쟁 때문에 이미 많은 용이 죽었다. 번은 흐비투르가 알을 따라 몸을 던지기 전에 거대한 발톱으로 흐비투르의 목을 찍어 누른다. 괴물같은 여왕 번.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 작은 용들이 이 전쟁을 멈출거야."
그림자 속에서 "우리는 불의 날개를 기다린다" 며 붉은 용이 말한다. 흐비투르도 애셔도 죽었고 다 끝났자고 말하는 케스트럴. 그러나 웹스는 예언한 그 밤이 100년 만에 처음으로 3개의 달이 모두 보름달이 되고 예언 속의 작은 용이 내일 반드시 부화해야한다며 8년 후 5마리의 작은용을 찾으러 온다고, 우리는 그 예언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실현해야한다고 말한다.
과연 예언대로 될까.

6년 후 클레이는 자신이 위대한 영웅의 운명에 어울리는 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욧이 되고 싶기는 했다. 용의 세계를 구원할 위대한 구원자, 용감한 인물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클레이는 부화할 때부터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비범해야했고 보호자들은 그가 끔찍할 만큼 용감한 용, 살인기계가 되기를 바랐다.
"부화할 때 보여줬던 괴물모습은 다 어디로 간거니? 클레이?"
쓰나미와 클레이는 고된 훈련 속에 자신들의 부모가 그립다. 다섯 마리의 작은 용들은 전쟁을 멈출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홀로 살아남는 방법조차 몰랐다. 쓰나미, 써니, 글로리, 스타플라이트, 클레이는 평화의 발톱들의 말처럼 2년뒤에는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 그리고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5마리 작은 용들은 어둠의 동굴에서 선생이 자신들을 찾지 못하게 돼 자신들에게 운명을 강요하지 못하게 도망칠 궁리를 한다.
2년을 기다리는 게 나을까, 그들만의 방법으로 탈출해서 살아남고 세상을 구하는 게 나을까?

모로씨어가 예언을 한 암흑날개일까? 예언을 시작하고 그들을 바깥세상으로 데리고 나갈것인가. 탈출할 필요도 없는 걸까?

그들은 바깥으로 나왔고 하늘날개의 여왕 스칼렛과 마주친다. 스칼렛은 새끼용들을 미행했고
어둠의 동굴을 습격하고 그들을 가지려하고 스승들은 그들을 지키려한다.그들은 터널을 지나 밝은 곳으로 나갔다.

불의 날개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떠나는 어린 용 5마리의 모험이야기다. 판타지 소설에 용이 등장하다니, 용이 변신하거나 그렇지 않다.나도 모르게 불의 날개에 등장하는 어린 용들에게 몰입하고 공감하고 이입하게 된다. 그들은 과연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멋지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추천한다. 2편 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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