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욕 - K-콘텐츠로 한국 욕 새로 보기
홍수경 지음 / 이응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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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살고 있는 저자가 K-콘텐츠를 매개로
한국 욕을 새롭게 본다는 의미의 <NEW욕>
센스 있는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한국어는 욕마저 발달했다. (중략) 이 책은 말맛 한번 끝내주는 욕의 배후를 추적하고, 현대 한국의 문화, 예술, 언어를 두루 탐험하며, <오디세이> 버금가는 대환장 서사를 펼쳐낸다.”-이응 출판사 대표이자 작가, 장세이

👩‍💻사실 조금 엉뚱한 기대도 했다.
앞으론 욕을 하더라도 좀 더 적확하게 쓰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읽어보니 욕은 정말 삼가야겠더라.

때로는 극단의 감정을 해소해주고
마음속 응어리까지 풀어주는 순기능도 있다지만
욕의 자세한 유래와 뜻을 알고도 즐겨 쓰는 인간은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문득 아이들이 떠올랐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참 귀여운데
그 애들이 하는 말은 전혀 귀엽지 않다.
서로를 개새끼라 부르고 말끝마다 씨발을 붙이니까.
무슨 뜻인지 알면 충격받아 덜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어원이 청소년 관람불가라 이 책을 권할 수도 없다.

현실적으로 아이들은 이미 다양한 욕을 알고 있다.
주위 어른들과 K콘텐츠 때문이다.
K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도 많아졌는데
안녕하세요보다 씨발, 꺼져를 먼저 배운다니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물론 욕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
등장인물의 욕 한 마디가 장면의 리얼리티를 살리기도 하니까.
하지만 욕을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은 확실히 문제다.

우리에게는 그냥 극 중 한 마디였던 말이
누군가에겐 처음 배운 한국어가 될 수도 있으니까.

K콘텐츠의 영향력이 전세계에 미치고 있는 만큼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런 부분에도
좀 더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욕의 어원과 마흔여 가지 욕설에 담긴 감정을
불만감, 모욕감, 혐오감으로 나누어 다룬
저자의 선명한 표현력에 감탄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욕으로 내 감정을 적확하게 표현할 마음은 싹 사라짐.
나부터 신경 써야지. 특히 애들 앞에서.

K-욕은 새로 보고, 욕하는 입은 다물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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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라는 전쟁터 - <뷰티풀 군바리>부터 <이세계 퐁퐁남>까지, 웹툰을 둘러싼 논쟁적 순간들
위근우 지음 / 돌베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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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끼><유미의 세포들> 말고는 기억이 안 날만큼 안 보는 편이지만 최근 화제가 됐던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김부장> 등과 관련해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 궁금했고, 웹툰작가를 꿈꾸는 아이들과의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읽게 됐다.

대부분 새로운 정보 습득이었는데 몇몇 웹툰을 다룬 부분은 그간의 사고에 생각지 못한 균열을 만들었다. 특히 심각한 교권 침해를 실제 사례로 고발하고 교권보호국이란 가상 조직의 직권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대리만족을 선사한 사이다 작품으로, 긍정적 면모만 인지하고 있었던 <참교육>에 대한 부분이 그랬다.

저자는 이 작품에 ‘교육’도 없지만 무엇보다 ‘참’이 없다고 비판하며, 제목 역시 일부 청소년과 페미니스트 등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는 시대정신의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첨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지금은 이 작품의 혐오표현을 현실과 분리된 가상 세계에서의 일탈이나 대리만족으로 허용할 수 없단 얘기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 또한 내가 <참교육>을 한 회도 온전히 감상하지 않았기에 조심스럽지만 저자의 의견대로 ‘정의로운 체벌, 강한 교사의 시대로 회귀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지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오죽하면’이란 마음으로 이 작품을 긍정적으로 본다. <참교육>이 재현한 ‘정의로운 폭력’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토록 뜨겁게 환호했다는 건 대중이 그만큼 현실의 정의에 목마르단 방증이고 이 작품이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기 때문일 테니.

이 책은 초등, 중학생이 보기엔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표현을 쉽게 풀어쓰는 편이 아니셔서 내가 함께 읽고 싶었던 아이들은 좀 더 커야 볼 수 있을 듯. 읽으며 ‘핍진하다’는 단어 하나는 확실히 익혔다. 창작물을 논할 때는 설득력이나 개연성 있다는 표현보다 핍진성이 있다, 핍진하다…. ㅎㅎㅎ

저자가 <참교육>처럼 구성하기 좋은 구도임에도 절대 도덕적이거나 계몽적이지 않게 전개하면서도 진정한 의미의 교육을 실현한 걸작으로 추천한 <집이 없어>라는 웹툰이 궁금하다. 그밖에 볼 것으로 <나 혼자만 레벨업><위아더 좀비><성경의 역사>도 적어둠. 웹툰 추천작 찾고 계셨다면 참고~ 다른 추천작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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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에서는 수수께끼의 향기가 난다 ㅣ J Mystery 1
쓰치야 우사기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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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주인공 고하루는 빵을 좋아해서, 집에서 가까워서, 친구 유키코가 같이 하자고 해서 빵집 알바를 하고 있다. 유키코와 고하루는 하세키란 배우 덕질도 함께하는 사이. 두 사람은 하세키가 출연하는 공연 라이브 뷰잉(해외나 먼 지역에서 하는 콘서트나 공연을 위성 생중계로 송출받아서 보는 것)을 함께 보러 가기로 약속했는데 공연 전 날, 유키코가 갑자기 파토를 낸다. 먼저 가자할 땐 언제고 빵집 알바 때문에 못 간다고? 왜? 근무 일정은 약속하기 전에 정해져 있었는데? 뭔가 수상쩍다…

이것이 첫 에피소드의 전개 부분이다. 고하루는 이런 수수께끼를 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언행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풀어낸다. ‘그 순간, 다 구워진 빵처럼 머릿속에서 그렸던 생각이 단숨에 부풀었다.’라는 문장과 함께. 그 유명한 <소년탐정 김전일> 속 명대사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에 해당하는 문장인 셈이다.

크루아상, 바게트, 시나몬롤, 초코소라빵, 카레빵과 관련된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각 에피소드는 해당 빵의 기원이라든지 관련 지식을 얘기하면서 마무리된다. 예를 들면, 내가 여태 프랑스에서 처음 만든 빵인 줄 알았던 크루아상이 사실은 17세기, 튀르키예군의 침입을 막은 오스트리아가 튀르키예의 상징인 초승달을 빵으로 만들어 먹으며 승리를 자축한 데서 유래했단 사실 같은 것들. ㅎㅎㅎ

베이킹에 관심이 있다거나 빵순이인 초중등 친구들에게 흥미롭지 않을까? 첫번째 에피소드의 유키코가 약속을 파토낸 사연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신체적 장애가 없는데도 순간적으로 오른쪽과 왼쪽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좌우맹’이란 증상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좌우맹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진짜 있는거여 없는거여… 걍 어느 가수의 노래 제목인겨…? 실존 여부는 알아내지 못한 이 좌우맹 증상은 미스터리물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떡밥수거와 연관되어 있다. 괜찮은 소재였단 뜻. 잘 읽었다. 이제 재미있어 보인다고 했던 친구들에게 빌려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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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영혼의 왈츠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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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세계, 아포칼립스, 문명 판타지라는 키워드에 이끌려 오랜만에 읽은 베르나르의 작품인데 후회 없다. 아포칼립스는 후킹에 불과했지만 1권을 정말 빨려 들어갈 듯 읽으며 소설의 매력을 모처럼 느꼈기 때문.

베르나르의 작품을 꾸준히 접한 독자 일부는 이제 뻔하다고 평하기도 하던데 워낙 확고한 세계관으로 다작하는 창작자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난 베르나르 작품을 절반도 안 봤지만 13살때부터 기록한 혼자만의 비밀 노트를 바탕으로 끝없는 상상의 세계를, 수십년째 일관된 주제의식으로 구축하고 있는 이 작가님이 아직까진 경이롭다. 그의 통찰에도 동의하고. 절이 싫어진 중은 떠나면 될 일이다. 내가 정유정과 기욤 뮈소를 떠났듯이.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떠날 이유는 아직 찾지 못했다.
오히려 기꺼이 찾을 것 같고 떠날 일은 생기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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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신화 신박한 정리 - 신과 인간의 거대한 연대기를 한 권으로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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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건국신화를 처음 접할 때 놀랐다. 단군신화를 셀 수 없이 접하는 동안 다른 나라의 건국신화를 궁금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나라에도 건국신화가 있으리란 생각조차 못했다. 스스로에 대한 충격이 가시자, 다른 국가의 건국 신화는 선민사상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을지, 당시 시대상은 어떻게 녹여냈을지 무엇보다 어떤 공통 요소들이 있을지 궁금했는데 이 책이 해결해주었다.

목차 봤을 때 설렜다.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아프리카, 서아시아와 인도, 게르만-북유럽, 켈트, 슬라브- 동유럽/ 튀르크-몽골, 말레이제도와 오세아니아 신화까지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로마, 한국 신화도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한국 신화는 분량이 적고 한국사를 공부한 적이 있다면 대부분 알 얘기라 굳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은 의외로 서론. 가장 궁금했던 신화들의 공통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신화는 일정한 패턴과 구조를 공유하는데 다섯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으며 창세, 인류 탄생, 홍수, 건국, 영웅이 그것이란다. 각각의 키워드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해석하는 보편적 틀로 기능하는데 나한테 인상깊은 키워드는 창세와 홍수였다.

특히 홍수는 이 재난 서사가 등장할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대로라면 신화 속 이야기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단 불안감. 언제나 에어컨 희망온도는 18도를 유지하고 가디건을 걸치고 있는 사람들. 50여년 만에 찾아온 덜 더운 여름임에도 잠깐의 더위도 참지 못하는 사람들. 아니, 애초에 참을 생각이 없는 사람들. 단순 전기요금 문제가 아닌데 그저 돈돈돈… 뭐든 돈으로 치환하는 꼬라지들이… 우주의 먼지만도 못한 존재들이 그러고 있으니 어딘가에 창조주가 존재한다면 나 같아도 물청소 한번 하고싶어 질 거 같달까.

암튼 책은 전반적으로 흥미로운데 솔직히 다소 중언부언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공통적인 내용이 많은만큼 어쩔 수 없단 생각도 들지만 똑같은 얘길 한번 더 짚느니 한두 편의 신화라도 더 깊이있게 다루면 어땠을까. 이 책을 교두보 삼아 관심 있는 문화권의 신화만 다룬 책으로 건너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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