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 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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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수준의 이야기는 무엇으로 마무리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진행되느냐로 그 의미를 드러낸다.

✨️.타임지 피셜 '현존하는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 조지 손더스. 20여년 째 미국 시러큐스 대학 문예창작 석사 과정에 몸담고 있는 그는 매년 6명의 젊은 작가를 선발해 19세기 사실주의 러시아 문학을 함께 읽고 논의한다. 이 책은 그들이 함께 읽은 작품 7편에 대한 강의록이라 볼 수 있다.

📚 "젊은 작가가 19세기 러시아 단편 소설을 읽는 것은 젊은 작곡가가 바흐를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형식의 기반이 되는 원리 모두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감동적이다. 우리는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이야기들은 도전하고 맞서고 격분시키려고 쓴 것이다. 그리고 복잡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위로하려고."-p.13

✨️제법 훌륭하다는 단편도 읽은 직후엔 허무함과 의아함만 느끼고, 해설을 봐야만 감탄하는 초보 독자이다보니 단편의 미학을 좀 더 알고 싶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선더스의 강의를 정독해보니 잘 쓴 단편의 주제는 전개 방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현재로선 해설 없이는 엄두도 못 내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정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선더스는 독자가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는 글을 쓰고 싶은 작가, 감정적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이라 했지만 (그래서 제목도 쓰는 사람을 위한 책처럼 번역했나) 쓰는 사람뿐 아니라 단편'도' 즐기고 싶었던 독자에게도 추천한다.

600페이지가 넘지만 톨스토이, 체호프 등의 단편 7편 전문을 수록해서 두꺼운 거고, 저자의 위트 덕분에 잘 읽히기도 한다. 도통 여유가 없어서 독파 미션은 수행하지 못했지만 플래그가 남아나지 않은, 보고 또 볼 #추천책

📚어떤 강철못도 적당한 자리에 찍힌 마침표만큼 차갑게 인간 심장을 꿰뚫을 수 없다. - 20세기 러시아 단편 소설의 대가, 이삭 바벨

📚당신이 나처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렇게 착한데 왜 세상은 이렇게 개판일까? 하는 의문을 품은 적이 있다면 고골이 답을 가지고 있다. 우리 각자의 머릿속에서는 기운차고 독특한 스카즈 회로가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단지 나의 의견'이 아니라 '분명히 세상의 실제 모습'이라고 자신 있게 믿는다. 지상의 삶의 드라마는 이게 전부다. 머릿속에서 스카즈 회로가 돌아가고 있는 사람1이 밖으로 나서고, 머릿속에서 스카즈 회로가 돌아가고 있는 사람2를 만난다. 둘 다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보고 스스로를 대단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즉시 모든 것을 약간 오해한다. 그들은 소통하려 하지만 그런 쪽에는 능력이 없다. -p.444~445

📚우리 내부의 오케스트라는 어떤 악기가 주도하고 어떤 악기는 작게 또는 전혀 소리를 내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 글을 쓰면서 우리는 이 구성을 바꿀 기회를 얻는다. 소리가 작은 악기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허용된다. 평소에 시끄럽게 소리를 내던 믿음은 악기를 무릎에 내려놓고 조용히 앉아 있으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것은 좋은 일이다. 다른 조용한 악기도 내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론에 의해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 내부에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있고, 그 오케스트라에 참여라는 악기가 대체로 말해서 우리의 악기와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문학이 먹히는 이유다.-p.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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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 그린 -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 민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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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니지아 울프하면 의식의 흐름 기법, 페미니즘만 떠올라 안 보셨던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난생처음 다독한 지 1년하고도 2개월… 난 확실히 등장인물의 내면을 의식의 흐름대로 서술하는 작품보다는 기승전결을 갖춘 사건 중심의 작품을 선호한다.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생략해도 서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인물의 내면이나 공간 등의) 묘사를 즐기는 편도 아니다. 영미권 심리 스릴러보다 일본 추리물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

그러다 보니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유명한 울프의 작품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독파 덕분에 읽었네. #문학동네 와 #더퀘스트 의 협업. 칭찬해~ 👏👏👏

✨️<블루&그린>에는 총 18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는데 작품별 해설도 있어서 울프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한 여자가 지인들에게 자신의 증조부의 과거를 들려주는 이야기 <탐조등>. 회상 부분이 영 매끄럽지 않아 작품성이 떨어진다 생각했는데 해설 보고 놀랐다.

📚"여인이 두서없이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려 하지만 근거가 되는 기록이나 전해지는 이야기의 파편을 조합하다 보니 빈 곳이 드러나고 그 빈곳을 메우려면 많은 부분을 상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을 울프는 일깨워준다. 매끈한 이야기란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p.265

✨️그런 의도가 있었다니. 또 다른 예, <유령의 집>

📚 이 작품에는 세 가지 각기 다른 존재들이 등장한다. 옛집을 찾아온 유령 부부와 그 집에 살고 잇는 화자, 그리고 마치 살아서 맥박이 뛰고 있는 것 같은 집이다. 여기서는 삶과 죽음,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가 모호하다. 울프는 집이라는 사물을 통해 삶과 죽음과 기억을 담아내려는 실험을 한다. -p.272

✨️단편들이 띄운 수많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준 해설을 보며 다양한 서술 방식을 실험한 울프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어떻게읽는가 보면서 생각했는데 단편의 독법은 장편과 완전히 다른 것 같다. 뚜렷한 기승전결을 기대하거나 주제 파악에 집중하기보다는 해당 작품만의 특징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듯. 서술 방식이 곧 저자의 메시지일 때가 많으니.

#디에센셜_버지니아울프 편 먼저 보고 읽지 못해 아쉬웠는데 전화위복이 되었다. 작품별 해설이 없었다면 난 울피안이 되지 못했을 테니...!

✅️ 참, 아름다운 문장은 덤이니 표현력을 일취월장 시키고 싶으신 분
✅️범속한 생활인의 삶을 초월해 일상에서 특별함을 포착하는 예술가 울프의 삶이 궁금하신 분께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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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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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그리는 여자 명진과 노래하는 남자 만수의 인연은 상수동 작은 카페에서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12년을 동거(!)동락한 두사람이 함께 그리고 쓴 에세이 <내가 널 살아 볼게>

두 사람이 같이 산 이후, 만수 씨가 늘 하는 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두 가지가 명진 씨의 머리 말려주기와 설거지다.

귀찮을 때도 있지만 이 정도도 못 해주면 앞으로 뭘 해줄 수 있겠냐 싶어 언제까지나 그럴 생각이라고. 어여쁜 각오고 명진 씨도 바라는 바지만...

두 사람은 딩크족이 아니기 때문에 그 소중한 일상, 스스로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긴 사실상 어렵다. 마음이 변함없어도, 그 약속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아이가 생기면 결코 쉽지 않을 거다. 최소 몇 년은.

혹시라도 만수 씨가 이 글을 본다면 '난 할 건데 왜 함부로 단정짓지?'라고 불쾌해 할 수도 있을 텐데... 물론 가능한 사람도 있긴 하다. 10년 넘게 남편에게 민낯을 보이지 않았다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 씨 같은. 만수 씨도 그럴 수 있다.

근데 마음만 변하지 않는다면
그런 건 꾸준히 못 해도 괜찮지 않나.

아마 다른 방식이 되겠지.
나 먹는 건 까먹어도 상대방 영양제만큼은 입에 꼭 넣어주고 출근하는 식의... 조금 더 사소한 행위고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순간은 훨씬 짧겠지만...

'내가 널 살아 볼게'란 마음만 변치 않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하는데...아닌가...
그 의문이 며칠 째 내 주위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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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 공부 - 나의 말과 글이 특별해지는
신효원 지음 / 책장속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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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인친 님께 어휘력 관련해서 좋은 책을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말씀드렸는데 바로 요책이에요!  저 아무 책이나 #강력추천 하는 사람 아닌 거 아시죠? 이 책은 진짜! 완전! 대박! 요물입니다💗👍👍👍

저자는 이화여대에서 국어국문학을, 동 대학 대학원에서 한국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18년간 서강대 한국어교육원과 각국 주한대사관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한 분이세요.

한국인이 흔히 사용하는 어휘 50개를 선정해 여러 유의어와 정의, 적절한 사용법을 구체적인 예문으로 알려줍니다.

✅️분명히 다른 단어가 있었는데 뭐더라 하다가
결국 맨날 쓰는 단어만 쓰는 사람!

✅️이게 아닌데....미묘하게 다른데...
정확한 의사표시를 못해 답답한 사람!

✅️본인이 쓰는 말과 글에
지시대명사가 너무 많은 사람!

✅️다양한 어휘를 적재적소에 구사하고 싶은 사람!

✅️나의 말과 글이 조금 특별해지길 바라는 사람!

등등 꼭 보셔요~ 꼭!!
구성 파악하실 수 있도록 사진 첨부해둘게요😉
소장하시면 후회없으리라 확신합니다!!

📚"하나의 사물이나 상황에 맞는 단어는 딱 하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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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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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의 데뷔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출간 30주년을 맞아 두 권 짜리 특별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박정희 시절의 핵개발 비사를 돌아보는 이야기로 재미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를 모티프로 삼은 이용후 박사가 박정희의 부름을 받고 핵 개발을 진행하다 의문의 교통사고로 (물론 꾸며진 살인이었지만) 사망한 일에서 출발한다.

출간 1년만에 600만부나 팔린 밀리언셀러지만 난 처음 읽는다. 교복입던 시절에 처음 접한 <황태자비 납치사건>이 그야말로 팩트인 줄 알았던 역사 무지렁이라서 또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하지 못할 게 염려돼 외면해왔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아닌가 ㅎㅎㅎ) 지난 지금도 팩트와 허구를 완벽히 구분할 만큼 역사 지식을 갖춘 건 아니지만 이제는 읽어보려 한다. 혹자는 '음모론'일 뿐이라 비난하는 김진명 표 '합리적 가설'을. 더 자세한 얘기는 2부까지 다 읽고 하는 걸로.

중국, 러시아, 북한이 모두 어마어마한 핵 강국이 되어있는 지금 미국의 핵우산에만 의지하는 것이 과연 유일한 전략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중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우리가 과연 스스로 국토와 국민과 나라를 지킬 의지가 있느냐를 묻고 있다. 특히 민간에서의 핵연료제조조차도 스스로 포기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지금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유효해야 하는지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 (중략) 30년 전과 거의 유사한 작금의 동북아 현실에서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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