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세계
안수혜 지음 / 생각정거장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두 살 수훈이는 사고로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었다. 죽음을 이해하기엔 아직 어린 수훈이는 엄마가 자신에게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않고 떠났을 리 없다생각한다. 너무 보고싶은데 엄마는 꿈에도 나오지 않고...딱 한번이라도 엄마를 볼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 텐데...그때 친구의 할머니에게서 놀라운 얘길 듣게 된다!

"죽은 사람들이 사는 세계를 우린 막다른 세계라고 불러. 막다른 세계에 인간이 가려면 나같이 특별한 힘을 가진 영매가 정성을 들여 기도를 해야해. 그 의식이 끝나면 그날부터 6일 동안 밤잠이 들 때 총 여섯 번에 걸쳐 막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가 있어. (중략) 별거 아닌 것 같지? 그런데 그곳에 다녀온다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간단한 일이 아니야." -27p

알록달록 예쁜 표지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막다른 세계'의 뜻을 헤아릴 생각을 못 했는데 알고나니 가슴이 먹먹하더라.

"‘막다르다’의 사전적 의미를 풀어 이 소설의 제목을 다시 쓰면 ‘더 나아갈 수 없도록 앞이 막혀 있는 세계’다. 망자들이 100일 동안 모여 사는 ‘막다른 세계’, 이곳에 사는 망자들은 이승에서 풀지 못한 한이 서려 있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요새 계속 왜 이러는지 아주 눈물을 왈칵 쏟고 싶었는데 울면서 본 게 아니라 엄마미소를 띄운 채 읽었다. 엄마를 찾아가며 성장하는 수훈이 덕분이었다.

저자의 첫 작품이라는데 구성이 꽤 탄탄해서 차기작도 괜찮을 것 같고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을 때 많이 표현해야함을 다시 일깨워준 착한 이야기지만 어른보다는 청소년들이 가볍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자녀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

그밖에 10대에게 책 선물할 일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막다른세계 #도서협찬 #생각정거장 #서평촌이벤트 #청소년소설 #북스타그램 #bookstagra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사인간 - 진짜 인간으로 나아가는 인문학적 승진 보고서
장재용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에도 몇 번씩 사표를 집어던지고 싶지만 그랬다간 큰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회사를 떠나지는 못하고 있는 가련한 회사인간들. 우리는 대체 왜 이렇게 사는가? 이 질문에 단순히 밥벌이가 필요해서는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무력한 자신에 대한 책망이 낳은 처세적 달인, 우리는 그들을 월급쟁이 회사인간이라 부른다."-18p

저자 장재용은 스스로가 뼛속까지 월급쟁이 회사인간이라 말한다. S그룹에 입사하여 18년간 기획업무를 수행했고 경영혁신을 주관하는 부서의 최연소 팀장으로 일했다고 하니 고액연봉을 받았겠지만 정작 본인 인생은 제대로 기획하지도 혁신하지도 못했고 연봉이 3억이든 3천이든 남이 시킨 일을 할 수밖에 없단 점에선 도긴개긴이란 입장을 피력한다.

일단 1장에서는 회사인간이 역사적 산물이자 일종의 상품이라고 말한다. 2장에서는 그런 회사인간이 상품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철학자들의 말을 해석함으로써 답을 구해본다. 3장에서는 내 삶의 주인이 회사가 아니라 나 자신인지 돌아보게 하고 마지막 4장에서는 일을 잘하려 하는 것보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사는 데 에너지를 쏟으란 충고로 마무리한다. 객관적인 책 소개는 이쯤하고 주관을 적어보려 한다.

“회사인간은 세계의 부조리와 세상의 비합리에 무심하다.” -48p

읽기 전엔 내가 일종의 회사인간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떳떳하지 않거나 해선 안 되는 일에 타협하지 않았으며 끝내 거부했던 경험이 적지 않으니까. 솔직히 그런 내게 약간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최악은 차악을 가린다. 사람들은 최악을 욕하는 일로 스스로 정의로운 인간임을 자처한다. 쉬운 정의(正義)다. 쉬운 정의는 차악과 다르지 않다. (중략) 쉬운 정의와 배설적 분노로는 처지를 바꾸지 못한다.”-165p

맞는 말이다. 내가 박차고 나온 그곳은 여전히 그렇게 돌아가고 있으니까...그 당시에 좀 더 치밀하게 다 녹음하고 자료 취합해서 탐사 프로에 보냈어야 했는데...박차고 나오는 데 급급했던 내가 후회된다. 더 안타까운 건 설령 내가 그렇게 했대도 그 회사엔 별 타격이 없었을 거란 얘기들이다. 그 바닥은 원래 다들 그렇게 한다고. 다들 절벽을 향해 걸어가면 너도 걍 따라 걸어갈래? 하여튼 조직의 99.%는 그 모양이다. 이 책으로 다시 확실해졌다. 난 역시 회사인간은 될 수 없다. 조만간 내부고발자 관련 책을 읽을 것 같은데 매우 기대되는 바다.

-주관대로 쓰다보니 책의 논지와는 매우 거리가 먼 결론을 내린 점, 양해 바랍니다-

#회사인간 #장재용 #도서협찬 #스노우폭스북스 #서평촌이벤트 #자기계발서 #북스타그램📚 #bookstagra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은 제인 오스틴의 <설득>을 읽었다.
천재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재직 중인 게 틀림없는 윌북의 첫사랑 컬렉션으로🤗

어디서 잘못 주워들었는지 그동안 이 작품을 제인 오스틴의 초기작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반대였다. 오스틴은 1816년 마지막 작품 <설득>을 탈고한 이듬해, 마흔 두살로 생을 마쳤다고 한다.

사후 200년이 넘은 오늘날까지도 전세계에서 그녀의 작품이 회자되는 이유는 천편일률적이고 수동적이어야 했던 당대 여성의 연애와 결혼을 선하고 비교적 당찬 여성 캐릭터를 앞세워 꼬집었단 점에 있을 것이다.

소재가 뻔하고 결말도 예측가능하단 이유로 혹평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중의 선택을 받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끝까지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끈, 창작자만의 개성있는 색깔과 명확한 주제의식 등을 모두 갖춘 작품이기에 불멸의 고전이 된 것이다.

<설득>의 주인공 앤 엘리엇은 빚더미에 앉은 귀족 가문의 둘째딸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살아도 빚 갚는 데 7년이나 걸릴 상황인데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아버지와 언니, 그와중에 자기밖에 모르는 동생과 달리 엘리엇은 현명한 인물이다. 엘리엇도 언제나 현명했던 건 아니다. 집안의 반대와 설득을 뿌리치지 못해 첫사랑이자 약혼자였던 웬트워스를 일방적으로 떠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8년 뒤, 혼기를 놓친 채 홀로 지내고 있는 엘리엇 앞에 웬트워스가 나타난다. 그것도 아주 인기남이 되어서 말이다. 반면 엘리엇은 이전만큼 아름답지 않다. 마냥 피해다닐 순 없고 이를 어쩌지?

<오만과 편견>이랑 비슷해서 별로라는 평도 좀 있는 것 같은데 난 오히려 좋았다. 오스틴 표 섬세한 감정 묘사 덕분에 가뭄난 논바닥처럼 메말라있던 내 가슴까지 선덕선덕해졌달까🤗 천재 디자이너가 괜히 '핑크'를 선택한 게 아니었다. 이런 설렘엔 역시 핑크가 딱이지💕

오스틴처럼 남녀의 사랑을 주로 다루며 섬세한 감정묘사가 강점인 프랑스 작가로 프랑수와즈 사강이 있다. 역시 애정하는 작가인데 오스틴의 로맨스는 핑크빛이 잘 어울린다면, 사강 표 로맨스는 잿빛을 닮았단 생각이 들더라. 둘 다 무척 좋아하는 색이고 핑크와 그레이는 진리의 조합이란 데에 혼자 의미부여도 해봤다🤭

오랜만에 로맨스 읽으니 기부니가 조쿠낭~🧚‍♀️ 내일은 퇴근하고 넷플릭스 영화 <설득>봐야징! 영화 <오만과 편견>의 감동을 이어가주길!

#설득 #제인오스틴 #도서제공 #윌북 #클클단 #첫사랑컬렉션 #소설추천 #netflixmovie #persuasion #janeausten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고 기특한 불행 - 카피라이터 오지윤 산문집
오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느무느무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요 며칠 스토리로 계속 공유했던 그 책!
생각지 못한 위로와 공감을 모두 안겨 준 에세이
<작고 기특한 불행>

까다로운 책사가 강력 추천합니다!
제목이 한 번에 와 닿진 않는 분 계시다면, 혹여 불행이란 단어에 꺼려지신다면 다음을 참고해주세요!

“이 책은 새로운 행복의 비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동전의 양면처럼 등을 맞대고 붙어 있는 불행 이면의 행복을, 행복 이면의 불행을 치우침 없이 바라보는 법을 알려 준다” -출판사 서평 중

제9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으로 카파라이터 겸 마케터, 오지윤 작가가 브런치북과 에세이 레터로 발행한 글 중 가장 사랑받은 40편을 엮은 산문집이다.

내겐 불행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오지윤 작가만큼의 성숙함은 없지만 그녀와 닮은 점이 없진 않다. 아니, 1페이지 1공감 수준으로 많다.

사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뇌리를 한 번쯤은 스쳤을 평범한 단상도 우리는 글로 표현하지 못했고 오지윤은 감각적이고 선명한 표현력으로 세상에 펼쳐놨다. 김이나의 #보통의언어들 이 그랬듯 말이다.

읽은 시기도 참 공교롭다. 며칠 전, 꽤 오래 공란으로 두었던 카톡 상태메시지를 '시간 참 잘 간다'로 변경했다. 내 인생에서 3년 이상이 삭제된 것에 대한 억울함, 똑같은 일과의 반복으로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버리는 요즘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을 여섯 글자에 숨겨둔 다음 날, 오지윤 작가의 책을 펼쳤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갑니다. 어떡하죠?" 라며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한 오 작가. "시간이 빨리 간다는 건 네가 잘 살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걱정할 것 없다"는 대답의 첫인상은 분명 감동적인데 금세 뻔해진다. 그런데 덧붙인 한 마디가 어찌나 울컥하던지...

"시간이 너무 안 가서 힘든 사람도 있단다." -29p, 아버지, 정답을 알려 줘 중

어쩌면 너무 뻔한 말인데도 하필 그 때 만나서 내게 한참을 머물었다. 혼자 계신 할머니의 하루가 얼마나 길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는데 ..난 현재에 감사해야 마땅했다.

좋은 문장들 넘쳐나지만 스토리에 공유도 했고, 무엇보다 직접 읽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더는 적지 않을 거다.

이제야! 드디어!! 박웅현에 이어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카피라이터를 만난 것 같다!!! 어떤 카피 쓰셨는지 궁금하네🤔 오지윤이란 사람 자체에도 끌린다. 초반부의 '너에게는 없는 복'에서부터 느꼈지만 책임감과 온정이 느껴지는 사람이거든. 참 좋다💕 오지윤 작가 덕분에 며칠을 무척이나 행복하게 보냈다. 감사하다. 🙆‍♀️ 아트디렉터 권혜상 씨와 함께 기획한 #요즘광주생각 도 읽어봐야징!

#작고기특한불행 #오지윤 #도서협찬 #알에이치코리아 #브런치북대상 #에세이 #에세이추천 #예쁜책추천 #요시고 #책추천 #북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ssa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 - 종족, 계급, 전투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티머시 힉슨 지음, 방진이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리포터><반지의 제왕><왕좌의 게임>을 아주 재미있게 본 사람이지만 판타지물 자체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종족, 계급, 전투가 주요내용인 듯한 구동 편은 읽기를 잠시 고민했는데 안 봤으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굳이 생성 편 (마법/제국/운명), 구동 편 (종족/ 계급/전투)으로 나눠놔서 그렇지, 생성 편이 판을 벌리는 것에 대한 얘기였다면 구동 편은 짜여진 판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세 작품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작품들을 사례로 등장시켜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팁을 주는 책이라 작법에 유용한 팁을 얻은 분들이 많을 텐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에 대한 이해도를 크게 확장시킨 데 만족감을 느낀다. 이는 작품에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 장면을 좋아한 이유,
그 대사가 자꾸 맴도는 이유,
갑자기 눈물이 흘렀던 이유 등이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면 앞으론 좀 더 명징해질 것이란 확신이다.

근데 큰 물음표가 남았다. 토마시 힉슨은 도대체 언제 이 많은 콘텐츠를 다 소비하고 분석한 걸까. 현실판 헤르미온느의 작법 코칭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급하는 콘텐츠가 부지기수인데 죄다 보고싶어지는, 느림보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게 된다는 것🤭 그럼에도 천천히 정독해보길 추천한다. 그럴 가치가 있는 책이다.

#작가를위한세계관구축 #작가를위한세계관구축구동편 #도서제공 #출판사다른 #서평촌이벤트 #작법서추천 #창작바이블 #harrypotter #bookstagra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