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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7월
평점 :
일본 로맨스 작품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최루성 소설을 읽고 싶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선배를 좋아해요."
한 학년 아래 후배에게 받은 고백.
당연히 거절하려 했지만
나도 모르는 새 이런 말을 내뱉고 말았다.
"사귀어도 되지만 조건이 있어.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지킬 수 있어?"
❗️시작부터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린가 싶었는데 전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입이다. 하지만 전작을 안 보고 읽어도 아무 지장은 없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는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여고생 마오리와 순애보의 끝장을 보여준 남자친구 도루 이야기로 꽤 많은 독자를 울린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스핀오프다.
전작의 남주인 도루가 사라져버린 1년 후를 무대로 한 스핀오프의 주인공은 두 사람의 절친이자 남몰래 도루를 좋아한 이즈미다. 참고로 현 시점의 마오리는 장애를 극복한 상태고 이즈미는 마오리와의 우정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인물이지만 아직도 도루를 잊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사나 마음을 알 리 없는 대학 후배, 나루세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다.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에, 나와는 결이 맞지 않는 대사도 꽤 많아 그런지 눈물은 안 났지만 어린 나이에 나로선 상상도 못할 감정과 상황을 겪은 주요 등장인물 네 명과 서사 모두가 좋았다.
특히, 도루... 그 아이의 서사가 궁금해서 전작을 읽고 싶어졌다. 분명 더 애틋하고 슬플 것이다.
🔥그럼에도 난 이 책에 관대할 수만은 없는데 이유는 후반부의 번역때문이다.🔥
💬 처음은 211페이지였다. 이즈미는 도루의 누나와 대화하는 대목에서 ‘노력은 했어요. 억지로 다른 사람을 사귀어 보기도 하고.’라고 말한다. 이즈미는 나루세 이전에는 아무도 사귀지 않았으니 여기서의 다른 사람은 나루세이다.
앞서 203페이지에서는 나루세의 고백을 받아준 순간에 대해 ‘눈부시게 순수한 호의를 표현하기에 거절하려 했지만 나도 모르는 새, 말해버렸다. “사귀어도 되지만 조건이 있어.”라고 해놓고는 억지로???
억지로는 ’이치나 조건에 맞지 아니하게 강제로‘라는 뜻이다. 이즈미가 나루세와의 만남을 결정하는 데 있어 그녀의 자유의사를 억눌러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게 만든 권력이나 위력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억지로‘라는 말은 부적합하다. ’어떤 목적이나 생각을 가지고 또는 마음을 내어 굳이‘란 뜻의 ’일부러‘ 정도가 적합하지 않을까?
💬 두 번째는 216페이지다. 여기부터 끝까지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 계속 나온다. 아주 급하게 한 느낌이랄까?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이 작품에서 이즈미가 도루의 누나를 말할 때는 정확히 ‘도루의 누나’ 또는 ‘언니’라고 호칭해야 한다.
이즈미가 ‘하지만 누나가 보기엔 어떨까, 나를 친동생이라면 좋을 텐데, 라고 생각해줄까? 아니, 부족하다. 현재의 내 모습으로는 결코 누나의 자랑이 되지 못한다.’라고 하다니..
이건 도루 시점에서 서술할 때나 가능한 문장이다. 이게 번역이 아니라 원전 문제라면 난 정말 혀를 찰 수밖에 없다.
📚 소설 자체는 이 시대에 없을 것 같은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 로맨스의 정석이다. 이야기도 책 표지도 1030 여성들이 좋아할 만하다.
다만, ‘최고의 로맨스 소설’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싶다면 다음 쇄를 찍을 때는 반드시 번역을 다듬기를... 원전 문제라면 제발 작가와 협의해서 다듬기를....강력히 권장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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