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영화 <만신>의 주인공인 대한민국 대표무당 故김금화 만신의 조카이자 제자인 무당 혜경궁 김혜경
✅️페미니즘 강연을 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기독교 대학에서 무기정학을 당한 후 숱한 굴곡을 거쳐 무당이 된 무무
✅️본인이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신령님 뿐이라는 상처 입은 성소수자이자 트렌스젠더 무당인 예원당
✅️전태일 열사,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 제주 4.3 항쟁, 세월호 참사 희생자 등 국가폭력에 희생된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무당 솔무니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해체하며 만물과 교감하는 시각장애인 무당 송윤하
✅️은퇴한 무당이지만 무당들의 자활을 도우며 사회적 기업 신밧드 (신을 받드는 사람들)를 6년째 운영하고 있는 가피
가피 님의 표현에 따르면 "스님이 되려고 했는데 인도에서 춤추다가 갑자기 무당이 됐다'"는 홍칼리 님이 상기한 6인의 무당을 직접 인터뷰하고 엮은 인터뷰집이다.
3년차 무당인 동시에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춤추는 예술가인 저자 홍칼리와 그녀가 만난 6인의 무당들은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고 공동체의 애환을 달래는 '돌보는 존재'들이다.
힘든 사람뿐만 아니라 억울한 영혼들까지 돌보는 무당이란 이유로 소외되고 온갖 편견을 감내하며 살아가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돌본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함께 울 일이 없어지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사회가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계속해서 함께 우는 존재로 살아야 한다면, 저는 그런 무당이 되고 싶어요."
너무 특별한 존재로 볼 필요는 없다. 그들 중 누군가는 미용실 사장님이나 친구들과 수다 타임을 즐기고, 누군가는 인생책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를 꼽을 만큼 판타지 소설을 사랑하고 ,누군가는 노래방 애창곡으로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를 꼽는 등 소소한 취미로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간일 뿐이니까.
인터뷰 내용도 엄청 기괴한 에피소드가 나온다든가 완전 딴 세상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뭐하냐, 힘들거나 위로받고 싶을 땐 어떻게 하냐 등 그냥 사람 사는 얘기다. 하지만‼️
📚 "한은 단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단순한 억하심정도 아닙니다. 당신의 존재를 잘못으로 규정하고 지우려는 모든 시도, 즉 차별에서 자라는 감정입니다. (중략) 기득권이 만들어낸 '정상'의 기준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노동권, 교육권, 이동권, 가족구성권 등 생존의 권리를 박탈당한 존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중략) 모든 존재가 차별 없이 동등하게 존엄하다는 건 헌법에도 명시된 공동체의 약속입니다. 이 약속, 언제 제대로 지켜질까요?" -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성명서 중
위 성명서 에 옳소~!!를 외치다가도 발표한 이들이 무속인 정의연대라는 걸 아는 순간, 태도를 싹 바꾸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 진짜 그러지 말자. 특별한 존재로 볼 필요는 없어도 편견 없이 귀기울여 볼 필요는 있다.
무속신앙을 과하게 신비화하거나 비과학적이라고 낙인 찍는 극단적 관점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택하지 말고, 다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하미나 작가의 추천사에 공감하며 #월드컵결승전대기중 #취중서평